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내의 정의 1- 형평성과 평등성
*Organizational Justice는 조직 내 정의 또는 조직공정성으로 불립니다.
캐나다에서 조직행동(OB) 대학원에 다닐 때의 일이다. 조직행동연구 수업에서 인종에 따른 평등한 정책이 정의로움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과, 그들의 회사에 대한 만족도로 이어질 수 있다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
비교적 최근에는 회사대표님과 형평성과 평등성 어떤 게 더 중요하고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긴 시간 대화를 나누었다.
여기서 몇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형평성과 평등성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가? 형평성과 평등성은 어떻게 다른가? 둘 다 좋은 거 같은데 같이 적용이 가능한가?
첫 질문부터 생각을 해보자면, 형평성과 평등성은 정의로운 조직을 만들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조직 내에 정의(organizational justice)는 왜 필요한가? 조직행동학 측면에서 보면 직원들이 회사가 정의롭다고 느낄 때, 여러 가지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조직에 대한 신뢰, 근무 만족도, 일에 대한 몰입, 성과의 정도, 월급에 대한 만족, 직원개인의 건강이 상승할 수 있다. 그리고, 조직 내 스트레스, 이직의도, 비생산적인 행동이 줄어들 수 있다(Cropanzano et al., 2005; Elovainio et al., 2010; Greenberg & Colquitt, 2013). 즉, 정의롭다고 느끼는 것 자체로 직원에게 보상이 될 수 있다. 결국 직원들에게 좋고 회사에게도 좋다.
그럼 직원들은 언제 조직이 정의롭다고 느낄까? 많은 요인 중에 형평성과 공평성이 그 중심에 있을 수 있다 (Blakely et al., 2005). 그리고 조직의 형평성과 공평성에 대한 가치관이 곧 회사 인적자원관리(HRM) 전체 방향을 가이드할 수 있기 때문에 먼저 다루어 보고자 한다.
우선, 조직 내에서의 정의(organizational justice)는 무엇일까? 조직 내에서의 정의는 세 가지 측면에서 인식될 수 있다.
1. 분배적 정의 (Distributive Justice): 분배적 정의는 자원, 보상, 승진 등이 구성원들 사이에 얼마나 공정하게 분배되는지에 대한 인식과 관련이 있다. 이는 "누가 무엇을 받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2. 절차적 정의 (Procedural Justice): 절차적 정의는 의사결정 과정이 얼마나 공정하게(일관성 있고 편견없이) 진행되는지에 대한 인식을 나타낸다. 이는 "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는가"에 초점을 맞추어져 있다.
3. 상호작용적 정의 (Interactional Justice): 상호작용적 정의는 개인이 조직 내에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대우의 공정성에(존중, 정중함) 대한 인식을 나타낸다. 이는 "사람들이 어떻게 대우받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다음은, 형평성(equity)과 평등성(equality)에 대해 알아보자. 형평성과 평등성은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일 수 있다. 나는 아래의 그림을 보고 형평성과 평등성에 대해서 가장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사과(보상)를 특정 기준 없이 누구에게는 주고 누구에는 안 준다면 그것은 불공평하다고 할 수 있다.
사과(보상)를 딸 수 있게 모두에게 같은 높이의 사다리를 나무로부터 같은 위치에 제공해 준다면 그것은 공평한 대우라고 할 수 있다.
사과(보상)를 딸 수 있게 모두에게 사다리를 제공해 주지만, 대상의 현재 키와 위치를 고려하여 그에 맞는 높이의 사다리를 적정한 위치에 놓아주면 그것은 형평성 있는 대우라고 할 수 있다.
즉,
형평성(equity)은 개인의 상황이나 조건을 고려하여 맞춤형 기준을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평등성(equality)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의(justice)는 각자의 상황과 조건을 고려하여 적절한 기회와 자원을 제공함으로써 모두가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면 상황에 맞게 어떨 때는 형평하게 어떨 때는 공평하게 하면 되잖아 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말처럼 쉽지 않다.
조직 내에서 정의에 대한 인식은 분배, 절차, 그리고 상호작용 세 가지 측면에서 형평성과 공평성을 어떻게 적용시켰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다시 말해, 승진, 연봉, 성과급과 그것들의 결정과정, 그리고 매일의 상호작용 등 수많은 상황에서 형평성과 공평성을 잘 설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직원들은 회사가 정의롭고 나에게 공정한 대우를 해준다고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조직에서는 형평성 있게 직원들을 대우해 준다고 생각했는데, 직원들은 평등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는 나름의 분명한 기준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지급 한다고 해보자. 하지만, 결과적으로 백인직원들의 평균 성과급이 흑인과 동양인 직원들의 평균 성과급 보다 낮았다. 그렇다면 백인직원들은 회사정책이 불공평하다고 불만을 가질 수 있다. 결국, 회사가 정의롭지 못하다고 인식될 수 있다.
이렇듯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인식에 있어서 합이 맞아야 비로소 정의롭다고 생각되기에, 이것을 어떤 범위로 어떻게 적용하는게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음글에서는 조금 더 자세한 상황에서 형평성과 공평성을 어떻게 적절히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References
Blakely, G. L., Andrews, M. C., & Moorman, R. H. (2005). The moderating effects of equity sensitivity on the relationship between organizational justice and organizational citizenship behaviors. Journal of Business and Psychology, 20, 259-273.
Cropanzano, R., Goldman, B. M., & Benson III, L. (2005). Organizational justice. Handbook of work stress, 6, 63-87.
Greenberg, J., & Colquitt, J. A. (2013). Handbook of organizational justice. Psychology Press.
Elovainio, M., Heponiemi, T., Sinervo, T., & Magnavita, N. (2010). Organizational justice and health; review of evidence. G Ital Med Lav Ergon, 32(3 Suppl B), B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