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안간힘
지겨운 생리전 증후군.
나는 지겹도록 힘든 생리전 증후군을 앓고 있다.
이게 생리 전이라 감정 기복이 심한 건지, 원래 우울증이 있어서 그런 건지…
나는 여전히 구별하지 못한다.
혼자 있는 시간.
나는 글을 써본다.
이토록 힘들고, 지치고, 울적한 우울감을 떨쳐내보려
보이지 않는 안간힘을 써본다.
그런데 왜, 내 안간힘은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걸까.
왜 나는 늘 혼자서 안간힘을 써야 할까.
다들 누군가와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은데.
나에게도 남편과 아이가 있다.
너무나 소중한 그들.
그들과 함께 있을 때면 외로움이 사라진다.
하지만, 그들이 무언가를 하기 위해 나가기만 하면,
그들이 없기만 하면—곧바로 몰려오는 이 우울감.
욕을 한바가지 퍼붓고 싶을 정도로 우울하고, 무기력하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내 손을 바라본다.
시커멓게 타고, 주름지고, 예쁘지 않은 내 손.
나는 어려서 손은 다 그런 줄 알았다.
우리 엄마의 손이 그러했기에.
우리 엄마는 집안일을 많이 한다.
주방에서 세제도 많이 쓰고, 손이 늘 거칠다.
어릴 적, 엄마가 나를 쓰다듬으면 아프다고 짜증을 낸 적이 있다.
왜 그랬을까.
내가 엄마가 되어보니, 이제는 나도 손끝이 거칠어졌다.
그리고 오늘,
우리 아이가 내 손을 만지며 말했다.
“엄마 손이 따갑다…”
그래, 이 녀석은 아직 모르겠지.
언젠가 알게 될까? 아니면 모른 채 살아갈까.
아까까진 부모를 원망하는 글을 적으며
씩씩대고 화를 냈었는데,
왜 또 지금은 애틋하고 고마운 감정에 휩싸이는지 모르겠다.
도통 내 마음을 모르겠다.
미쳐버린 것만 같다.
사람은 다 이런 걸까?
또 나도 모르게, 눈에 눈물이 고인다.
그저 고이기만 해라. 떨어지지 말아라.
작게 바래본다.
그때,
우리 사랑하는 아이와 남편이 돌아온다는 전화가 왔다.
아이가 배가 고프다며 밥을 해놓으란다.
이 순간, 나는 다시 사랑과 행복감에 휩싸인다.
내 행동이 누군가의 배고픔을 없애주고,
누군가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다는 사실.
그게 감사하고, 행복하다.
소소하지만 큰 행복.
이런 게 사는 것 아닐까?
나는 울보다.
결국 눈물이 떨어졌다.
아름답게 손등에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뱃살이 있어서 배에 떨어졌다.
슬픔을 시작으로
미안함과 행복감으로 끝나는 글이라니.
두서없지만, 이게 내 스타일인걸.
나는 ADHD를 앓고 있다.
이걸 위안 삼고 싶진 않다.
하지만, 이 병의 특징 중 하나는 '말의 흐름이 두서없다'는 것.
그러니까, 나도 어쩔 수 없나 보다.
아, 애들이 돌아왔다.
“밥 해놓으라고 전화했잖아. 왜 안 해놨어?”
남편이 짜증을 낸다.
사랑한다고 말했던 건 취소다.
내가 밥순이냐?
나도 내 할 일을 하고 있었거든.
근데 그 말은 귀담아 듣지도 않고 그냥 지나간다.
이런 싸XX…
누군가에게는 별일 아닐지 몰라도,
내게는 이 모든 감정이 생생한 기록이자,
다시 살아가려는 안간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