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공기가 뜨거워지는 순간

너를 따라 달리다, 결국 나를 넘었던 밤

by 담숨

무릎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대,

발목 보호대를 착용하며

구름을 닮은 신발을 신는다.


천천히 내 몸속 모든 감각들을 깨우며

폐 속 가득 맑고 시린 공기를 채운다.

그도 나의 옆에서 힘차게 양손을 흔들며

내달리고 있다.


들숨과 날숨의 교차 끝에 시원한 바람이

코끝을 스치며 반짝이는 물가에 둥근달이

두둥실 떠오른다.


물가에 잠긴 가로등을 하나하나 세어가며

호흡에 집중하고 머리를 차게 식힌다.

서로의 숨소리만 가득 채운 그 순간


거친 호흡에 다시 천천히 시작하면

초승달을 그리며 환히 웃는 너의

눈망울이 보인다.


너의 따뜻한 한 손을 마주 잡고

조금은 빠른 걸음으로 나아가본다.

어느새 안정된 숨소리와


'갈까?'라는 너의 목소리가

이 레이스의 재시작을 알린다.

먼저 가는 등 뒤로 나 또한 움직인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이 레이스가

막을 내리는 순간은 포기하지 않고

너의 신발만을 바라본 나 자신이


어느새 너를 앞지른 순간이었다.

시린 공기가 차갑지 않고

뜨겁게 느껴졌던 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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