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나라 '퀘벡'

by 바람꽃

- 5일차 -


날씨는 여전히 쾌청!

오늘은 토론토를 거쳐 몬트리올까지 갈 예정이라 새벽 5시10분에 출발한다고 했다. 아주 빡센 하루가 예상되었다. 잘 시간은 이제 겨우 4시간 정도 남았다.


아침 식사는 맥도날드에서 간단하게 햄버거를 먹고 토론토 시청에 잠깐 들러 인증샷을 남겼다.

토론토 시청은 구시청과 신시청이 함께 있는데 위에서 내려다 보면 사람의 눈동자 모양을 하고 있다고 했다. 건축가가 '모든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메세지를 담아 이러한 설계를 했다고!. 특히 신시청 건축물의 뒷면에는 창문이 하나도 없다는데 토론토의 겨울이 너무 길고 춥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듯한 구시청은 여전히 법원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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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청과 구시청


다음은 천섬이 있는 '킹스턴'으로 이동.

'천섬'은 캐나다와 미국 국경인 세인트로렌스 강 하구에 18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섬 하나하나에 각각의 별장들이 차지하고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집 한 채 겨우 들어갈 정도의 작은 섬부터 '사위가 결혼을 반대한 장모님을 여름 휴가때 모셔다 놓았다'해서 붙여진 장모섬 등 섬의 크기도, 사연도 아주 다양했다.

천섬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볼트 성’은 1900년, 뉴욕의 유명한 호텔 경영자 조지 볼트가 아내 루이즈를 위해 발렌타인데이 선물로 섬을 하트 모양으로 만들고 어마어마한 유럽식 성을 지었는데 4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사랑하는 아내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완공 6개월을 남겨놓고 건설을 중단한 채 섬에 다시는 찾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 후 70년간 방치되다가 미국이 성을 인수하여 다시 복원 작업을 했고 지금처럼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그 외에도 미국령과 캐나다령의 두 섬을 이은 세계에서 가장 짧은 '자비콘 국제다리'도 있었다.

또한, 천섬은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이 유래된 곳으로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외국인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아내를 기쁘게 해 주기 위해 요리사에게 특별히 요구해 드레싱을 만들었는데 소스의 맛이 마치 천섬의 다양함과 같다고 해서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했다.

이곳 역시 시시때때로 날씨가 자주 변해서 갑자기 안개가 낄 수도 있다고 가이드님이 미리 안내를 해 주었지만 우리는 정말 조상님이 도우신 덕분에 마음껏 구경하고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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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 성과 자비콘 국제다리


몬트리올은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큰 프랑스어권 도시다.

구시가지의 중심지인 '자끄 까르띠에 광장'에 들렀는데 몬트리올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영어보다 불어를 더 많이 쓰고 있어서 유럽에 온 느낌이 들 정도다. '노트르담 성당'은 몬트리올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잠깐 산책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 곳에서는 저녁식사가 '옵션'이었다. 한국에서는 비싸서 사먹기 쉽지 않은 킹크랩을 여기가 그나마 더 저렴해서 큰맘 먹고 주문했다. 나는 남편에게 기본 메뉴인 파스타를 시키고 킹크랩 한 마리를 나눠먹자고 했는데 먹는 거에 진심인 남편이 '이럴 때라도 한 마리씩 제대로 먹어봐야 한다'며 기어이 두마리를 시키고 결국 남편이 거의 한마리 반을 다 먹었다. 생각보다 질겨서 차라리 버터향 가득한 한국 킹크랩이 더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막 시작하려던 참에 버스킹을 하시던 할아버지 한 분이 들어오시더니 대충 자리 잡고 앉아서 아리랑을 포함해 여러 곡을 연주해 주셨다. 사실 손님이 많아서 무척 시끄러운데다가 우리처럼 방해받지 않고 조용히 식사하고 싶은 사람들도 있었을텐데 어르신이 더위에 고생하신다 싶어 박수도 열심히 쳐 드리고 팁을 조금 챙겨 드렸더니 아주 좋아하셨다. 우리도 덕분에 색다른 경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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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차 -


여행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는 느낌은 다가왔지만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른채 아주 빠른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오늘 목적지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도깨비 촬영지 '퀘벡'이다.

퀘벡에 도착해서 먼저 '몽모렌시 폭포'에서 케이블카를 탔다. 사실은 거대한 나이아가라 폭포를 이미 봤기 때문에 감동이 더 적었지만 나름 웅장하고 멋졌다. 원래는 왕복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는 코스였으나 일부러 폭포 위의 다리를 지나 건너편으로 걸어 내려갔다. 오히려 반대편 언덕에서 바라본 전경이 더 운치있고 볼거리도 많아서 아주 탁월한 선택을 한 것 같다. 특히 긴 계단을 내려오는 길목에서 쌍무지개를 볼 수 있어 더 기억에 남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내려오고 있는 흑인 학생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고 티슈와 사탕을 건네줬더니 너무나 좋아했다. 나도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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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깨비 드라마에서 촬영한 '샤토 프롱트낙 호텔'을 보러 갔다. 규모가 커서 멀리에서도 금방 알아볼 수 있을 만큼 훌륭하고 아름다웠다. 1893년에 세워진 호텔은 우리가 갔을 때는 한창 보수중이어서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호텔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것만으로도 너무나 황홀하고 뿌듯했다.

나는 사실 '도깨비 언덕에 꼭 올라서 보고싶다'는 바램을 가졌었는데 하필 전에 관광하던 어느 분이 그곳에서 미끄러져 다치는 바람에 관광객에게는 통제되었다고 했다. 많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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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5층 건물의 한 면 전체에 퀘벡을 빛낸 위인들이 그려진 '프레스코 벽화'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쁘띠 샹플랑 거리'를 걸으며 도깨비 드라마의 정취에 흠뻑 빠져보았다.

특히, 주인공들이 순간 이동하는 '빨간 문'은 실제로 보는 것과 드라마에서 본 것과는 완전히 느낌이 달랐다. 직접 가서 보니 여러 개의 점포들이 아옹다옹 비좁게 모여 있는, 별로 특별할 게 없는 좁은 골목이었다. 한국의 도깨비 드라마를 모르는 사람들은 '관광객들이 왜 저기에서 긴 줄을 서가며 사진을 찍는지 궁금해 했다'고 한다.

가이드님이 자유 시간을 넉넉히 줘서 드라마에서 봤던 여러 장소들을 찾아다니며 그때의 분위기나 상황들을 상상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점심 식사도 자유식이라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손짓, 발짓 해가며 맥주 한잔과 파스타 등을 대충 시켜 먹고 잠시나마 현지인이 된 기분으로 여유를 즐겼다.

숙소로 돌아와 캐나다에서 유명하다는 메이플 시럽을 사려고 급하게 마트에 들렀으나 폐장 시간이 채 30분도 남지 않아서 부랴부랴 영어로 써진 사탕만 몽땅 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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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는 특히 단풍나무가 많아서 가을에 오면 정말 예쁠 것 같았다. 물론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는 관광객으로 가득차서 어디를 가나 북적거리겠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더 방문하고 싶다.

처음 왔을 때는 캐나다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 별로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캐나다에 푹 빠져들고 있었다.

내일도 새벽 5시부터 일정이 시작된다는데 마음이 즐거우니 무엇을 해도 행복하고 기분좋게 받아들여졌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플래츠버그'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이제 시차에 조금 적응되었는지 잠든 순간부터 일어날 때까지 한 번도 깨지 않고 계속 잤다.

벌써 내일이 우리의 마지막 일정이라고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에 아쉬움이 조금씩 밀려들었다. 그동안 별일, 별탈없이 잘 지낸 것도 감사하고 아직 하루가 더 남아서 또 감사하다.

오늘도 감사한 하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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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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