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 그래도 무섭다.

글을 끝마치며, 세상의 모든 영웅들에게

by 우로보로스

영감?

할 일도 없고(하고 싶지도 않고) 기분도 이상하겠다, 밀린 일기를 쓰려고 펜을 들었습니다. 딱히 쓸게 없다 보니 생에 마지막이 되면 나는 무슨 생각을 하게 될지, 어떤 선택들을 해갔을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미래에 대해 궁금해하게 되었어요. 저에게 최근 2년은 정말 많은 변화를 느끼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당장에 새롭게 환경이 변한 9개월 동안에도 정말 많은 '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후의 시간 동안은 어떨까. 시간이 좀 지나자, 그 생각은 무심코 걱정으로 바뀌어버렸습니다. 뭔가 중요한 게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게 뭐였을까. 추억? 관계? 행복? 언제부터 왜 이런 이유들을 찾게 되었는지.. 참.... 그러다 더 생각해 보니 내 결정에 만족하지 못할까 봐 겁이 나는 것이었죠. 장장 2시간 동안 이어진 인생고민, 과거회상. 그러다가 사람은 누구에게나 입체적인 모습이 있다는 말이 떠올라서,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읽어주신 모든 작가님들, 독자님들에게 감사합니다. 연재라는 형식을 써보는 것도 처음이고, 블로그나, 인스타 같은 플랫폼에 글을 써보는 것도 처음이라 신기했고, 귀찮아질 때도 있었는데 읽어주시는 분 계시니까 조금 써보고, 어떻게 해야 잘 연출할 수 있을까 고민도 해보고. 즐겁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어떻게 살아라, 어떻게 해야 한다, 이건 누가 봐도 이거다.' 이런 식의 확정 짓는 강요를 싫어하는 주제에, 직접 경험해 본 적 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연출한다는 것에 대해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주제가 주제다 보니, 무거워지거나 부정적인 감정들이 많아 분명 겪을 수도 있는 일이지만, 너무 내 마음대로 불행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글을 읽는 동안 최대한 타자의 시선으로 있을 수 있게, 불쾌감을 느끼지 않게 한 사람만을 주인공으로 하는 것이 아닌 최대한 여러 페르소나를 그려내려고 했습니다.



응원합니다!

갑자기 쏟아지는 무료함과 회의감, 내 복잡한 속은 몰라도 확실히 명쾌한 답만 내놓는 사람들, 어딘가 모르게 찝찝한 기분, 말도 안 되게 높아 보이는 벽에 절망해버리기도 하죠. 때론 세상에 분노를, 빛나는 누군가를 보고 열등감을, 나아가기에는 아직 나를 껴안는 미련도, 자책 속에 숨겨진 간절함도, 갑자기 외치는 용기 속의 초조함도, 분명 주변에 사람이 있지만 없는 듯한 고립감도, 결국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가벼움도, 이 모든 생각 이후 다시 찾아오는 현실과 이상에 대한 더 큰 좌절감도 있습니다.


그것이 어떤 삶의 태도가 되었든, 관계에 대한 길이 되었든, 행복에 대한 방법이 되었든 간에요.


비록 보상받지 못할지라도, 후회할지 모르겠더라도, 체념과 열망이 뒤섞여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이라면. 얼마나 어렵고, 고통스러운 길일지 보이더라도, 반드시 빛날 것이라고 믿으며 기꺼이 속아 넘어갈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역시 무섭죠. 하지만 이 무서움 속에는 간절함이, 우리의 열망이 너무 많이 숨어있습니다. 정말 많이 고민한 만큼, 나 자신을 믿고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도 두려워진다면. 그때는 그냥 다시 선택할 때인 것이겠죠.


그래도, '그대여 두려워 말라'라고 했을 때. 한 번만 기꺼이 속아 넘어가주시길.


저는 멈춘 사람은 있어도 뒤로 가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저는

두려움 속에서 헤매면서

오늘도 열심인 당신도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습니다.



절필..?그리고 깜찍한 경고문

처음 브런치에 도전하게 된 건. 나를 위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다시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어서였습니다. 그 마음을 지키고 싶어. 다른 장르는 다른 필명으로 도전해볼까 싶습니다.


N년동안 도망만 쳐와서 어떻게든 다 버리고 도망칠 자신은 있는데, 제 사람이 어떻게 되면. 저는 대체 누구를 흉내 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미 과분한 사랑들, 사람들을 만나왔지만 잠깐 도망쳤다가 다시 사람이고 싶을 때 돌아오겠습니다. 저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정말로. 영원을 살았더라면 좋았을 텐데요. 시간이 너무 아깝습니다. 밤하늘의 고고한 별을 쫓을지, 뜨거운 태양으로 가야 할지도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keyword
이전 13화기꺼이 속아 넘어가드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