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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별 그 속도 전

by 은월 김혜숙

사회적 거리를
좁혀 가면서 정에서 정으로
몰입해 가는 밀집도
.
차 가지고 나가면 도심은 주차 문제

도심 외곽에서 살면
설 시내 중심 한번 나가려면

준비하고 차 기다리는데 목적지까지
3시간을 소모시킨다
.
그리고 도착한 중심은
사람다워짐으로 북적대는
틈을 우르르 몰려갔다가
물길이 뚝 터지듯
.
전철역에서 쏟아진 사람들을
보는가 했다가 누군가 빗는
만두 속에 재료처럼 섞여
찜 솥에 찜 쪄져 내놓은
옹골진 뭉친 마음 같은
.
그러다가 버스로 바꿔 타고

지나오면서 시내 중심에
가로수로 줄져 있는
동대문 성곽 하얀
이팝나무의 꽃이 벌~얼서
흩날리는 것을 보며 괜스레
웃다 집에 오는 길은
한차례 갈아타는 청량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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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엔 사람들이 오가고
시계탑 아래엔 오랫동안
기다린 나의 연정이 노숙하고
있었다
.
청량리 시계탑은 온 데 간데
없고 낯선 이들만 떠돌다
등을 밀고 뛰어갔다

기차가 급히 출발한 후
서둘러 오른 성곽 아래
키 큰 나무의 꽃도 버얼~ 서 이별

그 헤어짐의 시간
허공에 떠돈 아쉬운 꽃말
더듬대고 목멘 언어들

.
[ 꽃 이별 그 속도 전 ]-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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