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湖水 아래의 脈搏

by 슈펭 Super Peng

​강변의 길은, 발을 딛지 않은 채 걷는 記憶의 지도다. 나는 그림자보다 늦게 도착하고, 강물은 그림자보다 빨리 사라진다. 외로움은 石化된 나무의 눈물처럼 맺힌다. 그 투명한 무게를 짊어지고서야, 비로소 계절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고요를 목격한다.


​애틋함이란, 폐허가 된 성벽을 덮은 이끼와 같다. 이미 무너져 내린 시간 위에, 생명력 대신 덧없는 미련으로 초록빛 무늬를 새기는 일. 저 멀리, 빛을 잃은 가로등의 희미한 원 안에서, 세상은 잠시 호흡을 멈추고 고독이라는 絶對의 온도로 얼어붙는다.


​우리가 선택했던 길들은 이미 깊은 흙 속에 묻힌 뿌리들처럼, 서로의 방향을 알 수 없는 채 엉켜 있다. 그 뿌리들이 품고 있는 것은, 한때 맹렬히 타올랐던 불꽃의 재. 길은 단지 방향의 문제가 아니라, 不在하는 것들의 목록을 채워나가는 행위였다.


​밤의 강물은 검은 비단처럼 흐른다.

표면은 차가운 침묵이지만, 그 밑바닥에는 아직 녹지 않은, 뜨거운 무언가의 脈搏이 희미하게 뛰고 있다. 그 미세한 떨림이 나를 이 긴 밤의 여백 속에 붙잡아 둔다. 애틋함은 외로움의 가장 깊은 곳에서만 들리는, 희망의 귀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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