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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by 은월 김혜숙

아카시아꽃은

가득 피고 남녘에서

불어오는 계절바람

우렁 우렁 피어오는 젊음이

햇살 아래 타들었다 말하자



여름이 왔다고 뜨겁겠는가

겨울이라 시리고 차갑겠는가



그 몸에 열기는

식지도 않았는데

그 누가 저들의 끓는

피를 껐단 말인가



숱하게 계절은 바뀌고

젊음은 죽고자 살았고

살고자 죽었다네



어찌 이 땅의 희생을

욕되게 할 것일까

그 수많은 희생을

딛고 무릇 지내온 세월

욕되고 욕됨으로

부끄러움 산적함이여



태양은 산의 등을 밀고

산은 태양을 받아 타버린 무의미



이 어찌 감당하리

역사는 쓰고도 또 쓰고

시 또한 쓰고도 또 쓰는 일

무명으로 죽어 이름표를 찾아

새기고 무명이라 더 슬픈



[ 5.18 ] ㅡ은월

ㅡㅡㅡㅡㅡ



5.18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난 솔직히 내가 겪어본

경험이 아니었기에

뼈저리게 못 느끼지만

민주화의 피 딱지도 아픔도

누굴 위한 희생인지



그날 때문에 내가 누리는

지금 이 순간 고맙고

미안했습니다



이제 감사하고 잊지는

말아야 하는 후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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