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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 Nov 20. 2024

나의 올해는 이제부터 시작


https://brunch.co.kr/@6dad664f134d4c4/923


오늘 아침엔 새벽에 깼습니다.


중요한 날이라 그랬던 것 같아요.


출근하기 전에 여유가 있어 좀 더 잠을 청할까 하는데 정신이 점점 더 또렷해졌습니다.

해야 할 일들이 한 장 한 장 시나리오처럼 그려졌습니다.

지나 온 날들과 함께 말이죠.


그렇게 일어나서 개운하게 씻고 평소에 잘 입지 않는 아껴둔 옷들로 깔끔하게 입고,

새벽같이 집을 나섰습니다.

마치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말끔하게 챙겨 입었을 때처럼 말이죠.


맞습니다.

오늘 저는 어떤 중요한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설레는 만남처럼, 그 만남을 정해줄 기쁜 소식을 말이죠.


회사 구내 식당에서 주는 따뜻한 아침밥을 든든하게 먹고,

양치를 하려는데 칫솔도 쓴 지 조금 된 것 같아서 새 것으로 바꿨습니다.

별 것 아닌데 왠지 새로운 출발을 하는 느낌이었지요.


사실 좋은 소식일지, 어쩌면 실망스러운 소식일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냥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잘 될 거야.


그만큼 노력해 왔고, 최선을 다했어.

진인사 대천명.


부족했던 면이 생각나도 아쉽지만 잘했어.

그래도 잘한 면이 있으니 이번엔 잘 될 거야.

라며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고, 기도를 했습니다.

참 오랜만이었지요.


올해도 나름 열심히 살았지만, 솔직히 쉽지 않았습니다.


연초 start부터 내려놓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었고, 여러 시도를 했는데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거의 다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성공하지 못했을 때,

꽤나 충격을 받기도 했지요.


속된 말로 멘붕이 왔고, 거기서 mind control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stress를 잘 다루지 못했으면 우울증이나 공황장애가 올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리고 공황장애가 와서 약을 그렇게들 먹고,

정신과에는 예약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말에도 푹 쉬지 못하고 도서관에서 발전을 위한 준비를 하고,

폭염에도 책을 놓을 수 없어서 까페에 가서 몇 시간씩 앉아 있기도 했지요.


그 와중에 집에서 물이 터져서 바닥이 흥건하게 젖는 일까지 있고, 참.

가지가지한다 싶었습니다.


다행히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짜증보다는 이걸 어떻게 해결할까.

일단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강한지라,

최대한 웃으며 넘기고, 잘 대처하고 해결하며 살아왔습니다.


그 무더웠던 여름을 넘기고,

추석까지도 열대야 때문에 고생했지만,

어느새 가을이 곁으로 찾아왔고,

지금은 겨울로 가는 길목이 되었지요.


삶이 그런 것이고,

계절의 흐름처럼, 어렵고 힘들 때도 있고,

버티고 살아가다 보면 숨 쉴 틈도 있고 그런 것 같습니다.


이전 글에서 11월 첫날의 설레임을 말씀 드렸는데,

현실은 사실 그렇지 못했습니다.


새벽 비행기 값이 싸서 그런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줄에 깜짝 놀랐지요.

공항 버스에서 차창 너머로 한강을 바라보며 여유를 느끼긴 했지만,

앞을 보니 공항 가는 길에 새벽부터 무슨 차가 이렇게 많나 싶었지요.

막상 그 많은 사람들을 보니,

와 일찍 나와서 망정이지 늦게 나왔으면 비행기도 못 탈 뻔 했겠다고 싶었습니다.


한 시간 정도 라운지에서 편하게 이것 저것 먹고 쉰 후 여유롭게 탑승하려 했는데,

실제론 짧은 시간에 막 때려 먹고 겨우 비행기에 올랐지요.


다행히 동행한 분들이 좋은 분들이어서 출장길은 나름 순조로웠고 좋은 경험도 했습니다.

나중에 한번 정리하여 글을 남기겠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11월은 험난한 시간들이었어요.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평일에도 이어지는 schedule들.

회사도 다니고, 지방에 갈 일도 계속 생기고.


비행기에, KTX에 정말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면서,

정신없이 일정과 기회들을 소화했던 것 같습니다.


하루는 너무 힘들어서 저녁도 먹지 못하고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그대로 잠들어 버리기도 했지요.


그렇게 바쁘게 살다 보면 놓치는 일들도 생기고, 참 이래저래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다행히 peak를 넘어서 해야 할 일을 잘 정리하고 넘겼고,

그 다음 일은 다행히 조금 수월해서 잘 처리했지요.


그리고 운명의 이번 주. 가장 중요한 오늘.


모든 것을 새롭게 바꾸고, 좋은 일이 생길 거야 라는 믿음과 기도로,

다행히 원하던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자세히 쓰기에는 시기상조라 말씀 드리기 어렵지만 언젠가 구체적으로 써두겠습니다.

도움이 되실 분들이 있으실 것입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결과를 확인했는데,

다행히도 좋은 소식이었습니다.


내심 실패면 어떡하지.

그럼 다시 마음을 바로 잡고 해 나가야지.

했지만 그런 생각조차 당장은 하지 말자고 할 만큼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요.

이번엔 꼭! 무조건! 되어야 해.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기아가 한국시리즈 우승했으니 이번엔 내가 우승할 거야.

지난 번에 출장이 잘못되며 다른 일도 결과가 좋지 않았는데,

이번엔 출장도 잘 갔다 왔으니 이번엔 결과가 좋을 거야 라며,

자꾸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했지요.


좋게 생각하면 좋은 기운을 끌어 당기고, 긍정적인 일이 생긴다고 했던가요.


말할 수 없는 기쁨으로, 그 소식이 담긴 메일을 보고 또 보았습니다.

이런 것이 행복인지.

그동안 숱한 실패의 과정을 거치며 낙담했던 순간과,

다시 한번 도전하며 쉽지 않았던 시절이 떠올랐어요.


왠지 그동안 한번 실패 후 다시 도전해서 기어코 성공했던 다른 일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해외 자격증을 딸 때도, 어렵게 준비했다가 시험에서 떨어지고 나선,


아, 이거 두 번은 못하겠는데.


했다가 그래도 지금까지 해온 것이 있으니 한 번만 더 해보자.

도박도 아니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다음엔 나올 거야.

이번에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운이 없었어.


그렇게 잠시 쉰 다음 마음을 다잡고 재도전해서 결국 꿈을 이루었고,

지금은 그 자격증 심사를 하는 사람이 되었지요.


이런 걸 "resilience"라고 하나요?

회복 탄력성이라고들 하지요.


이번에도 안타까운 실패 후 운 좋게 다시 온 기회를 잡은 것인데 참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신기한 건 그때의 실패 후 그쪽에서 다른 제안을 해줘서 세상일이란 이런 건가 싶기도 했구요.


이번 주엔 올해 가장 큰 거래를 마무리해야 할 날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기치 않은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거래였는데 다행히 결과가 좋았고,

이 거래 성사일이 막상 다가오니 또 다른 설렘도 찾아옵니다.


큰 거래를 앞두고,

어떤 분들은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저는 걱정은 잘 하지 않습니다.

걱정하고 푸념만 하고 있다고 알아서 잘 되고 풀리진 않으니까요.


그 시간에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고,

문제가 있었을 때를 대비해서 해결책과 대안을 마련합니다.


마치 무대를 앞둔 가수가 걱정될 때 차라리 연습을 해서 완성도를 높이고,

실수 상황을 미리 경험해서 대비하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잘 되겠지요.

긍정과 함께 하는 철저한 준비는 결국 멋진 결과로 돌아옵니다.


큰 산을 넘었으니 이제 나머지 일들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나가서,

올해를 잘 마무리해보려 합니다.


그래서, 퇴근하고 이 쌀쌀한 저녁 이렇게 책을 보고 정리하고,

해야 할 일들을 하고 있어도,

좋습니다.


혹시 지금 쉽지 않은 인생을 살고 계신가요?


포기하지 마시고 될 때까지 끝까지 한번 해보시길 바랍니다.

힘들고 지치고 좌절할 때는 잠시 쉬어가세요.

하지만, 무너지고 모든 것을 다 내려 놓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하늘은 스스로를 돕는 자를 돕습니다.

시행착오도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더 나아지기 위한 과정일 수 있지요.


지금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면 나중에 다른 어려움이 있을 때에도,


그래, 그때도 참 어려웠는데 잘 해냈지.


이번에도 한번 잘해보자.


하며 해내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인생은 그런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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