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유로 챔피언스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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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 : 6/2 (일) 04h00
도르트문트 v 레알 마드리드
결국 분데스리가의 자존심 도르트문트와 늘 전 세계 1위 클럽이 목표인 레알 마드리드가 결승전에서 맞붙게 되었다.
전 대회 우승팀 맨시티도, 준우승 팀 AC 밀란 모두 이번 대회에선 4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지난 대회에서 4강 밀란 더비를 치렀던 인터 밀란도 이번 대회 4강에 오지 못했고, 전 대회 4강에서 우승팀 맨시티에 무릎 꿇었던 레알 마드리드가 이번 대회 최고의 자리를 노린다.
그리고, 아쉽지만 이강인의 PSG도,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도 결승 문턱에서 좌절해서, 결승전에서 둘의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다.
꿈의 무대에서 그들이 뛰고 웃는 모습을 보며, 월드컵 결승전에서 대한민국이 우승하는 상상을 해보려 했다. 현실은 이강인은 교체 출장에 그치고, 김민재는 최하 평점을 받고 감독에게 욕 먹는 상황. 안타깝다.
경기의 주인공은 우리 대한민국 선수들이 아니었다.
PSG와 도르트문트 2차전에서 골을 넣은, 독일의 주력 공격수 훔멜스도 아니었다.
(Hummels : 독일 국가대표 수비수로,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를 오가며 활약한 88년생 선수. 나보다 훨씬 어리다니. 믿을 수 없다.)
현 시점 전 세계에서 가장 골을 잘 찬다고 주목받는 음바페도 골대를 맞혔다.
포르투갈 신성 공격수 2001년생 하무스도 (Ramos), 같은 나라 국대 2000년생 비티냐도 (Vitinha) 그랬다. 음바페와 함께 파리 생제르망 공격을 이끌고 있는 뎀벨레도 골을 넣지 못했고, PSG 최강 공격진을 구성하는 바르콜라, 아센시오, 자이르 에메리 모두 도르트문트의 골문을 열어 젖히지 못했다. 교체 출전한 우리의 이강인도.
오죽하면 PSG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스페인 legend) 여러 번 맞춘 골대 불운에 몸 서리치고, 인터뷰에서도 신 운운하며 그렇게 안타까워 했을까.
객관적 전력에서 PSG에 뒤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도르트문트는 1차전 필크루크의 골까지 더해서 2-0으로 강력한 공격진의 PSG를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수비 조직력도 사실 약점이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면 꿈이 이루어진다고 열정적인 팬들의 바람대로 되었다.
하지만, 결승전의 레알 마드리드의 날 선 공격력도 막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레알엔 먼저, 발재간이 정말 수비수들 짜증 나게 할 정도로 좋은, 브라질 국대 비니시우스가 있다. 외모는 정말 추남인데, 플레이는 정말 화려하고 잘한다. 우리 대표팀도 솔직히 농락(?) 당할 땐 얄미웠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실력에 박수를 칠 수 밖에 없었다. 우리 팀이면 얼마나 예뻐 보이겠는가. 4강전 1차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2골을 작렬했다. 역시 생긴 게 다가 아니다.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최고 수준의 팀 답게 공격과 수비 그리고 미드필드의 밸런스가 좋은 팀이다. 오죽하면 잉글랜드 대표 공격수 케인이 챔피언스 리그 우승하려고 단골 진출팀이라는 독일 팀으로 갔겠나. 돈도 돈이겠지만 더 나이 먹어서 기량 떨어지기 전에 챔스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 위함이 컸을 것이다.
케인의 의지는 빛났다. 준결승 1차전에서 골을 넣어 2-2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축구)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1차전 독일 홈 경기에서 이겼어야 했다. 레알은 홈 경기 관중들의 무지막지한 응원 덕분에 미친 실력을 뿜어낸다. 스페인 라 리가에서 1, 2위를 다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top을 놓고 벌이는 FC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 덕분에 실력도, 응원도 장난이 아니다.
뮌헨에는 케인 외에도 기존의 좋은 공격 자원이 많다. 무시무시한 실력의 신성 무시알라와 노련한 토마스 뮐레 (늘 전설의 게르트 뮐러가 떠오른다.) 그리고 1차전에서 골을 넣은 자네 (잘하는군)에 이어,
독일 대표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그나브리 (그나물에 그 밥은 시나브로 먹기 좋다. 죄송) 등이 있다.
하지만, 1차전 2골 그리고 2차전 선제골에 그쳤다.
뮌헨의 수비진도 막강하다. 이탈리아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되었던 우리 김민재가 주전 경쟁에서 밀릴 정도니까. 데 리흐트 뿐만 아니라 다이어 (Totenham 출신)에 이어, 2차전에 골을 넣은 데이비스도 있다.
하지만 레알을 막지 못했다. 골은 친구는 정말 볼 잘 차는 호드리구도 아니고, 잉글랜드 국대 벨링엄도 아니었다. 잠잠했던 호셀루였다. 스페인 라 리가 셀타 데 비고 등에서 뛸 때나 독일 팀들에서 뛸 때는 그렇게 대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4강 2차전에서만큼은 그가 주인공이었다.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선 홈에서 선제골을 내주며 일격을 당하고 패색이 짙어지다, 그가 종료 2분 전에 동점골을 넣어 레알을 살렸으니까. 거기다 후반 추가 시간에 승리 골까지 작렬하며 산티아고 베르나우 레알의 홈 구장을 열광의 도가니 탕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 점잖은 젠틀맨 케인도 나중엔 격분했고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난리를 쳤다. 감독도 물론이고.
그 와중에 골 넣는 수비수 우리의 김민재가 모든 것을 만회하려는 듯 회심의 헤딩슛을 날렸지만, 이번 챔스 4강 주인공에 막혔다. 바로 골대.
파리 생제르망의 핵심 수비수 마르키뉴스도 통탄의 한숨과 괴성을 질렀는데, 아쉬워하는 김민재와 결이 비슷했다. 난리 치는 뮌헨 수비수들도 마찬가지고. 골을 넣은 도르트문트의 수비수 훔멜스만 웃었다.
이번 결승전에선 집념의 도르트문트의 훔멜스가 레알의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 브라질 국대 공격수들을 잘 막아내고 웃을 수 있을까. 아니면 또 골을 넣으려나. 독일 팀에 패배의 쓴맛을 선사한 호셀루와 같은 다크호스가 나올까.
아무리 결승전에 올라간다고 해도 우승 팀은 트로피를 들고 만면의 웃음을 지으며 축배를 들지만, 그렇게 잘 했는데도 준우승 팀은 쓴 웃음으로 그들에게 박수 쳐주며 병풍이 되어야 한다. 안타깝지만.
도르트문트의 약간 아쉬운 조직력이 달아오른 득점 감각의 브라질 듀오 등을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이번에 감독에게 크게 찍혀 방출설까지 나도는 김민재는 어떻게 될까. 챔스 이후 이적 시장도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6월 유로 2024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