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전 내가 봐온 며느리들은 대부분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결혼 생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며느리들은 왜이렇게 뚱한 표정일까? 대부분 시댁 욕을 하고 싫어한다. 저럴거면 왜 결혼했을까 싶었다.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고 시월드 라는 곳에서 만난 여러 며느리들도 비슷했다. 사위는 그래도 그정도로 뚱한 표정은 아닌데 유독 며느리만 그래 보였다.
먼저 며느리라는 어원부터 문제라고 생각했다. 원래부터 며느리, 올케, 아가씨라는 단어들을 나는 싫어했다. 며느리는 기생한다는 뜻의 '며늘'과 '아이'가 합쳐진 말로, '내 아들에 딸려 더부살이로 기생하는 존재' 라는 의미 라고 한다. 썰이긴 하지만 이런 뜻이 있다라는 게 돌고 있는 것 만으로도 쓰고 싶지 않은 단어 이다. 올케는 오라비와 계집의 합성인데 오라비는 오빠, 겨집(계집)은 여자를 낮추어 부르는 말이므로, 올케는 오빠나 남동생의 여자 라는 뜻이지만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아가씨 와 도련님 은 머슴이 주인댁 자녀를 부를때 주로 쓰던 말이 아닌가•••.
결혼 후 느꼈다. 나의 시어머니도 나를 사랑하지는 않는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당신의 아들과 함께살고 손주를 낳은 나를 걱정해주신다. 나 또한 혼자계신 내 남편의 어머니가 밥은 잘 드시는지 어디 아프시진 않은지 걱정이 된다. 가끔 말도 안되고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실 때도 있다. 밉다.
그렇다면 엄마는 어떨까? 엄마는 단 한순간도 미움은 없이 사랑만 있을까? 같을 순 없겠지만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딸같은 며느리' 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어도 '엄마같은 시어머니' 라는 말은 들어보지 못한거 같다. 왜일까?
아는 동생의 시어머니는 결혼초 '뭐해먹고 사니' 라는 말을 자주 물어봤다고 한다. 나같으면 큰 스트레스라고 생각이 들진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얘기했을거같은데, 그 동생은 그게 그렇게 스트레스였다고 한다. 별거 안해먹는데 감시당하는 느낌이기도 하고 아들에게 뭘 해줬는지 물어보는거 같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 뜻이 아니었겠지 그냥 결혼한 자녀의 식사가 궁금하셨을거다. (결혼전엔 별로 궁금하지 않던게 꼭 결혼 후 더 궁금해 하는 것 같지만...) 하지만 며느리는 왜 스트레스일까? 시어머니들의 며느리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도 기본적으로 며느리는 내 아들의 밥을 차려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거라는 게 깔려있어서가 아닐까?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사랑하지 않는다.
장모님도 사위를 사랑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본인이 며느리를 사랑하지 않는다는걸 감추지않지만,
장모님은 본인이 사위를 사랑하지 않는걸 감춘다.
단순한 몇마디로 정의 될 수 없는 관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