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라는 이름

by 은월 김혜숙




다가오는 봄,
그것이 당신이라면
나는 굳이 서두르지 않겠습니다

얼음 밑에서
물소리가 돌아오는 것처럼
천천히, 아주 천천히
당신은 늘
먼저 피지 않고
먼저 말하지도 않았지요

다만
끝내 오지 않는 법이 없었을 뿐
마른 가지 끝에
미루어 둔 온기 하나
그것으로도 세상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걸
당신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겨울의 어깨를 접고
당신이 올 자리만
비워 둡니다
다가오는 봄,
그 이름
당신이어서


[ 봄이라는 이름 ] ㅡ 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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