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하는 위로
시작은 아주 먼 과거부터 나를 돌아본다.
집에서는 칭찬을 받아 본 적이 없던 나는 바깥세상에서 어른들에게 듣는 칭찬이 무척이나 좋았다.
"잘하네?"
이 말 하나를 듣기 위해 공부는 못하지만 다른 일에서는 내가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한 게 생각난다.
아마 그걸로 성취감을 느끼면 한 살 한 살 먹던 거는 아닐까?
"성숙하네."
이 말도 나는 칭찬처럼 들렸다. 그래서 어린 나이에도 아이처럼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씩씩하게 힘든 내 상황 속에서도 항상 해맑게 웃는 내 모습을 더 어른들이 친구들이 좋아해 주길 바랐고 나는 더더욱 그렇게 집에서 나. 바깥에서 나는 너무도 달랐다.
집에서는 다혈질에 기분파라는 동생들 말과 다르게 바깥세상에서 웃음도 많고 해맑은 아이인척 걱정도 없는 아이처럼 나는 살다 보니 진짜 나의 모습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거 같다. 그리고 습관처럼 하는 말이 있었다.
"나는 나를 모르겠어"
그러다 나에게 사건 하나가 발생했고 그 사건으로 나의 진짜 모습을 마주하고 말았다. 그 모습은 우울하고 눈물도 많고 감정까지 예민한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 내 모습에 나는 견딜 수 없다. 그럴 때 내가 제일 먼저 하는 행동이 그 모습을 숨기기 위해 더 웃고 더 장난치던 내가 사람들을 만나도 웃고 오면 허탈함과 공허함이 두배로 느껴지고 지갑의 돈도 텅텅 비는 느낌... 무엇을 해도 이 마음에 우울감이 사라지지 않아서 견딜 수가 없었다. 어느 순간 몸무게는 10킬로 넘게 살이 빠지고 우울감에 불면증도 더 심해지고 그러니 예민하고 감정과 몸이 중력을 잊어버린 거처럼 바닥에서 나를 끌어당기는 느낌으로 살았다.
어릴 적 듣던 칭찬은 나는 항상 열심히 하려고 뭐든 최선을 다하자 나는 부족한 사람이고 못하는 게 많으니까 혼나는 거 싫으니까 나 자신에게 항상 당근은 한 번도 주지 않고 채찍질만 한 없이 하고 살았다. 그때 알았다. 나는 내가 긍정적인 사람인 줄 알았는데 부정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한다는 것을... 그것도 나 자신에게 말이다.
얼마나 나 자신을 부정적으로 하면 뭐든 잘못도 내 잘못이고 뭐든 상황도 내가 부족해서이다라는 학대하는 수준이라는 것을 그게 힘든 상황에서 웃던 모습 가면 뒤에는 나를 그렇게 때리고 있었다. 그러니 얼마나 아팠을까? 피가 나서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나 자신에게 지친 버린 것을... 그렇게 우울하다가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를 하다 보니 욕심이 생기고 또 나에게 채찍질을 하고 있었다. 이게 맞아? 이 정도로 바보인 거야? 내가 진짜 이거밖에 안되는 거야? 하지만 이상하게 우울하지는 않았다.
여기서 또 나를 발견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오기.
그 오기가 발동하면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어디 한번 해보자가 된다는 것을... 일단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하면서 화가 났다. 누구나 하는 공부인데 나라고 못해? 내가 왜? 다들 한다잖아? 합격 내가 꼭 한다!! 그렇게 공부하기 위해 사람들 만남을 전부 다 거절하기 시작했고 하루 24시간 중에 밥 먹는 시간. 자는 시간 빼고 공부를 했고 불면증으로 잠 안 오면 또 새벽에 잠 대신 공부를 했다. 태어나서 이렇게 공부한 적이 없다. 하나부터 열까지 기초가 없으니 얼마나 열심히 필기하고 읽고 풀고 학원은 비싸고 온라인강의도 부담스러우니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모르는 건 파고 또 파고 그러다 보니 올해 나는 중학교. 고등학교 한 번에 고득점으로 합격했다.
정말 울었다. 이 학력을 가지고 싶어서 마음속에 걸려있던 돌이 사라졌다. 그 후 나는 sns와 쇼츠를 더 이상 안 보고 독서를 시작했고 그 독서가 어느새 수면제처럼 잠을 자게 해 주었고 아직도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그전에 비하면 자는 시간이 소량 늘었다.
그때부터 인 거 같다. 바닥으로 우울감. 하늘 끝에 웃음. 중간 감정이 없어서 안정적이지 못한 내 마음은 어느새 중간감정이 찾아지고 그 후 주문처럼 하는 작은 습관이 생겼다.
나에게 스스로 위로하고 칭찬해주려고 하는 습관이다.
우울감이 오면 "딸아~ 오늘 우울해? 엄마한테 말해봐"
내가 스스로 엄마가 돼서 그 우울한 아이에게 말을 걸고 또 걸다 보면 내가 왜 우울한지 알 수 있었고 아 정말 감정이 예민한 아이라서 작은 거 하나에게도 크게 받아진다는 사실을 배웠고
작은 실수에도 저에게 혼내는 습관을 "사람이 실수도 할 수 있지 대신 그 실수를 잘 대처해보자!"라고 이야기하면서 잘 해결되면 칭찬도 아고아고 잘했어라고 해주었다.
위로하다가 울컥하고 칭찬하다가 으쓱하고 이제 나에게 너무도 미안하다.
나에게 미안한 적도
나에게 칭찬도
나에게 울면 왜 울어? 참아.
이게 아니라 나에게 미안해하고 위로를 해주고 나에게 잘했다 칭찬해 주고 내가 울고 싶으면 이제 참지 않고 우는 거다.
아직도 많이 미숙하다. 하지만 오늘도 갑자기 찾아오는 우울감 친구에게 오늘 오셨어요?라고 그전에 비하면 씩씩하게 받아들이며 나에게 위로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