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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 Jul 01. 2024

16강에서 끝난 조지아의 꿈

유로 2024 v 스페인 4-1


https://brunch.co.kr/@6dad664f134d4c4/830


한국 시간 오늘 새벽 열린 유로 2024 16강전 스페인과 조지아의 경기는 예상대로 스페인이 4-1로 크게 이겼습니다.


조지아의 공격에 이은, 스페인의 자책골로 조지아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이번 대회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는 스페인의 저력은 예사로운 것이 아니었지요. 전반을 로드리의 동점으로 마무리하고, 후반에 루이스, 윌리암스, 올모의 연속골로 4-1 대승을 완성했습니다.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유로 최다 우승팀의 저력은 유로 처녀 진출국 조지아가 넘기에는 벽이 너무 높았습니다.


선제골을 넣고 최대 이변을 꿈꿨을 조지아의 찰나의 단꿈을 꾸었고, 전반을 동점으로 마무리하며 다시 골을 넣어 앞서가겠다는 그들의 바램은 무적함대의 강력함에 무너질 수 밖에 없었지요.


스페인과 조지아는 출장을 가보기도 했고, 해외 주재원 시절 여행을 가본 곳이기도 합니다. 스페인은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관광 대국답게 위세는 여전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는 게 쉽지 않으니 서민들이 일상의 어려움을 잠시나마 잊으려 축구를 많이 보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영국의 EPL도 그런 이유가 있다고들 하지요. 맨체스터나 리버풀 등 축구로 유명하고 인기 있는 곳들이 공업도시이거나 항구로 힘들게 일한 사람들의 볼거리, 취미거리가 되고 동시에 합법적인 배팅도 가능해서 그렇게 인기가 있다고들 합니다. 스페인 무적 함대의 위세는 세계 경영의 첫 번째 주자였던 영국 함대와 마찬가지로 위세가 높고 영향력이 강했는데요. 터키 같은 곳에도 무적 함대를 뜻하는 Armada가 앙카라 같은 곳의 주요 지명으로 쓰이기도 할 정도입니다.


그에 반해 조지아는 (Georgia) 전에 그루지아라고 불렀던 나라로, 인구 500만 명 정도 수준의 작은 나라입니다. 그루지아는 러시아어라고 합니다. 1990년 구 소련이 (소비에트 연방) 붕괴되면서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국가 중 하나로, 터키와 러시아 사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번에 유로 본선 무대를 처음 밟은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인 나라인데요. 조별 리그 진출에 만족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강팀 포르투갈을 2-0으로 이기고 F조 3위로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습니다.


왠지 우리 대한민국 대표팀이 지난 월드컵에서 강팀들 사이에서 천신만고 끝에 16강에 진출했던 일이 떠오르는데요. 같은 조에서 4위로 짐을 싼 체코나 B조에서 3위를 했지만 16강에 나가지 못한 모드리치의 크로아티아를 보면, 얼마나 대단한 성과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 욕심은 끝이 없다고, 16강에 어렵게 나간 김에 2002 월드컵 대한민국처럼 16강에서 이탈리아, 8강에서 스페인을 차례로 깨고 4강 신화 혹은 그 이상을 꿈 꿨을 수 있었지만, 우승 후보 1 순위 스페인의 전력은 이변을 허락할 정도로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스페인의 최대 유망주 2007년생 라민 야말은 (FC 바르셀로나 소속) 골을 넣지 못했지만 도움을 기록했고, 2002년생 윌리암스는 (Williams, 라 리가 아틀래틱 빌바오 소속) 멋진 드리블로 골을 기록했습니다. 공간이 많지 않았는데 집중력 있게 정확성을 갖고 골을 넣은 다니 올모의 (Dani Olmo, 98년생, 독일 분데스리가 RB 라이프치히 소속) 슛도 멋있었습니다.


음바페와 홀란을 이어, 독일의 무시알라, 터키 아르다 귈러와 스페인의 라민 야말 등이 벌어지는, 유럽 최고 유망주 나아가 세계 최고 선수 경쟁의 승자가 누가 될지도 더 궁금해지게 만드는 대목입니다.


공교롭게도 8강전은 독일과 스페인의 대결입니다.

8강부터 본 게임이라고 했는데, 사실상의 결승전이라고 무방해도 될 만큼 우승후보 1순위 스페인과 그 다음 그룹에서 선두권에 있다고 봐도 될 독일 간의 한판 승부라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독일 무시알라와 스페인 라민 야말과 윌리암스의 대결도 있지만, 모라타와 토마스 뮐러 등 선배들 간의 경쟁도 있어 어느 팀이 신구 조화가 잘 이루어져 있는지도 볼 수 있겠군요. 두 팀 모두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준 적도 있고 수비는 상대적으로 약한지라 1-0 진땀 승부의 가능성보다 3-2와 같은 난타전의 양상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연장전이나 PK 가능성도 있구요.


스페인이 이길 가능성이 높은데, 전쟁터가 독일 홈 그라운드라는 점에서 변수가 있습니다. Home advantage 수준이 아니라, 독일 친구들은 자국에서 응원하고 서로 결속하는 걸 보면 또 다른 차원이 나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2002년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을 비롯한 비장한 각오의 선수단과 붉은 악마의 열정적인 결합과는 약간의 결은 다른데, 효과는 비슷하다고 봅니다.


두 팀 간의 경기는 7/6 토요일 새벽 한 시!

금요일 퇴근하고 부담 없이 봐야겠네요. 쿠쿠




다음은 우승후보 잉글랜드와 슬로바키아와의 경기입니다.

결과는 잉글랜드가 2-1로 승리했지만, 경기 내용은 예상과 많이 달랐습니다.


감히 세계 최고 프로 리그를 품고 있다는 영국이고, 헤리 케인과 사카와 같은 신구 스타 플레어들이 있지만, 왠지 top tier 우승 후보라고 보기는 어려운 잉글랜드.

(만수리의 맨시티, 빈 살만의 뉴캐슬 등과 같이 실력과 인기에 힘입어 세계의 자본이 모여들고 있어서도 EPL이 최고 리그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려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전반 슬로바키아에 일격을 당해 1-0으로 끌려가다, 후반 추가시간 레알 소속 주드 벨링엄의 골로 겨우 패배를 면하고 연장으로 경기를 몰고 갑니다. 잉글랜드에는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영혼의 단짝이었다가 지금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하고 있는 헤리 케인이 있었지요. 연장전이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역전골을 작렬합니다.


역시 경험 쌓인 팀의 중심이자 스타 플레이어는 평상시엔 결정적인 패스를 하는 등 이타적인 플레이를 많이 하지만, 자신이 직접 해결하고 마침표를 찍습니다. 아무리 봐도 저보다 나이가 더 많아 보이지만 93년생이라는 케인. 좋은 신구 조화와 에이스의 활약으로 잉글랜드는 8강으로 진출합니다.


8강에선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이탈리아를 16강에서 집으로 보낸 스위스를 맞이합니다.

잉글랜드와 이탈리아를 비교해 보면 솔직히 스타 플레이어는 잉글랜드가 더 많아 보이지만, 팀 전체로 보면 이탈리아보다 더 낫다고 보기 어려운데 과연 잉글랜드가 저력과 돌풍의 스위스를 누를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잉글랜드에 케인이 있다면 스위스에는 사카와 샤키리가 있거든요. A조 조별 리그에서 독일과 대등한 경기를 하고, 16강에서 디펜딩 챔피언을 탈락시킨 그들의 저력과 상승세가 만만치는 않을 것 같습니다. 조지아가 신흥 루키였다면, 스위스는 꾸준히 중상 정도의 실력은 있었고 이번 대회에서 잠재력이 발현되고 있는 중이라 기대가 됩니다. 유로에서 상승세와 조직력으로 그리스 같은 팀도 우승한 전례가 있거든요.


두 팀 간 경기는 7/7 일요일 새벽 1시.

토요일 밤이니 이번 주 금토는 축구로 즐거운 밤을 보낼 것 같습니다.



오늘 밤, 정확히는 7/2 (화) 새벽에는 프랑스와 벨기에의 격돌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프랑스는 피파 랭킹 2위로,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 메시의 아르헨티나에게 아쉽고 지고, 음바페가 득점왕 (골든 부츠)를 수상하고도 활짝 웃지 못했지요. 챔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위해 PSG를 떠나 레알로 가는데요.


그도, 조국인 프랑스도 좋은 스쿼드와 피파 랭킹에 비춰 그리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회 전까지만 하더라도 강력한 우승후보였으나 스페인보다도 존재감이 약하고, 우승 후보 2nd tier 에서도 독일보다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요. 조별 예선 D조에서도 1승 2 무의 저조한 성적으로, 이번 대회 최대 다크호스 오스트리아에 이어 2위로 16강에 진출했습니다.

 

벨기에는 피파 랭킹 3위지만, 프랑스보다 더 저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요. 황금세대의 쇠토로 우승 후보라고 하기엔 이제 조금 민망합니다. 조별 예선 E조에서도 슬로바키아에 일격을 당하며 1승 1 무 1패로 루마니아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지요. F조는 벨기에 1강과 나머지 3중으로 예상되었는데, 4팀이 모두 1승 1 무 1패로 결론이 났고 벨기에는 그야말로 one of them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스타 플레이어도 많고, 피파 랭킹 2-3위간 경기지만 사실상 결승전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고 솔직히 그렇게 기대가 되지 않는 경기입니다. 아마도 프랑스가 신승하며 8강으로 올라가겠지요. 아무리 헤매도 음바페의 프랑스니까요.


하지만, 그 다음 치러지는 경기에서 슬로베니아를 누를 것으로 예상되는 포르투갈과 만나서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포르투갈도 버벅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가끔 너무 흥분해서 삽질을 하기도 하지만, 기세나 폼 측면에선 포르투갈이 다소 우위에 있기 때문이지요. 더군다나 한 물 갔어도 음바페 이전에 세계 최고 자리를 메시와 경쟁한 날강두와 살아있는 세계 최강 미드필더 라인이 있지 않습니까. 차라리 그 8강 경기에서 프랑스와 포르투갈 중 누가 4강으로 나가느냐로 더 관심이 가는 경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밤은 저녁 먹고 집에 들어가서 새벽 축구는 보지 않고 일찍 자는 걸로 ㅎ

- 내일도 아침 회의 때문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직장인 1인 이상 작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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