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그에 나라

by 은월 김혜숙


흰 상의에 검정 하의 아직도


그들의 질서는 일관성이다


튀지 않는 삶 속에 당연이란


표제가 붙어 있었고 고통의


시간도 방만하지 않는 삶인 양


.


내 어린 날 부끄럼을 지우개로


지운 잔재들의 시작이 이 본토에서


아직도 존재함에 경이로운


발견이었다


.


현대에 살면서 과거를


아직도 평이롭게 몰고 가면서도


흔들림이 없는 조용하고도 무서운


집념들의 공존이 날 뜨겁게 했다


.


일본제국의 근성이 또한


나의 깊은 내면의 극과 극을


치밀게 하고 역사로부터 내려온


낯설고도 가까운 또 하나의


내 지평 같은 멀미가 고통 같다


ㅡㅡㅡㅡㅡㅡ


* 일본 여행 마지막 날


아침의 생각


아직도 회사원들은 교복처럼


흰 상의에 흰 하의를 입은


출퇴근족이 보이고 아이들은


내 어린 시절 60년 후반의


그 딱딱한 네모진 배낭을


매고 있었고 중고생들도


그들도 다 흰 상의와


검정 하의가 왠지 무서움이 들었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