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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감정 정리 일기 2일 차

오늘 가장 무기력했던 순간은 언제였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by 선옥

7월 14일 월요일.


MES시험을 치른 나음날 오늘 오전 중으로 합격 발표가 공지된다.

지난번 시험과 다르게 실기시험에서 떨어졌을 거란 느낌을 받았지만 혹여나 하는 기대를 품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난번 시험과 다르게 실기시험에서 떨어졌을 거란 느낌을 받았다. 구술 2문제와 실기 3문제 중

"골반의 불안정성을 평가(장천골성 제한)를 진행한 후 안정화 시키시오."


이라는 문제에 나는, 엉뚱한 평가와 안정화를 시도해 버렸다. 시험을 치르고 나와 문제 의도와 다르게 접근했다는 걸 알아차렸고, 마음이 철렁했다. 그래도 무언가 답변은 했고, 내가 택한 방식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건 아니기에 ‘혹시나..?’ 하는 아주 작은 기대도 품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대로 불합격. 내 부족함을 안다. 알고 있었지만 막상 떨어졌다는 사실을 마주하니

‘과연 나는 이 일에 적합한 사람이 맞을까? 실력도 마케팅도 모두 부족한데 이 일을 해서 내가 가고자 하는 목표에 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나를 무기력의 늪으로 끌어당긴다.


하지만 역시나 결과는 불합격이었고 내 실력 부족인걸 알았음에도 불합격의 실망감은 적지 않았다.

아니 내 실력이 부족해서 떨어졌다는 생각에 더 무기력해졌을까 어제 쓴 일기에서처럼 내 실력이 부족해서 시험에 떨어졌고 과연 내가 이 일을 할 자격이 있을까 싶었다.


그럼에도 스스로에게 “시험에선 실력 발휘 못 했을 뿐이지, 합격한 선생님들보다 내가 더 잘하기도 하는 걸."이라는 자기 위로를 하지만 결국 떨어진 결과 앞에서 힘을 잃는다.


그럼에도 오늘은 어제보다 무너지지 않았다. 어제 이미 글로 내 마음을 적으며 마음을 정리해 둔 덕분일까

오늘의 불합격은 한 편의 ‘예상된 통보’ 일뿐이었다.


그래, 시험이야 다시 보면 되지. 보수교육은 잠시 미뤄야 하겠지만, 지금 내게 더 중요한 건 그동안 들었던 교육을 ‘진짜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이니깐. 박사님 따라다니며 배운 귀한 시간들, 그걸 반복하고 내 몸에 새기는 게 내겐 더 본질적인 공부이지 여기서 보수 교육을 듣는다 해서 듣는 대로 내 것이 되지는 않으니 말이다.


‘나는 이 일을 잘할 수 있을까?’ ‘재능이 있는 걸까?’ 이런 의심과 질문들이 떠오르지만, 지금은 그 마음에 휩쓸릴 때가 아니다. 정주영 회장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말처럼 지금 이 경험은 실패가 아니라 단지 과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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