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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밤이 찾아오면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by 이상


https://youtu.be/40vynd0KsHg?si=VfhZSlRByY1BOjWz


"그러다 밤이 찾아오면

우리 둘만의 비밀을 새겨요

추억할 그 밤 위에 갈피를 꽂고선

남몰래 펼쳐보아요"




이름만으로도 저에겐 약간의 친근감을 갖게 하는 가수.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날도 아마 지금과 비슷한 때였던 것 같습니다.


일과 다른 일정 등으로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지요.

여기저기 회의에 불려 다니고, 출장에, 강의까지.


그러던 어느 날 아침 투덜대며 새벽 KTX를 타고 출장 가는 길에 우연히 이 노래를 들었습니다.


좋더군요.


아저씨의 귀에도 미성의 노래, 좋은 소리는 감기나 봅니다.

저도 한때는 밤길 가로등 앞에 한참 멈춰서 불빛을 바라보던 감성 어린 문학 소년이었고,

좋아하는 친구에게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던 청년이기도 했으니까요.


그렇게 창가의 시골 풍경을 보다 잠이 들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아무 생각 없이 곤히 잔 것 같았지요.

깨어보니 도착지였는데, 다행히 종착지라 지나치진 않았습니다.


얼마 전에 야근하고 퇴근길에, 피곤해서 지하철에서 졸다가 다다음역에 내려서,

택시 타기는 애매하고 밤 12시 넘어서 집까지 걸어온 적이 있었거든요.


다행히 1818하지 않고,

그 춥던 겨울이 어느새 이렇게 지나갔고, 완연한 봄이구나.

덕분에 밤 산책했다.

하고 집으로 돌아오긴 했지만요.


회사에선 새로운 일들을 더 맡아주라고 난리이고,

5월에도 강의 등으로 더 바쁘겠지만,


어쩌겠나요.


그냥 하는 거지요.

일단 할 수 있는 데까지.

할 수 있을 때까지.


사람이 뽑히지 않았다고,

업무량을 10-20%도 아니고, 100% 올려주면서,

우선순위를 정해서 잘 dealing 하면 되니,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라는 X 소리를,

웃으며 넘기고 해보려 합니다.


5월에도 지난 달처럼 강의도 있고, 바쁘겠지만,

5월 첫 주 연휴처럼, 6월 첫 주에도 휴일들이 있으니,

그때까지만 잘 버텨 보아야지요.


그래도 이 밤 해야 할 일을 마치고,

이 노래를 다시 들을 수 있는 한 조각의 여유라도 있음에 감사하고,

푹 잠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을 예전처럼 자주 쓰진 못하고 있지만,

여유를 찾고 편안한 마음으로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는 때가 오겠지요.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라이킷 누를 수 있는 짬들이 잠시라도 있어 다행이겠지요.


그렇게 좋아했던 가수 휘성 친구가 가는 길에도,

그의 음악 글을 한번 더 남기지 못했네요.

고생 많았고, 좋은 노래 고마웠다는 기도는 했지만, 왠지 마음 한 켠에 미안함이 있었습니다.


"안되나요"로 절절한 감정의 표현을 처음 배웠고,

"일년이면"으로 추억을 떠올리며 감정을 전개해 봤으며,

"가슴 시린 이야기"로 감정의 절정을 노래해 봤지요. (울지 마 바보야!)


"사랑 그 몹쓸 병"으로 사랑과 슬픔은 맞닿아 있다는 걸 알게 해 주었는데,

참...

아쉽습니다.


학교 축제에서 그의 노래를 들으며,

다른 가수는 몰라도 이 친구 콘서트는 언젠가 꼭 한번 가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그의 노래만 남았네요.


생각난 김에 오랜만에 그의 노래도 한번 더 듣고 잠 들려 합니다.


굿밤되시고, 아름다운 5월 되시길~


https://brunch.co.kr/@6dad664f134d4c4/364


나는 읽기 쉬운 마음이야

당신도 스윽 훑고 가셔요

달랠 길 없는 외로운 마음 있지

머물다 가셔요


내게 긴 여운을 남겨줘요

사랑을 사랑을 해줘요

할 수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새하얀 빛으로 그댈 비춰 줄게요


그러다 밤이 찾아오면

우리 둘만의 비밀을 새겨요

추억할 그 밤 위에 갈피를 꽂고선

남몰래 펼쳐보아요


나의 자라나는 마음을

못 본 채 꺾어 버릴 순 없네

미련 남길바엔 그리워 아픈 게 나아

서둘러 안겨본 그 품은 따스할 테니


그러다 밤이 찾아오면

우리 둘만의 비밀을 새겨요

추억할 그 밤 위에 갈피를 꽂고선

남몰래 펼쳐보아요


언젠가 또 그날이 온대도

우린 서둘러 뒤돌지 말아요

마주보던 그대로 뒷걸음치면서

서로의 안녕을 보아요


피고 지는 마음을 알아요

다시 돌아온 계절도

난 한 동안 새 활짝 피었다 질래

또 한번 영원히

그럼에도 내 사랑은

또 같은 꿈을 꾸고

그럼에도 꾸던 꿈을

난 또 미루진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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