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가에서 아우리로, 마음의 방향을 다시 세우다
그동안 써온 이름과 작별하려 합니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하던 때, 저는 ‘정작가’라는 이름으로 제 글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그 이름은 익숙했고, 든든했습니다. 군을 떠나 처음으로 ‘나의 언어’를 만들던 시절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문득 깨달았습니다. 그 이름으로는 이제 제가 되고 싶은 사람을 다 담기 어렵다는 것을요.
군에서의 저는 언제나 명확한 답을 찾는 사람이었습니다.
질서와 판단 속에서 움직였고, 글을 쓸 때도 정답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전역 후 새롭게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를 공유하며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정답보다 더 중요한 ‘이해의 시간’이 있다는 것을요.
그들의 눈빛 하나, 말의 틈새 하나에도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저는 다시 배우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세상을 조금 다르게 보고, 조금 다르게 듣고 싶다고요.
빛이 강한 낮보다, 고요한 밤에 더 멀리 보는 존재처럼요.
그런 마음으로 떠오른 이름이 ‘아우리(Auri)’였습니다.
‘Auri’는 부엉이(owl)와 우리(us)의 합성어입니다.
부엉이는 단지 지식을 전하는 존재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빛을 감지하고, 세상의 조용한 소리를 들을 줄 아는 존재입니다.
저는 그런 부엉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되, 늘 ‘우리’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생각하고, 함께 자라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아우리’는 이제 저의 또 다른 시작입니다.
군복을 벗고, 새로운 만남을 이어가며, 글로 이어진 삶의 길 위에서 저는 다시 배웁니다.
천천히 함께 생각하는 법을, 그리고 소리를 내기보다 조용히 듣는 법을요.
이제부터 저는 ‘정작가’가 아닌 ‘아우리’로 글을 씁니다.
이름은 바뀌지만 마음은 같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조금 더 조용하게, 조금 더 따뜻하게 세상을 바라보려 합니다.
햇살 아래서 함께 걸어가 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