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을 알아주고 달래주는 위로의 책을 만나다
지구걱정 좀 한다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하지만 정작 자기 자녀는 예외이거나, 자기의 먹거리가 예외이거나, 자기의 소비가 예외이거나, 자신이 일터와 괴리가 있거나, 자신의 신앙과 괴리가 있거나....
혹은 자연물에 더 관심이 있거나, 먹거리에 더 관심이 있거나, 쓰레기에 관심이 있거나, 비인간생물에 관심이 있거나, 약자에 관심이 있거나, 정책과 제도에 관심이 있거나, 지식의 확장에 관심이 있거나, 과학기술에 관심이 있거나....
그렇게 각양각색이며 집중하는 분야도 다르다. 그래서 그들도 고군분투하고, 나도 고군분투한다. 옳은 방향이라 여기며,,, 하지만 결국 외롭다. 그렇다 외롭다는 말이 딱 맞다. 사무치게..말이다
그러기에 나를 돌봐야 지구를 돌보는거야... ! 라며 서로를, 각자를 위로한다. 그렇게 항상 내가 어찌하지 못할 외부환경과 맞닥뜨렸을 때, 남과 다르게 사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유독, 가끔, 아주 가끔이지만 힘들때 오는 그 어려움이란 ..
결국 나를 돌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는 그 외로움에 사뭍친다.
그래서 오늘 나는 내가 그리도 좋아하는 감자칩 과자한봉지를 내돈주고 사들고 대학원 수업으로 간다. 팜유가 들어있어서, 인도네시아의 숲을 내가 파괴하곤 싶지않아서 과자를 내돈주고 사먹지 않겠다는 결심이 무너진 하루다. 남이 남겨둔, 혹은 어쩔수 없이 얻게 된, 내 의지가 전혀반영되지 않는 과자를 먹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잘 사먹지 않던 그 과자 바로 그 과자를 한봉지 사서 빈 교실로 간다.
오늘 나를 어택한 건 바로 11월 24일에 실시하고자 했던 일회용품규제 철폐뉴스이다.
임상준 환경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1년 계도기간에도 공동체 내 충분한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원가 상승과 고물가, 고금리, 어려운 경제 상황에 고통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규제로 또 하나 짐을 지우는 것은 정부의 도리가 아니다"고 밝혔다. "종이컵을 규제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일회용테이크아웃잔이 종이컵이 일회용빨대가 편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정작 누군가는 처리해야하고 한번 입대고 버려지는 쓰레기들에 대해 우리가 처리비용을 내고 내 손이 아닌 누군가의 손을 거쳐서 소각장까지 이동한다. 하물며 거리를 걸으며 먹는 일회용테이크아웃잔은 내 손을 불편하게 하여 거리에 쉽게 버려진다. 그런데 오늘 환경부는 쉽게 버리고 쉽게 쓰라며 환경을 포기하겠다, 책임지지 않겠다고 선언하다. 이 발표는 우리나라의 쓰레기 문제를 포기하겠다, 책임지지 않겠다.와 같다. 또 이 발표는 너무 어거지다. 환경부인가 환경파괴부인가..
살펴보자면 1년의 계도기간동안 식당과 카페에서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것이 조금씩 정착되고 있는 와중에 종이컵만 규제를 풀면 오히려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종이컵은 되고 플라스틱컵은 왜 안돼? 라는 반응은 당연할 것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짐을 지운다? 컵떡과 오뎅을 파는 상인에게 어려움을 가중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누구나 아는 사실 아닌가?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프랜차이즈와 대형카페, 식당을 말하는 것이다.
또한, 다회용숟가락과 젓가락은 쓰면서 종이컵으로 위생을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종이컵을 규제하는 나라가 우리나라뿐이라고?? 당연하다!!! 어느나라도 식당에서 물을 공짜로 주는 나라가 없다. 다 사먹는다! 그러니 종이컵이 셋팅되어 있지도 않는다. 하물며 유럽은 생수병에 주고 이 생수병인 공병재순환을 통하여 다시 재사용되고 있다.
우리는 어떤 나라를 원하는가? 어떤 제도와 정책을 원하는가? 곰곰히 생각해봐야 한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녹색우울을 겪는다.
내가 지구돌봄을 위해 무엇이라도 하자!! 라며 내가 가장 먼저 실천할 수 있었던 것들을 미친듯이 해나갔다.아직도 결심한 그 날이 선명하다. 옷을 입고 장갑을 끼고 비닐봉투 하나를 들고 쓰레기를 줍겠다고 동네를 돌아다녔던 나의 용기있고 어리벙벙했던 그 날...
하지만 세상의 변화와 주변의 변화는 무던히도 참으로 느릿느릿 거북이와 같다. 그런데 또 돌아보면 변화하고 있다. 다만 내가 그 시간동안 쌓인게 너무 많을 뿐인거다. 분노가, 외로움이, 불평이 쌓인거다.
그래서 위로 받고 싶었다. 이 시스템에 엮여 살수 밖에 없는 나라는 존재가 이 땅에서의 삶이 조금 덜 힘들고 싶어서 다시 이 책을 지하철에서 펼친다.
서문- 생태주의 는 내 눈을 뜨게 해준 대가로 내 삶을 조금씩 갉아 먹었다. 한번 눈을 뜬 이후로는 두번 다시 감을 수 없었다. 나는 사라져가는 생물종과 망가져가는 풍경을 위해 울었고, 화학물질 오염 때문에 크고 작은 원자력 사고들 때문에 그리고 수많은 태풍의 눈으로 빨려들어간 사람들 때문에도 울었다
지난 3년간의 내 이야기를 나 대신 하고 있는거 같았다. 세상과 싸우고 가족과 불화를 일으키고, 그러면서 폭우로 목숨을 읽고, 산불로 집을 잃은 사람들로 인해 울었다.
결론- 결국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 녹색우울을 깊이 들이 마시자라는 것이다. 인간중심주의의 높은 대죄 위에서 굴러 떨어지자. 붕괴를 받아들이자. 이 고통스러운 통과의례는 겪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직시하자. 이 생태우울의 단꼐를 지나고 나면 우리 각자 안에 잠을어 있는 창조적 에너지가 해방되길 원한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고 함께 모이고 어렵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같이 미래를 논의하고 반란을, 저항을. 회복을 도모하자.
그래,, 우리 생명과 평화를 노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