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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강사로서의 한계

내가 놓치고 있는 것들

by 선옥
연차별 수영강습.png 출처 노브레싱 유튜브

수영 강습에 수영 잘하고 싶어서 오는 사람들은 다 똑같지만, 그 "잘한다"의 기준은 각자 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힘들이지 않고 쭉쭉 뻗어 나가는 영법을 잘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힘있고 빠르게 나가는 영법을 잘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수영 강습을 받으러 오는 목적도 사람마다 다 다를 거다. 어떤 사람은 자세 교정을 하고 싶어서 오고, 어떤 사람은 강도 있는 운동을 통해 운동했다는 성취감과 체력 증진이 목표인 사람도 있다.


물론 자세 교정도 하면서 자기 수준에 맞는 강도 있는 운동량을 통해 체력도 키우고 싶어 하겠지만, 수영 강사로서 뿐만 아니라 주업으로 운동 교정을 하는 트레이너로서 올바른 움직임 패턴이 나온 후에 운동 강도와 운동량을 높여야지, 움직임 패턴이 깨져서 영법도 잘 안 되는 사람한테 운동량만 늘리는 방식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룹 레슨이기 때문에 모든 회원에게 이걸 하나하나 신경 쓸 수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특히 수영을 오래한 고급반이나 마스터즈반처럼 오랜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자세 교정을 받기보단, 50분 수업 동안 얼마나 힘들게 몇 미터를 했는지가 성취감과 만족감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수업 중에 교정을 많이 하게 되면 불만을 내는 사람도 꽤 있다.


강습 초반에 나는 회원들에게 자세를 하나하나 잡아주고 교정 위주로 해드리는 게 강습의 의미라고 생각해서 교정 위주로 강습을 했는데, 이 회원들이 원하는 게 이게 아니란 걸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자세를 잡아주는 것보다는 그날 할 운동 루틴을 짜서 그 루틴대로 수업을 진행하는데 이렇게 수업을 하면서 회원들의 자세가 교정되기는커녕, 안 좋은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며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굉장히 찝찝하다. 뭔가 하나라도 더 나은 자세를 알려드리고 배워가는 게 있어야 하는데, 단순히 운동량만 시키고 끝내는 느낌이라서 불편하다.


교정과 훈련을 적절히 섞어가며 강습을 하는 게 제일 좋겠지만, 이렇게 하지 못하는 것도 결국 내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거겠지. 나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니까,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꾸준히 공부해야겠다. 수영강습도 교정운동도 어느하나 쉬운게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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