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이 없다는 말의 의미

해답과 정답에 관한 고찰: 『수학이 필요한 순간』 서평을 중심으로

by 철분
수학은 정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 인간이 답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 『수학이 필요한 순간』(김민형 저)-


만약에 궁금해하시는 문제에 대한 ”정답이 없다. “라는 대답을 듣게 된다면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혹시 ”내가 무슨 대답을 하더라도 나름 일리 있는 주장이니까 괜찮다. “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시나요? 이번 글에서는 정답이 없어 보이는 문제를 어떻게 대하는가에 대해 논해보겠습니다.


세상에는 나름의 답을 알려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선생님은 공교육 교과목 및 비교과 과목에서 주어진 문제에 대한 정답을 가르쳐줍니다. 컨설턴트라는 분들은 기업이 당면한 문제에 대한 솔루션(해답)을 제공합니다. 우리 인생의 멘토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조언을 건넵니다. 그리고 살아가며 당면한 수많은 문제들에 대해 우리는 나름의 생각과 의견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누구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계시나요? 그리고 인생과 관계, 커리어에 있어서 어려운 질문에 대해 어떻게 답을 찾아나가고 계신가요?


한국 사람들은 공교육 과정에서 수학을 공통적으로 배우게 됩니다. 물론 학업 중에 수학을 포기하는 소위 “수포자”에 해당되는 독자 분들도 더러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수학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때로는 수학을 왜 공부하는지 모르겠다는 학생을 만나곤 합니다. 교실 밖에서 살아가면서 수학을 사용할 일이라곤 사칙연산밖에 없는 거 같은데 왜 이렇게 어렵고 복잡한 개념과 공식을 배워야 하냐고 투덜대면서 말입니다. 물론 그저 수학에 대한 흥미가 없어서, 또는 적성에 안 맞아서, 또 다른 경우에는 수학을 공부하기 싫은 핑계 삼아 이렇게 반문하는 학생도 있겠지만, "수학을 왜 공부하는가"라는 질문은 고찰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기에 김민형 교수님의 관점을 참고해서 이 질문에 대한 저의 견해를 펼쳐볼까 합니다.


김민형 교수님의 저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은 ‘인간은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가 ‘라는 부제목이 달려 있습니다. 즉, 수학은 인간의 심층적인 사고를 돕는 유용한 도구라는 것입니다. 잠시 학창 시절 수학 얘기로 돌아가보면, 수학을 통해 ‘수학적인 사고방식’을 배울 수 있다는 말을 선생님들로부터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수학은 그저 주어진 문제에 대해 숫자를 이용해 풀이를 적는 것처럼 보이는데, 어째서 이러한 과정 속에서 사고와 생각과 깊은 연관관계를 갖게 된 것일까요? 그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수학적인 접근방식을 사용해서 풀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답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먼저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학교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는 대게 정답오답, 2가지 경우만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높게 학업성취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과목별 평가시험에서 정답을 최대한 많이 맞히는 것이 중요하죠. 그러나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하는 문제는 어떤가요? 때로는 정답이 무엇인지 모를 때도 있고, 옛날에는 이것이 정답이었지만 지금은 정답이 달라진 경우도 있고, 동일한 문제에 대해 여러 개의 정답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그럼 이 중에서도 서두에 여쭤본 “정답이 없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걸까요?


세상에는 정답이 알려진 문제들이 많습니다. 주로 우리가 교실에서 배우는 것들입니다. 한글의 맞춤법은 무엇이고, 맞춤법에 맞는 글과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이 무엇인지 우리는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정답과 오답을 가리는 명확한 기준이 있기 때문이죠. 반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는 선뜻 대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과거에 한국 사회에는 가치 체계가 지금에 비해서 조금은 일원적인 때가 있었습니다. 사회적으로는 다수가 합의한 하나의 유사한 지향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대 한국 사회는 많이 다원화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추구하는 바도, 기준도 그만큼 다양해졌다는 말이죠. 다시 말해, 같은 질문에 대해서 개인과 집단이 다른 기준을 가지고 다른 대답을 제시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개인과 집단이 문제에 대해 내린 답이 과연 모두 다 옳은 답일까요? 우리가 내린 답을 빠짐없이 정답 또는 오답으로 분류할 수 있을까요?


문제에 대한 정답과 오답 이외에, 우리는 해답(솔루션)이라는 말과 현답으로 불리는 대답이 있습니다. 의견의 대립은 보통 동일한 문제에 대하여 누군가는 옳다고 생각하는 반면 다른 누군가는 틀렸다고 생각할 때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두 사람의 의견 중 누구의 말이 맞는 말이고,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이럴 때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추론입니다. 추론에는 크게 연역법과 귀납법이라는 두 가지 방법론이 존재합니다. 수학에서는 연역적인 추론과 귀납적 추론 두 가지의 영역을 모두 다루고 있습니다. 수학의 발전은 여러 가지 증명을 통해 이루어졌는데요, 증명을 통해 어떠한 가정이 옳은지 틀렸는지를 논리적으로 밝히게 됩니다. 글의 서두에서 인용한 것처럼, 김민형 교수님이 ‘수학은 인간이 답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라고 주장한 이유가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요?


연역적인 추론은 전제를 통해 결론에 도달하는 방법입니다. 삼단논법이라는 논증방식이 대표적인 연역적 추론에 해당되는데, 예컨대 ‘사람은 포유류에 속한다.‘라는 대전제에 ‘나는 사람이다.’라는 소전제가 결합되면 ‘나는 포유류에 속한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죠. 반대로 귀납적인 추론은 현상에서부터 출발해서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입니다. 귀납적 추론은 보통 기록과 관찰을 통해 이루어지는데요, 현상으로 드러나는 사실을 기반으로 일반적인 결론에 이르기 됩니다. 가령 가장 오래된 책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세상에 있는 모든 책들의 발행시점을 조사하는 거죠. 세상에 있는 모든 책을 조사해 본 결과 그중에서 가장 오래전에 발행된 책이 바로 가장 오래된 책이라는 결론이 도출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추론을 통해 우리는 언제나 정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세상에는 난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의를 기울여 살펴볼수록, 궁금증을 가지고 세상을 탐구하면 할수록 더 많은 문제들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살면서 그러한 문제를 마주했을 때 아무도 제대로 된 답을 대신 해주지 못한다면, 여러분은 과연 그 문제 앞에서 어떻게 하실 건가요? 요즘 인공지능(Artifitial Intelligence)이라는 기술이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인공지능 중에서 거대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됐는데, 이것들이 사람들이 묻는 말에 대답을 정말 잘하기 때문입니다. OpenAI라는 회사에서 ChatGPT라는 AI제품을 세상에 선보였는데, 모두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빠르고 정확 대답을 제시해서 많은 이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이는 인간이 그동안 축적해 온 방대한 언어 자료들을 기계에 입력해서 인간의 두뇌가 작동하는 구조(인공신경망)와 비슷한 방식으로 학습을 시켰더니, 꽤나 높은 수준의 대답을 내놓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제는 질문에 대해 인간도 대답을 하고 있지만, 기계도 대답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세상에서 살아가며 누군가는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하지만, 저는 좋은 대답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이 여러 가지가 있을 때, 그중에서 뭐가 더 좋은 대답이 될 수 있을까요? 먼저 우리가 그 대답을 질문에 대입했을 때 과연 말이 되는지 1차적으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정답이 주어진 경우에는 정답과 비교하서 일치하는지를 보면 되겠죠. 그러나 정답이 주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어떡하죠? 그럴 경우에는 최선의 해답, 또는 현명한 답변이 필요할 것입니다. 문제 상황에 대해 충분히 분석한 다음에, 질문의 의도에 맞게 답변의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서 가장 최선의 답을 내고, 마지막으로 그 해답이 과연 주어진 문제를 잘 해결하였는지 재차 검증해 보는 것이죠.


좋은 질문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어진 질문에 현명하게 대답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 또한 살아가면서 배워야 하는 중요한 지혜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어려운 문제로 씨름하고 계시는 분이 있나요? AI에게 물어봐도 사람에게 질문해도, 심지어 종교에 기대 봐도 풀리지 않는 난제를 품고 계신 분이 계시나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 마태복음 7장 7절 -

위에서 인용한 성경 구절처럼 언젠가 여러분들이 언젠가는 반드시 그 질문에 대한 지혜로운 해답을 찾게 될 것이라고 믿고 응원하겠습니다. 제가 본문에서 소개드린 수학이라는 도구도 AI라는 도구도 꽤나 유용하니,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필요하시다면 얼마든지 활용하셔도 무방하겠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보다 인류는 이미 많은 고민을 해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실지도 모릅니다.


해당 포스팅에서 다루고 있는 질문에 대해 충분한 대답을 제공해 드렸는지 독자 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여전히 많은 질문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으며, 도전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씨름하고 있습니다. 정답이 주어지진 않았지만 탐구하며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모든 분들에 응원을 말씀을 전하며 저는 이만 줄이겠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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