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가게를 열었다. 준비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전략은 분명했다
내 MBTI는 ENTJ다.
큰 그림을 빠르게 그리고, 일단 추진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나는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기회를 길게 고민하기보단, 바로 잡는 편이다.
그건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때때로 생각하지 못한 영역에서 실수가 발생한다는 단점도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매장을 여는 데 있어서 전체적으로 ‘이건 된다’는 감각은 분명했지만,
돌이켜보면 체계적인 준비라고 볼 수는 없었다.
인테리어가 이미 되어 있던 공간을 구했다.
오븐, 믹서기, 냉장고, 냉동고 같은 기본 장비를 구입했고,
진열장 하나, 탁자 하나. 그게 전부였다.
나는 그렇게 바로 장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먼저 했던 일이 하나 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걸 간과한다.
가게를 준비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건 ‘브랜딩’이다.
단순히 예쁜 로고 하나 만들고, 포장에 이름만 붙이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이 가게는 어떤 느낌이어야 하지?’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메뉴 구성, 인테리어 소품, SNS 피드, 고객에게 남는 인상…
브랜딩이 먼저 정리되지 않으면, 이런 요소들이 각자 따로 논다.
체계 없이 예쁘기만 한 가게는 쉽게 잊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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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트렌드에서 브랜딩을 시작하려면?
• ’가게의 한 문장 소개’를 먼저 정한다
• 고객에게 어떤 인상을 남기고 싶은지 명확히 한다
• 주력 제품이 중심이 되도록 캐릭터 또는 심볼을 만든다
• SNS 프로필, 피드, 매장 외관, 포장에 일관되게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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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택한 브랜딩의 중심은 **‘마시멜로’**였다.
르뱅쿠키의 주재료 중 하나였고,
폭신하고 귀여운 이미지를 가진 이 재료를 캐릭터화해
마스코트처럼 만들었다.
그리고 오픈 전, 가게 입구에 커다란 현수막 하나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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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에는 단 세 가지 정보만 넣었다.
1. 캐릭터 이미지
2. 인스타그램 주소
3. 오픈 예정일
설명은 없었다.
쿠키 사진도, 가게 소개도 넣지 않았다.
오히려 ‘궁금증’을 남겼다.
“이게 뭘 파는 가게지?”
지나가던 사람들이 그렇게 묻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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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캐릭터와 로고가 중요한가?
• 가게의 첫인상을 시각적으로 고정시켜 준다
•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분위기’가 전달된다
• 온라인에서 브랜드를 반복 노출시키기에 유리하다
• 고객이 기억하고, 다시 찾을 때 결정적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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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이 전략이 **‘가시권에 위치한 매장’**에서 가능했다는 점이다.
눈에 잘 띄는 곳, 사람들이 걸어 다니며 무심코 시선을 주는 위치.
그 자리에서, 단순한 정보만 내건 현수막은 궁금증이라는 마케팅 자산을 만들었다.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내 피드를 보고 “아, 이런 쿠키를 파는 곳이구나”를 알게 됐다.
그리고 그 동선 속에서 다시 매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오픈 당일이 왔다.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이전까지는 내 쿠키를 ‘택배로’ 받아보던 고객들이
직접 가게로 걸어 들어왔다.
이름도, 얼굴도 몰랐던 고객과 눈을 마주치고,
“그 쿠키 진짜 맛있었어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비로소 ‘가게를 열었다’는 실감이 났다.
사실, 오프라인 매장 홍보는 현수막과 인스타그램이 전부였다.
유료 광고를 집행할 자금도, 따로 마케팅을 고민할 시간도 없었다.
오로지 궁금증을 유도하고, 인스타그램으로 연결되는 흐름 하나에만 집중했다.
오픈 당일 오전 11시.
커튼을 걷고 문을 여는 순간,
나는 진심으로 문을 다시 닫고 싶었다.
너무 놀랐다.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쿠키를 사기 위해서.
정말 믿기지 않았지만,
오픈 후 단 3시간 만에 준비된 모든 쿠키가 동이 났다.
기쁘기도 했고,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동시에 확신할 수 있었다.
내 전략은, 통했다.
그날 이후로도 쿠키는 계속 팔렸다.
오프라인 경험을 한 손님들이 맘카페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고,
SNS에는 자발적인 해시태그가 늘어갔다.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퍼졌고, 동네에 ‘그 쿠키집’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무턱대고 연 가게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겐 분명 전략이 있었고, 그 전략이 ‘운’이라는 타이밍과 잘 맞아떨어졌다.
가오픈 3일 내내 완판 기록.
말도 안 되게 빠른 시작이었다.
그렇게, 내 쿠키 가게는 시작됐다.
생각보다 훨씬 순조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