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행 마지막 여정

by 바람꽃

오늘은 미국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아쉬움 가득한 캐나다를 뒤로 하고 다시 뉴욕으로 고고~

날씨는 약간 흐렸지만 오히려 시원해서 더 좋았고 시커먼 하늘은 이번 여행의 깔끔한 마무리를 위해, 마치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은 빗방울을 꾹꾹 참고 머금고 있다가 장시간 버스를 타고 미국으로 가는 동안 쏟아내서 감사했다.

휴게소에 들를 때마다 지인에게 나눠 줄 '메이플 시럽'을 찾으러 다녔다. 다행히 작은 편의점 같은 곳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미션 클리어!

하늘이 워낙 넓어서 한쪽에서는 비가 오는 반면 그 옆은 낮은 먹구름이 가득했고 또 다른 쪽 끝은 밝은 햇살이 내비치고 있었다. 우주에서 내려다봤을 때 '내가 희미한 점으로라도 보이면 다행이겠다'는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 크고 광활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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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의 그랜드캐년으로 불리는 '오저블 케이즘'은 2억년 전에 형성된 협곡으로 좁은 계곡을 따라 3Km 정도의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또한 깍아지르는 듯한 협곡 사이로 흐르는 계곡 물은 작은 폭포들이 합쳐져서 옆 사람의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소리가 우렁찼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물색 마저 짙은 검은색을 띠었다. 산책로 주변은 숲이 울창했는데 걷기도 수월하고 공기도 맑아서 건강을 챙겨간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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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버리 아울렛'은 220여개의 브랜드가 있는 미동부 최대규모 아울렛으로 쇼핑을 좋아하시는 분은 최애의 장소이겠으나 우리 부부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냥 둘러보는 정도로 빨리 끝났다. 식사 시간을 포함해 자유시간을 너무 넉넉히 줘서 봐도봐도 그것이 그것인 것 같고 달리 갈 곳도, 볼 곳도 없는 우리 입장에서는 조금 지루한 시간이었다. 식사는 가볍게 아이스크림과 햄버거로 때웠다.


시내로 가는 길에 미국 MZ들이 사랑한다는 최대의 잡화점 '트레이더 조'에서 쇼핑을 했다. 일반 마트와 비슷한 분위기인데 값도 저렴하고 물건도 다양해서 '내가 이 동네에 살았으면 단골이 되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햄이나 고기 종류를 덩이로 파는데도 가격이 무척 쌌지만 한국까지 싸서 가져갈 수 없으니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뉴욕의 인기 관광 명소인 '타임스퀘어와 록펠러 센터 광장'에 들르고 시내를 돌며 야경을 봤다.

우리의 마지막 일정을 아쉬워하는지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도 했지만 거리를 다니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가이드님이 맨하탄 야경이 가장 잘 나오는 명소를 알려주셔서 아름다움에 심취해 더 많은 컷을 남겼다.

어느새 일주일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고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다. 다행히 아프지도, 별탈도 없이 정말 꿈같은 시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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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아주 인상적이었던 것은 집집마다, 거리마다 크기가 다른 성조기가 걸려있었고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애국심도 함께 물결치는 것 같았다. 우리도 국경일 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국기를 게양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미국에서 캐나다로 향하는 도로를 지나는 내내 양쪽 주변은 온통 커다란 나무들이 즐비했고 드넓은 밭과 지평선이 끝없이 펼쳐지는 너른 광야였다.

누군가 '미국을 한 번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지 말라'고 했다는데 그래도 나의 미국 여행에 대한 이미지는 '아주 자유롭고, 푸르고, 넓고, 아름답다'는 편견이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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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캐나다까지 가는 동안 승객들이 지루할까봐 가이드님이 이야기도 많이 해주고 가끔 아재 개그도 섞어가며 엄청 수고해주셨다. 특히 승객들의 음악 신청곡을 받아서 한곡씩 들려주는 열의도 보여주셨다.

그 중 생각나는 아재 개그를 소개하자면,

1. 미국과 캐나다에 땅이 아주 많은 사람은 누구? 가수 남진(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2. 어느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피구를 하다 쓰러져 죽었다. 이유는? 금 밟아서

3. 아홉 글자를 두 글자로 바꾸면? 구글

4. 김밥이 죽으면 어디로? 김밥 천국

5. 미국에서 내리는 비는? USB

6. 학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피자는? 책피자


이번 여행은 최대한 가벼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재미있게 잘 보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언제 이렇게 시간이 금새 흘러가버렸는지 미처 깨닫기도 전에 아주 평온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모든 여정의 끝을 마주하고 있었다. 하필 한국으로 돌아가는 공항에서 수하물 기계가 고장나 3시간 정도 늦게 출발하고 결국 한국에서는 남편 캐리어가 더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이틀 후에 돌려받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의 추억이 가득 담긴 가장 중요한 핸드폰은 잘 지켜냈고 마무리까지 잘 해결되서 무척 감사했다.

남편의 표현을 빌리자면, 천방지축인 조그마한 마누라를 지키기 위해 고생이 많았다는데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곁에서 잘 챙겨 준 남편도 당연히 무척 고마웠다.


목포에 돌아오니 오히려 미국보다 날씨가 더 더웠다.

딸과 지인이 냥이를 위해 한번씩 방문해줘서 엄청 소심한 냥이도 잘 지내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이번 여행 덕분에 전부터 소원하고 꿈꾸었던 일들을 많이 이루었다. 모든 것이 감사했다.

역시 여행 후에 남는 건 사진이다. 내 기억보다 더 많은 사진이 남아 있어서 두고두고 오래오래 추억할 수 있어 행복했다.

미국에 있을 때는 한국이 생각났는데 정작 한국에 있으니 미국이 생각난다. 정확하게 어디를 들르고 무엇을 했는지 아련할 뿐 지금은 조각조각 쪼개진 기억만 조금씩 떠오르기도 한다.

7박 9일 동안의 미국 여정을 글로 남기려고 마음 먹었다가 나의 게으름 때문에 계속 미뤄지고 이제야 마무리를 한다. 글을 쓰면서 행복했던 지난 날을 되새기다보니 또 새록새록 몇 배의 감동과 기쁨이 느껴졌다. 역시 글쓰기를 참 잘한 것 같다.

이제 다시 제자리에서 나의 책임을 다하고 또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더 건강하게 잘 보내야겠다.


마지막으로 남편과 여행하면서 우리 부부에게 딱 알맞는 문구를 떠올려본다.

"행복은 혼자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옆지기와 어우러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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