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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 Sep 01. 2024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

나는 솔로 - 돌싱 편


https://brunch.co.kr/@6dad664f134d4c4/704


가끔 옛날 말이 참 맞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공짜 밥은 없다

가 가장 대표적인 예라 생각한다.


밥 얻어 먹는다고 좋아할 필요는 없다.

일단 밥은 먹여 놓고 일을 시키는 경우가 태반이니까. 아님 부탁을 하거나.


다시 밥을 사줘야 할 수 있다.

그게 인생의 이치니까. Give & take


다 퍼주는 것이 있다고?

부모라고?

사실 꼭 그렇진 않다.

자식은 부양의 의무라는 것도 있다.


요즘 자녀 부양 받는 걸 기대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면,

내리사랑으로 자기가 받은 만큼 자녀에게 또 베풀어야 한다.


자녀가 없으면?

음…

그래서 다들 강아지나 고양이들에게 요즘 그렇게들 베푸나.


그럼 자기 자식도 없는데 부모 부양도 제대로 안하는 사람은 뭐냐고? 뭔가 사정이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불효자라고 한다.

오늘 나름 논리적이다.


가끔 미용실도 다녀오고 깨끗한 옷을 입고 산책을 하고, 주인이 어딜 가면 개 호텔에서 자는 녀석들을 보면 조금 부러울 때가 있다.


난 아직도 블루클럽에서 만원 주고 머리 깎는데 (그나마 이것도 올랐다. 제길)

분명 녀석들은 더 비싸게 들 것 같다.

옷도 몇 년째 같은 옷만 입고 다니고 있고, 호캉스가 웬 말인가? 그러다가 저축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거덜 나고 카드 빚에 시달린다. 안 그래도 전세 대출 겨우 졸업했더니 주담대 (주택담보대출)로 앞으로 20년을 더 일해야 한다. 그렇게 일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나마 신용 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서 개 팔자가 상 팔자라고 했나.

옛날 말은 틀린 말이 참 없다.




한 번씩 보는 프로그램 중 나는 솔로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모솔 특집을 보면서 드는 생각을 전에 글로 적어 남기기도 했다.

헐, 그런데 모솔이 요즘은 정말 많다고.

점점 더 힘들어지는 입시에, 더 좁아지는 취업문, 회사에서도 경쟁 경쟁.

높은 집값과 사교육비 등으로 3포, 5포, N포 하다 보니 정말 연애를 정말 한 번도 해보지 않았거나 거의 안 했다고 무방할 정도의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놀랍다. 가난하다고 사랑을 모르겠는가 라는 옛날 말 했다가.

요즘은 가난하고 말고를 떠나서 연애가 부담스럽거나 귀찮아서 하지 않는 친구들이 많다고 한다.

에너지, 시간, 돈 낭비하고 싶지 않다. 감정 소모하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니 참

이래서 출산율이 1도 안 되고 0.7 대에 있고 그런가 보다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진짜 연애하면 고백할 용기도 없고 귀찮고, 차이면 짜증 나고, 사귀다 트러블 있으면 속 상하고, 헤어질 때 안전 이별을 검색해야 해서 연애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결혼을 하고 실패를 해서 이혼을 했는데 다시 사랑을 찾겠다고 나선 이들이 있다.

심지어 방송에 나와서 얼굴을 다 공개하며 도전한다.

이대로 혼자 늙기 싫다고.

아직 젊은데 좋은 사람과 좋은 시절을 보내고 추억을 남기고 싶다고.

다른 사람 만나기 힘들어서 여기서 도전해 보려고 용기 내서 왔다고.


사실 돌돌싱인데 부모님이 방송을 통해 두 번째 이혼한 사실을 알게 되실 거라며 고백을 하기도 한다. 허허. 일단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다. 자신들의 말대로 정말 많이 고민했을 것이고 방송 출연을 결정하기 어려웠을 거라 본다. 회사에서도 이혼한 사실을 숨기는 경우도 많은데, 방송을 통해 전 국민에게 나 돌싱이요. 그래도 혼자 있기 싫고 좋은 사람 찾고 싶소 하며 말하는 게 분명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용기에 대한 박수 뿐만 아니라 안타까움에 대한 위로를 건네고 싶다.

연애 프로그램이라 보통 청춘남녀들의 스펙이나 장기자랑 혹은 매력과 설렘 이런 내용인데, 돌싱 특집은 한숨과 눈물이 많다. 진한 인생 스토리. 그래서,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것일지도.


남성 출연자 분들의 사연도 슬프기도 했지만, 여성분들의 사연은 마음이 미어지게 했다. 더욱이, 나이가 저렇게 어리고, 나이 먹은 내 입장에선 애 같은데, 저렇게 고생하며 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방과 어떻게 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상대방 말도 들어봐야 해서 방송에 나오는 분들만 일방적으로 두둔하긴 어렵다. 그냥 본인들이 이야기한 부분 중에 안타까운 면만 들어보면 울컥하는 면들이 많았다.


사연들도 다들 어쩌면 저렇게 기구한지. 어쩌면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는 말은 저리 가라 할 정도였다. 더한 말을 생각해 내려고 했는데, 역시 옛 어르신들이 오랜 세월 쌓아 온 말 이상을 만들긴 힘들다. 제 아무리 문단 등단하고 책까지 낸 회사원 작가라고 하더라도.


단연 탑은 두 아이를 둔 엄마로 살면서 저녁 8시부터 밤새 일을 하고 다음 날 새벽 6시까지 일을 마친 후, 퇴근하고 와서 아이들 등교를 시키고 3-4 시간 정도 잔 다음 일어나서 미용을 배우고 산다는 친구였다. 밥도 잘 챙겨 먹지 못해서 하루에 한 끼 먹고 그러면서 매일 술을 드신다니 쩝.


당연히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솔직히 저렇게 인생이 꼬이고 힘들게 살면서 친구도 없고 사는 재미가 없는데 술 안 마시고 맨 정신에 어떻게 살까 싶었다. 그래도 끊을 수 있다고 하니 좋은 사람 만나서 잘 살면서 술 안 마시고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스무 살 때 첫 사랑과 닮은 분과 데이트를 한다고 설레고 들 뜬 상태에서, 상대가 잘 표현해 주면 화르르 불 타오를 거라고 말하는 모습이 귀여우셨다. 그런데, 상대방 남자는 그 분의 life cycle과 두 아이 그리고 술 마시는 것까지 다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은데. 거기다, 지역은 전라도 완주와 경상도 포항! KTX가 바로 가지 않으니 운전을 해서 가서 만나야 하는데, 서로 혼자 있는 싱글들도 이전 롱디 커플들을 보면 깨지는데 남자의 한숨이 이해가 가고 안타까웠다.


다음은 애가 있는데 남편이 엄청난 대출을 썼다가 이혼한 케이스. 거기다 독촉장이 날아오자 너 망상이라고 정신병원 가야 한다고 했다는데, 바보도 아니고 더욱이 공부 잘해서 장학금도 받고 석사 졸업하고 박사도 초청을 받아서 한 사람이 그 정도 분간도 못하겠나.


이건 사실 100% 유책으로 혼인무효소송까지 가능할 정도라고 했으니 그 말이 모두 사실이라면 상대방 이야기는 들어보지 않아도 어떤 인간일지 예상이 되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사기치고 거짓말 하면서 그것이 들킬 것 같으면 오히려 화 내고 난리 치는 인간들이 있다. 앞서 말한 대로 방송만 보고, 상대방 말을 들어보진 않았으니 여기까지만 하겠다.


애가 아파서 병원에 데리고 갔는데, 처음 보는 아저씨를 보고 아빠, 아빠 하면서 업힌 걸 보며 딸이 너무 불쌍했다는 말이 찡했다. 자기 소개 초반에 유창한 중국어를 선 보이고 공부 잘했다는 모습을 보일 때만 해도 여느 싱글들의 소개와 비슷했는데, 결혼과 이혼 이야기가 나오니 본인 포함 순식간에 모두를 눈물 바다에 빠뜨렸다.


그 와중에 자기 능력 있고 똑똑하고 직업도 있어서 내 애 키워달라는 것 아닙니다. 함께 하고 싶은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해서 좋은 사랑 찾고 싶다고 하는 모습이 참 대견하다고 해야 할지 뭐라 해야 할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응원은 해주고 싶었다.


공부 열심히 하고 취미 생활로 춤도 추고, 줄넘기도 한결같이 그렇게 했던 꿈 많던 친구가 어쩌다 저렇게 힘든 인생을 살고 있는지. 인생이란 참. 공부 열심히 하고 성실히 살아가면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산다고 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경제 금융 공부와 사람 보는 눈, 특히, 이성을 보는 눈은 경험 등을 통해서 꼭 높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은 사귀다가 애가 생겼는데, 남자와 헤어지고 애를 낳지 말라고 했는데 낳고 심지어 부모님 마저 외면해서 혼자 애를 낳았다는 사연. 헐 헐 헐. 저렇게 예쁘고 발랄한 아가씨가 어쩌다 저런 일을 겪었는지. 미인은 팔자가 세다는 말이 있긴 한데, 아이고 여기도 그냥 눈물 바다였다.


역설적이게도 눈물이 없는데도 눈물이 날 슬픈 사연도 있었다.


두 아들의 엄마로 앞서 말씀 드린 분들보다 연배가 좀 더 있는 분이었는데, 스스로도 이 중에서 제일 먼저 엄마가 되었다고 말씀하신 분. 이미 울만큼 많이 울어서 이제는 울지 않는다. 돈 벌려고 안 해 본 일이 없다며 담담히 말하는 모습이, 엄마는 강하다는 말이 떠올랐다.


사실 나도 잘 울지는 않는데, 어렸을 때 가난하고 힘들게 살았다 보니 남자가 울어봐야 문제 해결되는 것 없다. 그럴 시간에 차라리 공부하거나 일을 하거나 운동을 하라며 스스로를 다잡았던 적이 기억났다. 이 부분도 할 말 많은데, 이번 편에선 돌싱들에 대해 말해야 하니 내 이야기는 하지 않으련다. 그저 나보다 어린 친구가 아이들을 저렇게 키우며 참 고생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고생하셨으니 좋은 분 만나서 행복하시길




돌돌싱인 변호사 분은 애도 없고 그나마 좀 고생을 덜한 것 같아서 그런지 표정이 상대적으로 더 밝았던 것 같다. 그런데 안타깝게 남자 얼굴, 외모 보고 주로 만나다 보니 자립심이 약한 분들을 많이 만났던 것 같고, 두 번째 혼인 신고한 분은 심지어 감옥에 있던 의뢰인이었다고.


아이고, 이 분에겐 충격 요법이 조금 필요할 것 같아 있는 그대로 쓰자면, 우리는 동물이라 유전적으로 우생에 끌린다. 잘 생긴 남자, 예쁜 여자를 찾는 것도 아름다운 것이 추한 것보다 낫기 때문에 좋은 것도 있지만, 아이를 낳았을 때 잘 생기고 예쁜 사람과 아이를 낳으면 그런 아이가 나올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키 작은 여성들이 키 큰 남자를 선호하는 것이 자신보다 키가 작으면 남자로 잘 안 보인다는 취향과 선호의 문제도 있지만, 아이를 낳았을 때 자기가 키가 작으니 자신보다 키 큰 사람을 만나 키 큰 아이를 낳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그러기도 한다. 키 작은 남자가 키 큰 여자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도 비슷한 이유가 작용하기도 한다.


내가 왜 이렇게 길게 설명했을까? 짧게 말하면 그 여성분이 스스로는 자신감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객관적으로 그렇게 미모가 뛰어난 분 같지는 않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세상은 공평해서 공부를 잘하시니 외모는 주어지지 않은 것 같다고 하고 말겠다. 이런 말 길게 하면 자칫 외모 평가 어쩌고 좋지 않은 말을 들을 수 있으니까.


위에서 예쁜 여자가 팔자가 세다는 말을 했는데 거기엔 꼬이는 남자가 많고 상대적으로 이상한 놈들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 되겠다. 그런데, 사기꾼이나 책임감 없는 남자가 감언이설이나 외모 열심히 꾸미거나 해서 들이댔을 때 혹하게 된다면, 그런 좋지 않은 남자를 가려낼 눈이 없을 때 비극이 벌어지는 거다.


이 여성 분을 보면서 한 가지 옛말이 더 떠올랐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


만난 지 얼마 안 된 수감자가 너와 혼인신고를 해야 내가 안정을 찾겠다는 말을 해서 혼인신고를 했다고 하는데, 내가 여자라면 그래 백 번 양보해서 운명처럼 사랑에 빠졌다고 하자, 영화 같은 사랑일 수 있다고 까지 하자. 그런데, 갑자기 교제도 얼마 안 했는데 수감자였던 사람이 혼인신고부터 하자고 덤벼들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바로 손절 했을 것 같다.


물론, 이미 사랑에 빠져서 정신이 없었다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봐야 아느냐는 옛말이 있다. 하긴, 똥인지 된장인지 사실 찍어 먹어보면 확실히 안다. 그래서 더 조심하게 되기는 한다. 사람에 따라 조심의 정도가 다르긴 하지만. 한마디만 더 하자면, 똑같은 실수를 두번 하면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바보도 아니고.”


종교 문제로 헤어진 사연도 다양한 이혼 사유 중 하나였다.


사실 종교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좋은 취지라고 생각했다. 신성한 것과 인간의 겸손 그리고 사회에 대한 기여와 약자를 챙기는 마음. 대출까지 끌어서 헌금을 하라고 하고 만 명을 성폭행하겠다며 이상한 짓을 하다 감옥까지 가는 사이비는 예외라고 믿고 싶다. 출연자들의 자세한 사연까지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내 주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결혼 전까지는 상대방이 자신의 종교를 강요하진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일요일에는 하루 종일 교회에 있어서 거의 만나지 못해서 조금 이상했다고 한다. 원래 예배 한번 가는 것 아닌가 그렇게만 생각했었는데, 학생들도 가르치고 성가대도 하고 피아노도 친다는 등 말을 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이해했다고 한다.


다만, 일요일에 아침부터 교회에 가야 하기에 주말에도 토요일, 일요일 1박 2일 여행을 가지는 못한다고 해서 아쉬웠다고 한다.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한 곳도 있지만, 조금 멀리 가서 간 김에 하루 자고 여기 저기 가보고 싶기도 하고 호캉스도 가고 싶은데 호텔 1박마저 할 수 없었다고. 호캉스 갔다가 아침에 일찍 나오자고 해도 피곤해서 싫다고 해서 연애하는 3년 동안 주말 여행이나 호캉스는 없었다고 한다. 그럴 수 있나 싶었다. 나이도 40 넘어 만난 커플이.


거기다 수요일도 교회에 가야 해서 못 만나고, 새벽 기도 다닐 때도 있어서 피곤해서 못 만나다고 하고. 처음엔 만나기 싫어서 그렇게 말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뭐, 교회 다니는 것이 좋다고 일요일에 하루 종일 있고 싶고, 그래서 주말 여행이나 호캉스 못 간다고 사실 바람 피우거나 위에서 말씀 드린 무리한 대출 같은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런데, 어떻게 저렇게 하다 보니 결국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일요일에 혼자 계속 집에 있을 거냐고 교회에 같이 나가자고 종용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싫다고 해도 계속 이야기하고 그럴 때마다 그것이 기폭제가 되어 싸우게 되고.


그래, 백 번 양보해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과 나누고 싶은 마음. 이해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것도 상대방이 싫다고 하면 한두 번 권하고 말아야 하는 것이 순리라 본다. 더군다나, 이 쪽은 다른 종교를 갖고 있었는데, 해당 종교가 문제라며 그것을 버리고 교회를 나오라고 하니 더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수 밖에.


그래도 싸우기 싫어서 몇 번 나가봤다고 한다. 그런데, 목사님이 말씀하시는 것도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다른데, 갑자기 무조건 믿지 않으면 지옥 간다고 이상한 협박 비슷한 것을 하는 것도 맘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도 친근하게 챙겨주긴 했지만, 별로 그렇게 자신과 맞는 사람 같진 않아서 결국 기존 종교를 지키고 교회는 못 가겠다고 선을 그었다고 한다. 그냥 집에서 쉬겠으니 잘 다녀오라고.


그러면서 상대방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같이 하지 못해서 섭섭하고, 그 분은 자신을 내팽개쳐 놓고 일요일에 하루 종일 교회에 가 있고 토요일에 여행도 가지 못하는 것을 참지 못해서 결국 갈라섰다고 한다. 종교 생활과 관련해서 누가 잘했다 잘못했다 라고 말하는 건 쉽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모든 것이 다 잘 맞아도 혼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는데, 이렇게 안 맞는 부분이 있는데 극복하기 쉽진 않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고, 한 가지만 놓고 보아도 줄여서 쓴다는 게 이 정도인데, 시월드니, 고부 갈등이니부터, 이런 저런 사소한 생활 습관 차이 (예를 들어, 화장실 사용과 청소 등등) 그렇게 많은 이유들이 있으니 ‘사랑과 전쟁’이 시즌 1, 2, 3으로 이어지고 무슨 화수분 마냥 사연들이 그렇게나 많겠나. 옛날에는 그래도 부부의 연의 중요성과 자녀의 미래를 위해 참고 살았는데, 이제는 점점 참고 살지 않고 내 행복을 찾아서 갈라선다고 하니 이혼 비율이 1/3에 육박한다고까지 하는 것 아닌가 싶다.


다른 이혼 사유 중 빠질 수 없는 것이 경제적 문제였는데, 보통은 돈이 없어서 생활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이것도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있는데 길어지니 놔두고, 이번 방송에선 의사 분과 관련된 이야기만 해보겠다.


여행 계획도 꼼꼼하게 짜는 파워 J 계획형 인간이라, 경제적인 면에서도 계획적으로 소비하고, 잘 모아서 집도 사고 그런 분이셨다. 높은 소득이 있는데, 그걸 허투루 쓰지 않고 잘 모으려는 성향으로 보였다. 사연을 들어보니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생계가 쉽지 않았을 걸로 예상이 되었고, 그러하니 더 아끼지 않았을까 싶다.


검소하게 생활하고 계획적인 소비를 하는 건 좋다. 그런데, 같이 사는 상대방이 그렇지 않다면? 개인적으로 틀렸다 라기 보다 맞지 않는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여성분은 소비 지향적이고 그렇게 구구절절 하나하나 쫀쫀하게 따져가며 쓰는 것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솔직히 남자의 경제력을 보는데 의사가 돈을 잘 버니까 다른 부분은 부족해도 그걸 보고 결혼을 결정했을 수 있다.


그런데 거기다 대고 아껴라 계획적으로 소비하라고 간섭하면 분명 갈등이 생기고 싸우게 되어 있다. 정확히 그런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비슷할거라 본다. 이런 경우 여성 분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할 수도 있겠다. 밤낮없이 열심히 남자는 일하고 여자는 일도 안하면서 그 돈 갖다 펑펑 쓴다고.


하지만, 같이 산다는 건 여러 가치관이나 생활습관이 맞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 일방적으로 여성 분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기엔 조금 그렇다. 또한, 충분히 대화를 통해 이해를 구하고 맞춰가야 하는데 인턴, 레지던트 시기라 힘들고 바쁜 중에 아마 짜증이 치솟았을 것이고, 놔버렸다는 것은 다투고 더이상 대화를 하지 않았다는 말로 들렸다. 대화의 부재. 그것은 관계의 단절로 이어지기 쉽다.


이 의사 남자 분은 개인적으로 참 괜찮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결정적인 실수를 두번 했다. 호감있는 여성 분이 자신을 선택해줘서 흥분한 나머지, 장점이랍시고 그동안 여성 분들에게 손 편지를 받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자신의 글씨가 예쁘다고 어필을 했다. 거기까진 좋았다. 그런데, 성경 필사라는 언급을 하고 말았다.


아~ 혹시 종교가?

기독교입니다.


와장창창

천주교이며 종교 갈등 문제도 이혼 사유였던 그녀의 마음이 무너지는 소리였다.


겉으론 아~ 네~ 하면서 웃고 있었지만, 자세히 보면 입은 웃고 있는데, 눈은 어쩌지 하는 눈빛이 역력했다. 아니나 다를까 미리 알았다면 선택을 번복했을꺼라고 했다. 보통 보면 뭔가 좋은 걸 어필하려다 이렇게 결정적인 ‘탈락’ 사유를 언급해 버리는 일이 있다. 다른 남자 출연자 분이 술 너무 자주 마시는 것 아니냐는 말에, 저 술 끊을 수 있습니다 해놓고 담배 끊는 게 어렵지 라고 말해서, 여자 출연자 분들이, 아~ 담배 피웠어? 라고 술렁거린 것과 같이 말이다.


거기다 그런 여성 분의 놀람과 심경 변화를 눈치 채지 못하고 처음부터 너무 돌진하는 우를 범했다. 좋다고 하니 기세를 타고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착각했나 보다. 아마 어렸을 때 그런 자세가 먹힌 적이 있었나 보다. 공부도 잘하고 착실하게 생기고 직업도 의사니까. 남자가 박력있네. 용기있고. 저돌적이고 말이야.


그런데 말입니다.


여성 중엔 신중형이 있고, 돌싱은 결혼 실패가 있어서 출연자들 말마따나 돌돌싱은 절대 되고 싶지 않다, 더이상 결혼 실패해선 안된다는 마인드가 있어서 더 신중하다. 거기다 직진이랍시고 확신을 준다고 달려들면 부담이다. 호감있었던 상대방이 갑자기 자신을 쫓아 들려드는 늑대처럼 보인다. 워워 하고 싶은데 말을 듣지 않고 더 사나워지며 달려든다. 결과는 피하고 빠이다.


게다가, 나이 차이가 괜찮다고 말했는데, 그걸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아저씨가 좋다로 착각하면 안된다. 아무래도 또래나 조금 나이 차이가 나는 경우가 더 좋을 수 있다. 10살 넘게 차이보다 한 3-4살 차이 정도. 혹은 연하가 연상보다 좋을 수도 있고. 그러니, 처음엔 좋은 면이 보이다가도 단점이 하나씩 보이고, 결정적인 하자까지 보인 마당이라면 나이 차이도 더 크게 느껴질 것이다.


이래서 급할수록 돌아가라 했나 보다.

오늘 옛말 참 많이 한다. ㅎ


아 4표에서 0표로. 인생이란 참.그래도 멋진 분이니 파이팅!


마지막으로, 첫인상에서 4표를 받았다가, 자기 소개 후 여성분들의 선택에서 0표가 된 분 A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세상은 제로섬 게임이라고 첫인상에서 0표를 받은 분 B는 반대로 4표를 받았다. 더군다나, A는 훤칠한 운동선수로 자녀가 없어서 어쩌면 상대적으로 나은 조건, 첫인상에서 0표를 받았다가 갑자기 의자왕으로 등극한 B는 자녀가 있는 분이었다. 인생은 새옹지마 ㅎㅎ 왠지 회차가 진행될수록 B도 여러 여성 분들과 관계 설정과 정리를 잘하지 못해서 또 꼬이게 될 것도 같다.


이래서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했나 보다.


처음엔 이런 선택의 드라마틱한 변화가 정말 의외라고 생각했는데 왜 그랬을까를 생각해 보니 이해가 가는 구석이 있었다.


A가 자기 소개에서 양육자를 만나서 실패한 경험이 있어 자녀가 없는 분을 선호한다고 말했던 것. 반대로 B는 자기가 자녀가 있으니 자녀가 있는 분이 더 낫고, 없어도 상관은 없다고 말했다. A의 발언을 존중한다. 내 자식도 키우기 힘든데, 남의 자식을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들겠나.


한 여성분이 상대방만 좋으면 자신이 아이가 없는데, 아이가 있는 분도 괜찮을 것 같다고 본인 말대로 근자감 (근거 없는 자신감)을 표시했다. ㅎㅎ 남의 아이 잘 키우며 사실 가능성도 있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포기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리고, 자신도 아이를 낳아서 자신의 아이와 그 남의 아이 둘을 키울 때 과연 자신이 낳은 아이와 차별 없이 잘 키울 수 있을까? 가능은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 본다. 그런 분이 있다면 정말 상 주고 좋은 사람이니 정말 잘 대우해 드리고 보살펴 드려야 한다고 본다.


그만큼 남의 아이 키우는 것이 어려워서 A가 그렇게 말한 것인데, 자녀가 있는 분들은 그 발언에 다 떨어져 나갔다. 더욱이, 내향형의 A와 달리, B는 적극적이고 남들 챙기고 활달한 편이라 더 점수를 땄던 것 같다. 앞서 말씀 드렸던 여성 분 중 한 분이, 다른 남성 한 분이 자신도 아이가 있고 상대방 여성 아이도 키울 수 있습니다. 라고 말했을 때, 마음을, 가슴을 울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얼마나 힘들었을 것이고, 가정을 이루어 자신의 아이도 함께 잘 키우고 예뻐해 주고 하길 얼마나 바라겠나.


남의 자식 키우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양육자와 교제도 실패한 A의 입장을 이해하긴 하지만, 재혼도 쉽지 않을 것이고, 재혼을 하고서도 더 쉽지 않을 것을 이미 결혼생활하고 아이를 낳아서 키워 본 분들은 더 잘 알고 신중하셨을 거라 본다.


이 글은 방송을 보면서 쓴 글이 아니다. 꽤나 자세하게 썼는데, 본의 아니게 시간 여유가 좀 있어서 그런지 재방송도 보게 되었다. 보통 다른 것 보느라 두 번은 잘 안 보는데, 이번 편은 두 번을 봤다. 볼 때마다 찡하고 울 뻔했다는 게 더 신기하다. 원래 아무리 슬픈 것도 두 번 보면 덜한 것이 이치인데, 그들의 사연이 정말 진했기 때문이라 본다. 모두 사랑도 잘 찾고, 화목한 가정 이루고,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이 글을 그들에게 보내 본다.


아름다운 9월 가을날 되시길~


2연속 0표. 잘 되셨으면 좋겠다. 방송에서든 현실에서든. 술도 줄이시고 담배도 좀 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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