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와 쓰기

by myeong

가장 이율배반적이며 동시에 상보적인 이 충동이 결국 나로 하여금 글을 쓰게 만든다 : 자만심, 권력에의 의지, 증오, 나를 되찾고 싶은 욕망, 사랑, 고뇌, 향수, 참담함, 신앙, 신뢰의 결핍, 내가 단언하는 것에 대한 확신, 불확실, 드러나려는 강한 욕망, 밝히고자 하는 욕망, 흥미(그러나 스스로 즐기려고 한다면, 왜 작업할 때 견딜 수 없는 피곤함과 고통을 감내하는가?), 겸허 등.

- 외젠느 이오네스코, <노트와 반노트>


스무 살 무렵부터 내 삶의 목표가 '읽기'라는 것을 희미하게 알았다. 가끔은 읽기 위해 태어났다고도 생각했다. 단 한 번도 스스로에게 '쓰는 사람'의 역할을 짊어준 적 없었는데 기어코 지금 책상에 앉아 커피를 홀짝이며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로 하여금 글을 쓰게 만드는 것들이 문득 궁금해졌다.


*'읽기'는 '알아차리기', '느끼기', '깨닫기' 등 유연하고 넓은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