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월급으로 가정을 지킬 수 있을까?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

by 직장인 J씨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벌써 5년이 흘렀다.

처음엔 월급이 적어도 혼자 사는 데 큰 불편이 없었다. 간단한 음식 배달, 소소한 취미. 그 정도면 충분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나서부터 계산기가 달라졌다. 전세 자금, 미래 태어날 아이를 위한 교육비, 생활비, 보험비, 저축 등 숫자들이 노트 위에 차곡차곡 쌓여가는데, 매달 받는 월급으로는 도무지 채워지지 않았다. 숫자가 쌓여야 할 통장은 어느새 덧셈 대신 뺄셈만 기록하는 장부가 되었다.


지속가능성

가정을 꾸린다는 건 단순히 함께 사는 문제가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일임을 이제야 알게 된다. 나만 힘들면 참으면 되지만, 가족이 힘들어지는 순간은 다르다. 더는 미룰 수 없는 책임이 무겁게 다가온다.

서울에서 평범한 직장인의 월급만으로 집을 사고, 아이를 키우고, 노후까지 준비하는 것이 가능할까? 냉정하게 말하면,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불행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른 방식의 선택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고, 아이를 사교육에 맡기고, 노후에는 넉넉한 연금을 준비하는 것. 우리는 오랫동안 이것이 ‘안정된 삶의 공식’이라 믿어왔다. 하지만 그 공식은 이제 누구에게나 적용되지 않는다.

주변을 둘러보면, 다양한 해답들이 있다. 어떤 이는 부업을 시작해 수입원을 늘린다. 밤마다 온라인 강의를 듣고, 주말마다 소규모 사업을 준비한다. 또 어떤 이는 소비를 철저히 줄인다. 외식 대신 집밥, 해외여행 대신 근교 산책으로 만족하며 자신만의 생활 방식을 만든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과감히 지방으로 이주한다. 서울의 높은 비용을 버텨내기보다, 조금 더 여유로운 환경에서 삶의 질을 지키겠다는 선택이다.


꿈꾸는 가정

결국 중요한 건 ‘어떤 가정을 만들고 싶은가’라는 질문이다. 반드시 서울에 아파트를 사야만 안정적인 삶일까? 자녀를 사교육에 몰아넣는 것이 유일한 길일까? 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 진짜 중요한 것은 나와 가족이 어떤 삶을 그려가고 싶은지, 그리고 그 그림을 위해 어떤 선택을 감수할 수 있는지다.

지금까지 내가 내린 결론은 단순하다. “그래도 서울에서, 일단 버텨보자.” 언젠가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순간이 찾아올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선택조차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후회로 남을 것 같았다. 그래서 버텨보기로 했다.

내가 꿈꾸는 가정은 화려하지 않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속 관식과 애순 부부처럼, 부유하진 않아도 서로를 의지하며 웃음이 끊이지 않는 집. 가족 그 자체만으로도 다른 이들의 부러움을 살 수 있는, 그런 따뜻한 가정이다.

물론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런 따뜻한 가정을 지키려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차라리 서울을 벗어나는 게 낫지 않나?”라고.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른 길을 택하고 싶다.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보려는 것이다. 월급만으로는 부족하기에 부수입을 만들 방법을 찾고 있고, 출퇴근길에는 앱테크로 소소한 용돈을 마련하며 작은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평소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국가 지원 제도와 각종 혜택도 하나둘 찾아보는 중이다.

나는 아직 답을 찾는 과정에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평범한 월급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 인정 위에서야 비로소 다른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

가정을 지킨다는 건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선택의 문제일지 모른다. 매달 통장에 찍히는 숫자가 늘지 않아도, 우리가 원하는 삶의 방향이 명확하다면 충분히 버틸 수 있다. 문제는 ‘얼마를 벌고, 얼마나 모으느냐’가 아니라, ‘우리는 어떤 삶을 원하느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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