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물이 다르면, 생각도 다르다

바다를 부러워하던 밤

by 리다

오늘은 이런 생각을 했다.

사람마다 사는 물이 다르다는 생각.

누군가는 깨끗한 물이 가득한 어항 속에서 산다.

주인이 정성껏 물을 갈아주고, 먹이를 챙겨주고,

환경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늘 관리해 주는 곳.

또 누군가는 비가 오면 불어나고,

맑다가도 금세 흙탕물이 되는 계곡물속에서 산다.

거친 돌에 부딪히고, 흙과 함께 떠내려가며

매일같이 흐름에 몸을 맡긴 채 버텨야 하는 민물고기처럼.

어디론가 흐르지도 않는 고요한 호숫가에 사는 물고기도 있고,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넓고 깊은 바닷속에서

어둠과 빛, 수많은 생명들 사이를 헤엄치는 물고기도 있다.

사람도 그런 것 같았다.

각자 다른 물에서,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나는 바다에 사는 물고기의 사고방식을

계곡에서 살아온 내가 그대로 이해하려 했던 건 아닐까.

내가 겪어보지 못한 물,

내가 살아보지 않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에게

왜 그런 선택을 하느냐고,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게

어쩌면 너무 쉬운 판단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아, 저 사람은 저 물에서 살아왔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저 선택이 그 사람에게는 최선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이해가 조금씩 생겼다.

부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나도 바다에 사는 물고기가 부러웠다.

하지만 부럽다고 해서

계곡에 사는 민물고기가

갑자기 바다로 옮겨갈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나는 내가 살아온 물에서,

그 계곡 안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면 되는 거라고.

그렇게 마음을 내려놓고 나니

바다 물고기를 향하던 시선이

조금은 느슨해졌다.

“그래, 너는 거기서 살았으니 그럴 수 있지.”

하고 속으로 말하며

살짝 웃을 수 있었다.

그날 밤,

오랜만에 정말 깊게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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