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떠났지만 그 안에 남은 시간들은 여전히 나를 증명하고 있다.
브랜드를 넘긴 후, 내가 만든 구조는 잘 돌아가고 있다.
새로운 이 브랜드의 주인은 나와는 또 다른 감도와 색깔로 이 브랜드를 지금도 잘 이어가고 있다.
SNS 콘텐츠는 더 세련 돼졌고, 새로운 메뉴도 몇 가지 추가됐다.
지그재그 같은 플랫폼에도 입점해 이전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브랜드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나는 더 이상 그 브랜드의 운영자가 아니지만, 그 안에 설계한 흐름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걸 보며
이제 이 브랜드는 ‘나 없어도 되는 브랜드’가 되었구나
실감하게 된다.
엑싯 이후, 나에게는 시간이 생겼다.
하루의 시작을 반죽 온도가 아니라
내 컨디션에 따라 결정할 수 있게 됐고,
‘얼마를 벌어야 하나’보다
‘이제 뭘 해보고 싶지?’를 먼저 생각하게 됐다.
나는 그 시간을 마지막으로 해보고 싶은 일,
내 인생의 다음 도전을 위해 썼다.
그리고 그 도전을 통해 나는, 내 꿈을 다시 찾았다.
이 시리즈의 글을 다시 꺼내 써 내려가며 느낀다.
쿠키를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
어느새 구조가 되었고,
그 구조는 브랜드가 되었고,
결국은 나 없이도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완성됐다.
그리고 그러고 나서야
진짜 ‘나’라는 사람을 꺼낼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창업을 막 시작했든,
운영이 버겁든,
혹은 언젠가 정리를 고민하고 있든,
이 이야기가 그 고민들을 조금 더 이른 시점에 꺼내보는 계기이자,
조금 덜 헤매는 방법의 실마리가 되길 바란다.
브랜드를 만든다는 건,
좋아하는 걸 꾸준히 하는 것만은 아니다.
어쩌면
‘그걸 언제 멈춰도 되게 만드는 구조’를
차근히 설계하는 일일 수도 있다.
브랜드를 사랑하는 건 중요하다.
하지만 그 안에 매몰되지 않는 건 더 중요하다.
운영자가 아닌 설계자가 되기 위해,
그리고 언젠가는 걸어 나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나는 반죽했고, 정리했고, 넘겼다.
나는 브랜드를 떠났지만,
그 안에 남은 시간들은 여전히 나를 증명하고 있다.
작가의 한마디
8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1인 카페를 시작했던 비전공자 창업자로서,
막막했던 순간마다 부딪히고, 정리하고, 기록해 뒀던 일들을 이렇게 하나씩 꺼내 글로 남겨보았습니다.
누구에게는 이 글이 낯선 이야기일 수도, 누구에게는 꼭 필요한 한 줄이 될 수도 있겠죠.
제가 쓴 글이 정답은 아니지만,
제가 했던 고민과 선택들이 누군가에겐 방향을 바꾸는 힌트가 되길 바랍니다.
지금 저는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이 시간들은 여전히 제 안에 살아 있고,
이 글을 쓰는 동안 그때의 순간들을 다시 꺼내볼 수 있어서 저에게도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의 제 삶도 이 경험처럼 천천히 단단하게 쌓아가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