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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Y Jan 26. 2022

브런치 입성의 변(辯)

난 브런치 재수생(?)이다.


브런치란 플랫폼을 처음 알게 된 건 2019년이지 않나 싶다. 언젠가 카카오톡에 브런치란 곳에 올라온 게시물이 뜨길래 종종 보곤 했지만 여기서 글을 쓰고 싶단 생각은 전혀 안 했다. 내겐 옆동네 회사의 '블로그'가 있었고, 쓸 글이 있으면 그곳에다 쓰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블로그란 플랫폼은 이미 처음 취지를 잃은 후였다. 솔직히 여기, 너무 돈 냄새 풍긴다. 자기 얘기를 풀어내는 사람은 별로 없고 다 투자니 홍보니 뭐니 하며 별 목적 없이, 그저 조회수 높이려 다른 이 블로그에 들락날락한다. 기계적인 왕래에 회의감을 느꼈다. 잠시 스쳐 지나더라도, 서로의 글을 조금이라도 더 진지하게 받아들일 공간이 필요했다. 그러다 눈여겨본 게 바로 이곳 브런치다. 글로 먹고 살 사람은 아니지만, 어느 곳에서 '작가'란 호칭으로 불린다는 것이 퍽 마음에 들어서였다.


처음 신청했을 때엔 대차게 거절당했다. 내가 블로그 활동에 흥미를 잃고 게시글을 95%가량 비공개로 전환해놓은 상태였기에 볼 만한 글이 거의 없었던 것이 그 이유였을 것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혼자 한컴 문서에다 구구절절 글을 쓰곤 했는데, 시간이 지나 차츰차츰 블로그 글을 재공개하다 보니 한 300여 개의 게시물이 다시 빛을 보았다(?). 그때 다시 신청해보기로 했다. '그래, 이 정도면 되겠지.'


다행히도 어제 메일이 왔고, 나는 바람대로 '브런치 작가'가 됐다.


아마 블로그처럼 가볍게는 못 할 성싶다. 거기엔 달랑 한 줄 적고 올려도 괜찮지만 여긴 나름 글다운 글을 올리겠다고 발을 들이밀었으니까. 그래서 나름 열의를 가지고 임해보려 한다. 실제로는 아무도 나를 작가라 부르지 않지만, 나 스스로는 '브런치 작가'로서 글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이로 한번 살아 볼 생각이다. 어차피 나는 블로그에도 꽤 긴 분량의 글을 이것저것 끼적여댔기 때문에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리라 본다.


그래, 첫 글이니 이 정도로 마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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