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행

시든 꽃에 물을 주듯 - Hynn

by 이상


https://youtu.be/PCKBx-ors60?si=vWxQ66vDxdZKv9Un


세상은 참 재미있다.


“시든 꽃에 물을 주듯”


시들어 있는 듯한 제목에,


예명이 분명해 보이는,

“Hynn”이라는 영어인지 뭔지 모르겠는 가수 이름


듣고 있자니,

‘어, 괜찮네.’

하며 조금 더 듣게 되었다.


참길 잘했다.


요즘 친구들이 좋은 노래를 들으면 ‘극락행’ 이라고 표현하는 걸 보며 조금 과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아는 극락행이란 저승길과 비슷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조금 좋은 저승길. 그 정도였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이 더 맞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극락행이라는 말은 글쎄, 그렇게 썩 좋은 의미만은 아니었다.


극락행은 불교 용어다. 마치 기독교에서 말하는

천국이랄까.


사후 세계와 왕생, 흔히 '극락왕생'이라는 말로 쓰이는데, 이는 죽은 뒤에 다시 태어나고 싶은 가장 좋은 곳으로 간다고 할 때 쓰는 말이다.


죽은 뒤에 다시 태어나고 싶은 가장 좋은 곳이라는데, 죽고 다시 못 태어나면 어떻게 되는가?


‘말짱 도루묵’ 이라고 해야 할까? 잘 모르겠다.


불교의 정토(淨土), 아미타불이라는 부처님이 다스리는 서방의 깨끗한 나라로, 괴로움이 가득한 우리가 사는 세상(사바세계)과 대비되는 곳이라고 하면,

그래도 좀 더 낫게 느껴진다.


그런데, 한자를 보면, 이제야 진짜 와 닿는다.

극락(極樂)은 문자 그대로 '즐거움의 극치'라는 뜻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고통이 전혀 없고 즐거움만 가득한 이상적인 세계.


그런데 오늘 난 느껴 버렸다.


음악(音樂)을 통해 극락(極樂)으로 갈 수 있다는 걸.


박예원이라는 작은 체구의 여성에게서, 과거 빅마마나 소찬휘 선생님에게서 느꼈던 그것을 느끼고 말았다.


그것도 여성적인 섬세함이 더 가미되었으니 극락이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듣고 또 들었다.


주말 집에 누워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만난 순간이 극락행의 시작일 줄이야.


이래서 인생은 살만한 것 같다.


메시아 Messi가 월드컵 우승하는 걸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FC 바르셀로나에 있다가 지금은 이강인이 뛰고 PSG에서 음바페와 같이 뛰는 것도 보고,

손흥민이 미국 가서 같은 리그에서 뛰는 걸 보았으며,

이젠 트럼프와 같이 서 있는 그를 보게 되었다.

나를 힘들게 하는 트럼프 아저씨와 메시아 Messi가 같이 서 있다니 ㅎㅎㅎ 참


삼천포로 더 빠지기 전에,


극락행 가사 부문만 남겨 놓고,

또 들으러 간다.


이 부분만 있는 shorts 어디 없나?


섬세한 감성과

폭발하는 고음

거기서 끝나지 않고 한번 더 올라가는 고음이

기가 막히다.


고맙다.

이런 가수가 있어줘서.

그리고 이승에서 살아서 노래를 들으며 이런 극락행이라는 단어를 경험할 수 있게 해 줘서.


다 잊었니 말없이 다 잊었니

사랑한단 말로 날 가둬둔 채로



넌 잊었니 난 잊지 못하나 봐

바보처럼 기다린

바보처럼 빈 자릴 붙잡는 나



차라리 다 끝났다고 말해줘

이기적인 그 침묵에 또 나만

바보처럼 미련한

내가 미워


미인인지도 잘 모르겠고 고음 부분에선 어쩔 수 없이 예쁨과는 거리가 있게 마련인데, 노래를 너무 잘 부르니 예뻐 보인다. 재밌는 세상. 승승장구하시길!
매거진의 이전글그러다 밤이 찾아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