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디자인에 처음 매료된 이유는 번거로운 후반 작업 없이 신속하게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 그리고 모션과 비주얼이 함께 구현되는 화려함 때문이었습니다. 디지털 디자인 업계에서 일한 지 벌써 20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수많은 고비가 있었지만 지금까지 업계에 몸담고, 회사를 운영하게된 동력은 무엇이었을가요.
초반에는 낮은 연봉과 고단한 야근, 그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사회적 입지 때문에 후회했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원동력을 곰곰이 되짚어보니, 결국 이 분야에 대한 깊은 확신과 미래에 대한 믿음이 저를 지금까지 이끌어왔다고 느꼈습니다.
디지털 디자인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디지털’이라는 단어가 이미 현대의 거의 모든 영역을 포괄하고, ‘디자인’ 또한 끝없이 확장되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DIGITAL DESIGN, NINEFIVE’라는 슬로건으로 회사를 운영한 지도 13년이 넘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저에게 디지털 디자인이란 형태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맥락을 설계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물리적 결과물의 유무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과 기술, 그리고 경험을 연결하는 사고의 방식입니다. 그래서 나인파이브는 디지털 디자인에 경계가 없다는 신념으로 나아갑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웹사이트, 다양한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어플리케이션, 영상, AR, VR, 미디어 아트 등 - 이 모든 것이 디지털 디자인의 세계 안에 있습니다.
디지털 디자인의 가장 큰 매력은 그 다양성과 무한한 가능성에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사용자의 요구, 시대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합니다. 그와 함께 디지털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역량 역시 폭넓어지고 있습니다. 사용성, 접근성, 반응형, 2D UI, 3D UI, 사용자 행태, 브랜딩, AI 등 - 디자이너는 여러 분야의 언어를 동시에 이해하고 통합해야 합니다. 이는 어려움이자 동시에 무한한 기회입니다.
또한 디지털 디자인은 높은 전문성을 요구합니다. 사용자와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설계, 디자인, 개발이 이루어져야 하며, 구현력과 퀄러티 양면에서 정교한 감각이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한 경험의 축적이 아니라, 이성과 감성이 균형을 이루는 통합적 사고가 필수인 영역입니다.
제가 추구하는 디지털 디자인의 원칙들
1. 직관적이면서도 함축적인 디자인
디지털 디자인은 사용성을 전제로 하지만, 단순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직관적이면서도 함축적인 디자인, 즉 복잡한 기능과 메세지를 시각적으로 압축해 표현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화면의 복잡성을 줄이되, 저옵의 핵심과 감흥을 함께 담는 것 - 그것이 진정한 단순함이라 생각합니다.
2. 혁신적인 구조와 탐색 방식
디지털 디자인에서 전체 구성과 내비게이션은 미적, 기능적 요소가 결합된 핵심 영역입니다. 단순한 콘텐츠 나열을 넘어, 사용자가 '탐험하듯 경험'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야 합니다. 스크롤, 제스처, 인터랙티브한 흐름을 통해 사용자가 디지털 공간 안을 자연스럽게 이동하도록 만드는 일, 그것이 디지털 디자인이 가진 진정한 가치이자, 사용자가 '몰입'을 경험하는 순간입니다.
3. 차별화된 디테일을 위한 정교한 노력
디지털 디자인에서 진정한 차이는 5%의 디테일을 위해 95%의 노력을 들이는 데서 생깁니다. 각 요소의 크기, 간격, 움직임 하나까지 세밀하게 설계해 사용자가 무의식적으로 이해하고 반응하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보이지 않는 완성도'입니다. 이 정교한 설계는 불필요한 복잡성을 제거하면서도 질서와 유기적 흐름을 결합해 조화로운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 냅니다. 결국 세밀한 디테일이 감동을 만들어내고, 그 감동이 브랜드를 차별화합니다.
직관적이면서 함축적인 디자인, 혁신적인 구조와 탐색 방식, 그리고 차별화된 디테일을 위한 정교한 노력. 이 세가지가 제가 추구하는 디지털 디자인의 핵심 원칙입니다. 언젠가 이 원칙들을 바탕으로 좀 더 확고한 디지털 디자인 미학을 완성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