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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순밤 Dec 13. 2022

낡은것이 주는 위로

중고lp를 샀다.

며칠전 둘째 아들녀석과 서울레코드에 다녀왔다.

중고lp가 가득한 공간은 옛날 그 어디쯤에 머물고 있는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중고lp두장을 사들고 너무 행복해 하다가

나는 낡고 따듯한 것을 좋아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럽지만 문득 들었다.


음악도 짱짱하고 선명한 스피커로 듣는것 보다

Lp플레이어 감성의 사운드로 듣는 것을 좋아한다.


최신판 3d 스누피 애니메이션보다 80년대 감성의

옛날 스누피 애니메이션을 더 선호하고


집에서 주로 듣는 음악들은 80년대 재즈나

기계음 없는 어쿠스틱 음반들을 틀어놓을때가 많다.


누군가에겐 흑역사이고 손발 오그라드는 행위일 수 있는

싸이월드 사진을 뒤지며 추억을 되짚는것도 좋아한다..ㅎㅎ


새로운 것이 주는 기쁨도 있지만 낡은것은

옛날 순수했던 때의 기억으로 돌아가 다시 이야기를 들려주는 힘이 있는것 같다.


주말부부의 일상이라 문득문득 남편이 그립고

 독감에 걸린 첫째 아이가 안쓰럽고

누군가의 아픈 말이 마음을 끌어내린 조금은 지친 오늘이었는데


오늘 저녁엔 엘피플레이어 앞에서 옛감성이 주는 따듯함에 기대어

잠깐이라도 이불 폭 뒤어 쓰고 쉬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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