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상처받으면 도망치거나 달라붙을까

by 글꽃쌤

관계에서 상처를 받았을 때 반응이 극단으로 가는 경우가 있다. 어떤 사람은 즉각적으로 거리를 둔다. 연락을 줄이고, 감정을 닫고, 혼자 있는 쪽을 선택한다. 상처를 더 받지 않으려면 멀어지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것을 몸이 알기 때문이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더 달라붙는다. 자꾸 확인하고,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하고, 상대방의 반응 하나하나에 매달린다. 떠날 것 같은 두려움이 오히려 더 가까이 있어야 한다는 충동을 만드는 것이다. 이 두 반응은 겉으로는 반대처럼 보이지만, 신경계 수준에서는 같은 뿌리에서 나온다. 위협 앞에서 작동하는 자기 보호의 패턴이다.

앞서 이야기한 애착 유형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만, 여기서 더 들여다볼 것은 이 반응들이 얼마나 자동적으로, 얼마나 빠르게 일어나는가이다. 상처를 받은 순간 도망치거나 달라붙는 것은 의식적인 선택이 아닌 경우가 많다. 편도체가 위협을 감지하고 자율신경계가 반응을 시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밀리초 단위다. 어떻게 반응할지를 생각하기 전에 이미 몸이 반응을 시작하고 있다.

도망치는 반응, 즉 회피는 친밀감이 위험하다는 것을 학습한 신경계의 반응이다. 가까워졌을 때 일관되지 않거나 거절당하거나 상처받은 경험이 반복된 경우, 신경계는 친밀감 자체를 위협 신호로 처리하기 시작한다. 멀어지는 것이 아프지 않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던 시절의 학습이 지금도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감정이 없어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너무 커서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차단하는 것이다.

달라붙는 반응은 반대 방향의 같은 두려움이다. 버려질 것 같은 위협 앞에서 거리를 좁히고 확인하려는 충동은, 연결을 잃는 것이 생존을 위협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신경계의 반응이다. 볼비가 말한 애착 시스템의 활성화 상태인데, 위협을 감지한 애착 시스템은 연결을 회복하기 위해 접근 행동을 강화한다. 문제는 이 반응이 지나치게 강하게 작동할 때 오히려 상대방을 밀어내는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두려움에서 나온 달라붙음이 관계를 더 불안정하게 만들고, 그 불안정함이 다시 더 강한 달라붙음을 만드는 순환이 생긴다.

이 패턴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그것이 자동적이기 때문이다. 반응이 일어난 다음에야 내가 또 그랬구나를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 패턴을 바꾸는 작업의 첫 번째는 반응이 일어나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상처를 받은 순간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대신, 지금 내 신경계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를 먼저 알아차리는 시간을 갖는 것. 도망치고 싶은 충동이 올라올 때 그것이 두려움에서 나온 것인지, 달라붙고 싶은 충동이 올라올 때 그것이 불안에서 나온 것인지를 구별할 수 있게 될수록, 자동적인 반응과 의식적인 선택 사이에 조금씩 공간이 생긴다.


도망치는 것도, 달라붙는 것도, 결국은 연결되고 싶다는 같은 마음에서 나온다.

작가의 이전글애착 유형은 운명이 아니라 학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