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항해 일지

오직 내 안의 나침반을 믿고 쓰는, 흔들리는 밤의 기록들

by Oscar Jung

[매거진 프롤로그] 밤의 조타석에 오르며


사람들은 인생을 항해에 비유하곤 한다. 대개는 샴페인이 터지는 호화 크루즈 여행을 상상하지만, 내가 겪은 바다는 그런 낭만과는 거리가 멀었다.

나의 바다는 칠흑 같은 어둠이었고, 예고 없이 덮치는 너울성 파도였으며, 때로는 나침반조차 믿을 수 없는 망망대해였다.

낮에는 잘 닦인 대리석 바닥 위에서 타인의 평온을 돕지만, 밤이 오면 나는 비로소 나만의 작은 배에 오른다.

이곳은 '야간 항해 일지'다.

오래된 지도 따위는 바다에 던져버렸다. 남들이 가는 항로를 따라가는 것은 안전할지는 몰라도, 그것은 내 항해가 아니다.

나는 흔들리는 조타석을 꽉 움켜쥐고, 검은 파도를 펜촉으로 가르며 나아갈 것이다. 비록 이 항해가 어디로 닿을지 아직은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침몰하지 않고 오늘을 기록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밤은 충분히 아름답다.


생각의 항해는 늘 밤에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멀리 있는 등대가 잘 보이지 않을 때, 우리는 오히려 더 진지하게 방향을 가늠하니까요.
이 기록들이 누군가에게는 작은 등대가 되면 좋겠습니다.
혹은 적어도, 스스로를 잃지 않기 위한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의 바늘이 되면 좋겠습니다.

첫 글을 시작합니다.


2026년 1월, 송도의 밤바다 앞에서. 선장(Captain), 기록을 시작하다.


#감성에세이 #에세이 #글쓰기 #야간항해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