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자랑
얼룩이는 길냥이 '흐약이' 아들이다.
이 녀석이 아들인 것도 옆집 아주머니가 알려주셨다. 처음에 길냥이가 너무 안쓰럽고 딱해서 개 사료라도 먹으라고 챙겼고. 그러다 고양이 사료를 사서 주었고. 흐약이가 새끼를 낳는 바람에 우리의 가족이 되었다. 얼룩이는 꺼뭉이랑 남매였는데, 갑자기 꺼뭉이가 사라졌다. 1월 말에...
모두 마음이 아팠지만, 더 큰 존재를 잃은 상황에서 서로의 상처가 깊어질까 봐 말도 못 하고 견디었다. 그래도 마음이 어찌나 휑하던지.... 직접 키우던 울 엄마는 더 하셨을 것이다. 나야 주말에 한 번씩 보는 뜨내기이니까.
그러고 났더니 능력자 얼룩이는 옆집에 어미한테 버림받은 삼색냥이를 거두기 시작했다. 지 사료를 남겨서 먹이고, 집으로 들여서 밤에 몰래 재워주고. 우리는 길냥이의 생애가 너무 짧고 고달픈 것을 알기에 가족으로 들이려 하지 않았지만, 녀석이 뛰어난 외모로 삼색냥이를 친구 삼았다.
이제는 얼룩이랑 깃털 잡기 놀이도 하고, 추르도 챙겨 먹이고, 스티로폼으로 엄마 감시터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뭐 궁둥이팡팡까지 진도가 나갔으니... 가족이 되어버렸다. "이제 그만"을 외치면 깃털을 물고 내려와서 '아엠 레디'를 찾는다.
한 번씩 녀석이 한밤중에 지붕에 올라가서 엄마의 잠을 깨운다고 한다. 기겁하고 놀라서 깬 엄마가 플래시를 들고 천장을 향해 소리를 쳤다는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동네 사람들이 보면 울 엄마 건강을 걱정할 것 같아서 참으라 했다. 시골 할머니들은 독특한 언어가 있다.
"저 댁내, 오락가락혀."
이 말로, 모든 것을 단정 지어 버리기에 조심해야 한다. 시골 할머니들의 언어는 참 직설적이라. 때론 깊은 상처를 받기도 하고, 노골적이라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항상 나에게는
"저년이 시집도 안 가고 또 왔네."
라며 반겨주셨었다. 이제는 혼자 지내는 엄마가 안쓰러웠는지 제법 반겨주신다.
"어, 그려. 왔냐."
투박한 말속에 따숨이 있다. 동네 할머니들이 우리 얼룩이 땅콩을 떼라고 하신다. 옳은 말씀이다. 그래야 무한 개체수 증식을 막을 수 있다. 그런데 꺼뭉이를 잃고나니, 고민스럽다.
짧은 생애, 후손이라도 봐야하는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