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상의에 검정 하의 아직도
그들의 질서는 일관성이다
튀지 않는 삶 속에 당연이란
표제가 붙어 있었고 고통의
시간도 방만하지 않는 삶인 양
.
내 어린 날 부끄럼을 지우개로
지운 잔재들의 시작이 이 본토에서
아직도 존재함에 경이로운
발견이었다
.
현대에 살면서 과거를
아직도 평이롭게 몰고 가면서도
흔들림이 없는 조용하고도 무서운
집념들의 공존이 날 뜨겁게 했다
.
일본제국의 근성이 또한
나의 깊은 내면의 극과 극을
치밀게 하고 역사로부터 내려온
낯설고도 가까운 또 하나의
내 지평 같은 멀미가 고통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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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여행 마지막 날
아침의 생각
아직도 회사원들은 교복처럼
흰 상의에 흰 하의를 입은
출퇴근족이 보이고 아이들은
내 어린 시절 60년 후반의
그 딱딱한 네모진 배낭을
매고 있었고 중고생들도
그들도 다 흰 상의와
검정 하의가 왠지 무서움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