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가장 조용한 시

창작 편집

저작권은 우리의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보이지 않는 생각이, 세상 밖으로 표현되는 순간 생겨나는 지식 재산권이다. 작가는 한 문장을 쓰고, 작곡자는 한 멜로디를 토출 하며, 그 상상의 생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법은 그 창작자에게 “이것은 너의 것이다”라고 선언한다.

저작권은 인간이 예술적인 것이나 학술적인 것에 대한 창작물을 보호하는 권리다. 예술적인 것이나 학술적인 것은, 매우 주관적이어서, 타인이 객관적으로 평가하기에 곤란하다. 따라서, 글을 쓰는 순간,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순간, 이미 저작권은 발생한다. 즉, 저작권은 허락이 필요 없이, “네가 창작했어?”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반면에, 특허권은 반드시 지식 재산처 심사관의 엄격한 평가를 통과해야만 발생한다. 즉, 객관적 가치를 보증받을 수 있어만, 허락될 수 있는 권리다. 그래서 특허권은 저작권에 비해서 강력한 권리를 가지지만, 존속기간이 짧다. 특허권은 20년간 유지되고, 저작권은 저작자 사후 70년간 유지된다. ‘해리포터’ 저자인 JK 롤링은 올해 60살이고, 그가 30년을 더 산다면, 그의 저작권은 100년간 유지된다. 100년 뒤라면, 나는 물론이고, 내 아들도 이 저작권의 만료는 보지 못할 것이다.

저작권은 재산권이자 인격권이다. 재산권에는 복제권, 배포권, 공연권, 전송권 등이 있다. 이 재산권 덕분에, ‘해리포터’ 저자인 JK 롤링은 억만장자가 됐다. 인격권은 저작자가 자신의 창작을 표시할 수 있고, 타인에게 함부로 저작 내용을 고치지 말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인격권은 돈으로 팔 수 없고, 시간이 흘러도 소멸되지 않는다. 불멸의 희곡, ‘맥베스’는 420년 전에 창작됐고, 셰익스피어는 403년 전에 유명을 달리했지만, 여전히, ‘맥베스’의 책 표지에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이라고 표시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저작자 사후 70년이 지나면, 저작권은 어떻게 될까? 그의 작품은 공공의 품으로 돌아간다. ‘맥베스’는 우리 모두의 작품이 되어, 책 표지에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이라고 표시하기만 하면, 아무나 그의 작품을 다양한 언어로 번역할 수 있고, 무대 위에서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다.

저작권의 본질은 표절을 벌하는 것일까? 아니다.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맘껏 쓰고, 그리고, 노래하라”를 외친다. 네가 상상한 세계를 표현한 것을, 쉽게 빼앗기지 않는다는 약속이다. 그래서 예술가들이나 학자들은 자신의 인생을 바쳐 고독하게 예술 작품이나 학술 작품을 장착한다.

그렇다면, 저작권은 무엇을 보호할까? 과연 어디까지 저작자의 고유한 영역으로 인정될까? 일반적으로 저작권 업계에서는 “아이디어는 자유롭고, 표현만을 보호한다”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사랑이라는 아이디어는 누구의 것도 아니다. 그 사랑을 어떤 메타포로, 어떤 문장으로, 어떤 멜로디로 그리는가가 저작자만의 권리다. 따라서, 저작권은 “창작자의 길이 헛되지 않다”라고 속삭이는 법의 가장 조용한 시다.

저작권이 소송으로 이어지면, 저작권의 존재는 저작권자가 입증해야만 한다. 저작권 소송에서는 가장 먼저, “정말로 네가 창작했어?”를 묻는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창작 내용과 창작 시각이다. 일반적으로 창작 내용보다는 창작 시각을 입증하는 것이 더 어렵다. 그나마, 창작 내용이 고정되는 책이나 그림은 그렇게 어렵지 않지만, 나머지는 증거를 세워야만 한다.

요즘은 SNS나 유튜브 같은 디지털 미디어에 자신의 창작물을 업로드하는 것이 간편해져서, 저작권의 존재 입증이 어렵지 않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는 최초 게시 시점의 시각이 명확하게 공시된다. 그렇게 되면, 저작물이 존재한다는 것, 그 저작물의 저작자가 나라는 것, 그 저작권이 현재 유효하다는 것이 입증된다.

그다음에는 상대방의 저작권 침해 행위가 논의된다. 저작권의 존재는 단순한 발상을 넘어서, 구체적인 표현이 있느냐의 문제다. 글의 문장, 그림의 형상, 음원, 코드 등의 흔적이 필요하다. 법정에서는 저작권자에게 “당신의 생각은 언제, 어떤 모습으로, 세상에 드러냈는가?”를 묻는다.

결국 저작권은 자신의 표현에 그 저작권자만의 숨결이 녹아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이미 그전에 수없이 쓰던 사랑 이야기라도, 그 표현을 다른 사람의 것을 베끼지 않고, 자기 선택으로 만들었다면, 법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라고 승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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