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와 미켈란젤로가 되길 바란다

by NeoOh

“의욕적으로 일하려면 실수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은 흔히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면 훌륭하게 될 거라고 하지. 하지만 그건 착각이다. 너도 그런 생각은 착각이라고 말했잖아. 그들은 그런 식으로 자신의 침체와 평범함을 숨기려고 한다.

사람을 바보처럼 노려보는 텅 빈 캔버스를 마주할 때면, 그 위에 무엇이든 그려야 한다. 너는 텅 빈 캔버스가 사람을 얼마나 무력하게 만드는지 모를 것이다. 비어 있는 캔버스의 응시, 그것은 화가에게 "넌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라고 말하는 것 같다. 캔버스의 백치 같은 마법에 홀린 화가들은 결국 바보가 되어버리지. 많은 화가들은 텅 빈 캔버스 앞에 서면 두려움을 느낀다. 반면에 텅 빈 캔버스는 "넌 할 수 없어" 라는 마법을 깨부수는 열정적이고 진지한 화가를 두려워한다.

캔버스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도 무한하게 비어 있는 여백, 우리를 낙심케 하며 가슴을 찢어놓을 듯 텅 빈 여백을 우리 앞으로 돌려놓는다. 그것도 영원히! 텅 빈 캔버스 위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삶이 우리 앞에 제시하는 여백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다. 삶이 아무리 공허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더라도, 아무리 무의미해 보이더라도, 확신과 힘과 열정을 가진 사람은 진리를 알고 있어서 쉽게 패배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난관에 맞서고, 일을 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간단히 말해, 그는 저항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 빈센트 반 고흐

텅 빈 캔버스와 마찬가지로 내 삶도 무한하게 비어있는 여백일 때가 있다. 자칫하다 캔버스를 망쳐버리진 않을까 두렵고,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붓을 쥔 채 바보처럼 멍하니 서 있다.

나는 반 고흐가 되길 바란다. 용기를 내서 그리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붓에 물감을 묻히고 캔버스에 색칠을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는다. 사실 무섭다. 그림이 망하면 어떡하지. 내가 캔버스 안에 담고자 하는 것을 잘 표현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내 실력이 부족하면 어떡하지. 애초에 내가 그림으로 담지 못하는 것이었다면 어떡하지. 여러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누군가 미켈란젤로에게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아름다운 조각상을 만들 수 있느냐고. 미켈란젤로가 대답했다. 대리석에서 천사를 보았고 천사가 자유롭게 풀려날 때까지 조각을 했노라고.

나는 미켈란젤로가 되길 바란다. 내 마음 속 대리석 속 안에 어렴풋이 보이는 용기가 자유롭게 풀려날 때까지 불안 두려움 나태 절망 걱정을 모두 깎아내고 싶다. 다비드 상 같은 용기를 조각하고, 별이 빛나는 밤 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

나는 반 고흐와 미켈란젤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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