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풀꽃의 기억

by 은월 김혜숙

멀리 보이는 구름 길
젖은 지붕 위로 스쳐가고
기다리다 지친 시간만큼
꺾인 풀의 진물이 아픔에서

아물기까지 치료제를
바르고 나면

그 시간을 견디어 우뚝 큰 만큼
시간은 지나 가주던 안쓰러
그 일이 닥쳐왔던 거친 비바람

너에게도 그랬을 것이요
나에게도 그랬으니 아문
상처만큼 긴 날이 대견함이다

다신 절망하지 말고
다신 원망하지 말며
아무는 상처만큼 다신
뒤돌아보지 말자

그렇게 사는 것이
나를 너를 살리는 풀꽃의 기억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피어라 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