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감정들

by NeoOh

가끔은 어떤 감정이 드는데 그게 기쁨도 아니고, 슬픔도 아니고, 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아닌 것도 아니다.

정확한 말이 없다. 그래서 설명하지 못하고, 그러니까 공유하지 못한다.

마음 한쪽에 조용히 웅크린 채 언제 왔는지도 모르게 자리잡고, 그저 가만히, 내가 무너지는 틈만 기다리는 감정.

그건 이름을 붙이지 못해 더 오래 남는다. 말로 뱉지 못해 해소되지 않는다.

이름 없는 감정은 분류되지 않은 기억처럼 의식 아래에 가라앉는다.

그리고 어느 날 말도 안 되는 타이밍에 불쑥 올라온다. 향기 하나, 빛 하나에 툭 건드려진 채.

나는 아직, 그 감정을 부르지 못한다. 그저, 그 감정이 나를 먼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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