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있는 무인도에서 살기 vs 도시에서 사람들과 소통 않고 살기
나는 ‘스마트폰 있는 무인도에서 살기’를 선택하겠다. ‘스마트폰’의 존재가 대표하는 포기할 수 없는 가치들이 있기 때문이다.
질문을 재해석해보자면, 우선적으로 ‘물리적 거리’와 ‘심리적 거리’ 중 어떤 것이 더 극복하기 쉬운지를 따져야 할 듯하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물리적 거리’가 훨씬 극복하기 쉽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현재 대면 소통보다 비대면 소통을 더 많이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카카오톡 메신저와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의 비실시간 SNS부터 전화통화, 보이스톡, 페이스타임 등의 실시간 의사소통까지. 이러한 비대면 의사소통은 코로나 2년을 거치며 더욱 확장되었다. 학교 수업과 회의, 스터디부터 시작해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활용해 친구들과 함께 맥주 한 잔을 즐기는 ‘줌맥’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콘텐츠 업계 역시 ‘시청자들과의 의사소통’이라는 가치를 받아들여 다양한 인터렉티브 콘텐츠들을 선보인다. 이렇듯 '물리적 거리'의 중요성이 점점 사그라드는 흐름 속에서 단순히 생활의 편리함을 위해 의사소통을 포기한다는 것은 전혀 합리적이지 못하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포기할 수 없는 가치가 또 있다. 바로 ‘관심’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생존을 위해 집단을 이루고 서로의 협력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동료들의 관심을 끌고자 하는 본능이 DNA에 각인되어 있다. ‘연예인’ 혹은 ‘인플루언서’ 등의 직업이 그런 ‘관심 끌기’의 DNA가 현대사회에 들어서 부각되기 시작한 예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천성을 타고난 소위 ‘관종’으로서, 무인도라는 공간이 남들의 관심을 끌기에 더없이 매력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무인도에서는 끊임없이 남들은 쉽게 하지 못할 경험들에 노출될 수 있고, 이는 분명 그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훌륭한 콘텐츠로 재탄생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든든한 조력자와 함께 무인도에 사는 자연인 생존 유튜버로서 제2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타인과 단절된 도시 은둔자로서 배부르고 등 따뜻한 삶을 살아가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고 행복할 것이라 자부한다.
물론 무인도에서는 의식주 해결부터 시작해 생존과 관련된 수많은 기본적인 어려움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스마트폰이라는 든든한 조력자가 있다면 헤쳐나갈 수 있다. 불 피우는 법, 집 짓는 법, 낚시하는 법 등을 구글에 검색만 해도 수많은 게시물들이 나온다. 또한 ‘인간 vs 자연’, ‘정글의 법칙’, ‘나는 자연인이다’와 같은 프로그램부터 무인도 혹은 생존과 관련된 유튜브 영상들까지 수많은 콘텐츠에 이미 답이 제시되어 있다. 또한 외로울 때면 친구들, 가족들과 언제든 연락할 수 있고 심심할 때면 게임, 영화 등을 마음껏 즐길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스마트폰은 분명 ‘캐스트 어웨이’의 윌슨을 능가하는 말동무이자 정신적 지지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