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을 가꾸고 있습니다-곤충 편 2

정원과 텃밭, 숲을 거닐며 곤충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8월, 매미소리가 우렁차다. 참나무와 벚나무가 울창한 세평숲(영종도 세계평화의 숲)을 거닐며 들리는 매미소리조차도 울창하다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한 나무의 기둥에, 잎사귀에 탈피한 매미의 흔적이 주렁주렁 달려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올여름에는 밤산책을 하며 매미가 우화 하는 모습을 아이들과 꼭 함께 보고 싶었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우리 집의 미션 중 하나인 1일 1 생명체 찾기 미션의 특별이벤트다! 매미 우화장면을 먼저 찾는 사람에게 미션 쿠폰을 3개 날리는 것!! 역시나, 미션 쿠폰의 힘은 아직 살아있다!

늦은 저녁 9시 세평숲은 고요했다. 매미도 쉬고 있나 보다. 핸드폰의 플래시를 켜고 나무를 훑어보았다. 아직 등이 갈라지지 않았지만 준비 중인 매미들이 유독 눈에 띈다. 앗!!! 탈피하려 등이 갈라진 매미, 청록빛과 에메랄드 빛의 요 매미를 우리는 30분 넘게 관찰하고 또 관찰했다. 두근두근, 아,,, 저 6개의 다리가 다 힘을 내주고 코어에 힘이 들어가야 거꾸로 매달린 몸을 일으켜 세우는데.... 아.... 힘내라!힘! 힘내라! 힘! 매미야! ~~힘내라!!! 를 연신 마음으로 조용한 목소리로 외친다. 발은 동동 오도방정을 떨면서 말이다. 으읍...조금씩 힘을 낼 때마다 몸을 떠는 매미, 몬가 산고의 고통이 느껴진다.


내가 두 아이를 낳을 때 느꼈던 감정처럼... 매미의 기다랗고 얇은 주둥이는 나무의 수액을 빨아먹기 좋게 길고 가늘게 뻗어 있고 옥빛의 날개는 접혀있는 채로 나와 서서히 아주 서서히 펼쳐지는 모습이 참 신기하다.

아이들은 핸드폰의 플래시가 매미를 괴롭히는 게 아니냐 하니 영상도 중간중간 간신히 찍는다. 그러나 기다림이 어려운 아이들은 다른 나무를 헤매고 찾는다. 이미 탈피하고 몸을 말리는 매미도 하나 둘씩 발견한다. 이 얼마나 연약하고 취약한 상태인가? 어떤 매미는 등이 갈라진 채로 죽고, 어떤 매미는 짝짓기를 하다가 죽은 채로 발견되고 어떤 매미는 탈피 중에 혹은 몸을 말리는 과정에서 새와 거미의 공격으로 생을 마감할지도 모르겠다. 짧게는 3년 길게는 17년의 시간을 기다려 단 2주를 성충으로 살다가는 매미에게 그 위험을 감수하는 찰나 같은 그 짧은 시간은 참 화려하고도 빛난다. 그리고 자신이 그토록 목숨 걸고 지켜야 하는 희생과 맞닿아있다.

매미우화를 살피는 동안 우리의 피를 모기와 맞바꾸었지만 이 또한 아이들과 너무 좋은 추억일 거 같다. 다음날 다시 세평숲을 찾아가려 집을 나선다. 그런데 우리 집 마당에 매미가 힘없이 있는 게 아닌가? 둘째는 나무에 올려주자며 다시 매미를 나무기둥에 두었지만 힘없이 뚝 떨어지려 한다. 이은이에게 나는 "이제 번식을 하고 생을 마감하나 봐~ 우리 땅에 매미를 돌려주자."라고 이야기했다.

세평숲으로 가서 우리가 만난 매미는 이미 날아가고 없지만 탈피된 매미허물을 가져왔다. 아이들은 아마도 추억을 가져오는 거겠지? 우리에게 매미는 단지 여름에 시끄럽게 울어대는 존재가 아닐 거 같다. 매년 8월은 매미와 함께 우리 가족의 여름밤의 시간도 소중한 소리로, 향기로 기억될 것이다.

이은이의 일기속 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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