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의사 선생님 눈에서 광기를 봤다

by 유쾌한 주부저씨

예능프로그램을 보다

배우분이 나오셔서

피부과 박피썰 에피소드를

실감 나게 해 준 게 너무 웃겼다.


생각해 보니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써본다

나는 십 년 전 박피라기보다는

잡티 기미 암튼 얼굴에 검은색이

보이면 눈썹. 눈동자 빼고

다 레이저로 지져준다는

가정의학과(?) 그런 곳을 갔다.

(아~~~ 인터스텔라..

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아는 언니가 이곳이 가격도

저렴하고 유명해서 빨리 가야

기다림을 줄일 수 있다 해서

오전 일찍 만나 가봤는데


와~~ 유명하긴 유명한가 보다.


정말 성별관계없이 나이관계없이

오픈전부터 다양한 연령별로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영업시작을 알리고 순서대로

착착 앞으로 나가는데

간호사분이 기계처럼 얼굴에

마취크림을 발라주시고

순서대로 부르면 의사에게

불려 가는 시스템이었다.


드디어 내 차례..


나이 지긋한 의사 선생님이

웃는 얼굴로 맞이하셨고

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침대에 누웠는데 머리맡 위로

의사 선생님이 레이저펜을

쥐고 앉아계셨다.


"금방 끝나요"

하는 말과 함께

살타는 냄새가 나는데...


순간 레이저펜이 아닌 내가 모르는

흉기를 집어 들고 내 얼굴에 난도질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깊은 아픔이 느껴졌다.


지금도 아픈 기억밖에 없다!!


그만요 그만요~했지만

의사 선생님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참으세요~다 끝났어요 이러시는데

정말 당장이라도 일어나

뛰쳐나가고 싶었다


넘 아파서 눈을 떴는데

얼핏 스쳐 지나가 보이는

의사 선생님의 웃음을 봐버렸다.


진심!!

너의 얼굴의 검은색은 모두 지워주겠어!

그 웃음은 의지였던 거 같다.

광기 비슷한 것도 보였고,


뜻하지 않게 눈물 아닌 눈물을 보였고

드디어 끝났구나 하고 거울을 보는 순간

또 한 번 울어야 했다


얼굴이며 목이며 입술 위며

진짜 다 조사 놨다

온 얼굴이 빨간 흉터로 뒤덮여있었고

충격에 헤어 나오지도 못하고 집에 왔는데.


아이들이 내 얼굴 보자마자

엄마 어디가 아픈 거냐고,,

거의 울상이 되어가고

퇴근 후 날 본 신랑은

얼굴에 점 판 게 아니라

어디서 병을 얻어왔냐며,

얼굴에 큰 병이 걸린 것 같다며

나를 한동안 멀리했다


진심...


딱지 떨어질 때까지 내 근처에 오지도 않고,

스킨십도 안 했다...

아무리 그렇다고 저렇게 날 대하나 싶은 게

서운함이 밀려왔다.


그래! 너님이 그런 식으로 나온다면

상처 아물고 나 백설공주로 다시 태어나

너를 내 난쟁이로 삼으리!!라고

야무지게 다짐을 했것만?


아쉽게도 그렇게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진 못한 것 같았다.


상처뿐인 시술?이라고 해야 하나?

십만 원도 안 하는 가격에 혹해서

무지막지한 그 펜에 내 얼굴을 맡기다니

정말 그땐 몰랐었다.


그 이후로 피부에 대한 기대감은

놔버리고 지금은 더 이상 나빠지지 않게

홈케어를 나름 하고 있지만

물처럼 유유자적 흘러가는 세월과 함께

흘러내리는 내 주름을 ,잡티를,

주워 담을 순 없었다.


이 또한 받아들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