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말괄량이 삐삐'의 원작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판타지 장편 모험동화이다.
1907년생인 린드그렌은 잠자리에 든 어린 딸에게 들려주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1945년 '삐삐'시리즈를 발표,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은 작가이다.
나 역시 천방치축 삐삐가 마냥 부럽기만 했던 시절이 있었다.
'무늬는 모범생'이었던 나의 어린 시절...
당시, 북유럽 부자나라 스웨덴에 살고 있던 삐삐의 엉뚱하고 밝은 모습을 꽤나 좋아했다.
사자왕 형제인 요나탄과 칼은 아직 어리지만 누구보다 맑고 선한 심성을 지녔다. 태어날 때부터 병약한 소년 칼과 사자처럼 강한 요나탄 형제는 자유와 정의를 위해 사자왕처럼 용감한 분투를 이어간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상처를 치유받게 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형인 요나탄 레욘의 별명은 사자왕이다.
13살이던 요나탄은 똑똑하고 용감하며 운동까지 잘하는 건강한 소년이었다.
아빠 악셀은 고기잡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가 실종되었고, 요나탄은 아빠를 대신한 가족의 정신적 지주이기도 했다.
어느 날 집에 불이 났고, 요나탄은 동생을 업고 창문으로 빠져나왔으나, 자신은 죽음에 이른다.
엄마 시그리드나와 동생 칼에게는 엄청난 충격과 커다란 슬픔을 주었다.
10살짜리 동생 칼 레욘은 결핵을 앓고 있어 늘 침대에 누워 지내는 병약한 아이였다. 칼의 별병은 '스코르판'으로 이 별명은 요나탄 형이 제일 좋아하는 딱딱한 비스킷에서 따온 것이다.
칼은 평소 죽음을 두려워하며 살았지만, 형이 들려주던 사후세계 '낭기열라' 이야기로 마음의 안정을 찾곤 했다.
이후 칼이 자살한 것으로 보이는 죽음에 이를 때, 요나탄은 동생 칼에게 하얀 비둘기를 보내 '형은 낭기열라에 있다'라고 알려준다. 드디어 칼은 낭기열라에서 형과 재회하고 함께 신비한 모험을 하게 된다. 요나탄은 사후세계 낭기열라에서도 사자왕으로 불리고 있었다.
두 형제가 죽음 이후의 세계에서 대면하는 모험이 절절하게 펼쳐진다. 요나탄과 칼은 인간이 왜 끝까지 타인의 존재를 믿어야 하며, 불의에 굴복하지 않고 정의를 위해 싸워야 하는지 그 답을 보여 준다.
작가는 요나탄을 통해, '낭기열라'와 '낭길리마'라는 사후세계를 아름답게 묘사한다.
예리한 관찰력과 따뜻한 마음으로 죽음과 그 이후의 세계까지 담아낸 환상적인 이야기가 시공간을 넘어 펼쳐진다.
들장미 골짜기의 사람들이 독재자 '탱일'의 연설을 듣기 위해 강제로 동원되어 광장에 모여 있다.
작가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낭기열라' 사람과 들장미 골짜기의 사람들의 비참한 삶을 극명하게 대비시켜 보여 준다.
사자왕 요나탄은 '아무리 위험해도 반드시 해내야 되는 일이 있다'라고 동생 칼에게 말한다.
칼도 요나탄 형이 자유와 정의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위험도 이겨내리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
괴물 '카틀라'와 서로 원수처럼 지내온 다른 괴물 '카름'은 서로 목숨이 끊어질 때까지 카르마 폭포에서 싸우고, 사자왕 요나탄은 괴물 '카틀라'의 불길에 닿게 되어, 몸 전체가 서서히 굳어지기 시작한다.
결국, 사자왕 요나탄과 칼은 또 다른 사후세계인 '낭길리마'를 향해 천길 낭떠러지 아래로 뛰어내리게 된다.
사후세계이긴 하지만, 어린 소년인 요나탄과 칼이 그곳 낭떠러지를 향해 아무 거리낌 없이 뛰어내린다는 설정이 조금 걱정스럽다. 사후세계를 미화시키다 보니, 어린이들에게 죽음의 객관적 사실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들었다. 혹 자살로 보이는 상황이 누군가에게 모방심리를 부축이진 않을까, 괜한 걱정이 들기도 했다.
「사자왕 형제의 모험」에 등장하는 '낭기열라'와 '낭길리마'에 관한 이야기는, 2002년 85세로 사망한 작가 린드그렌의 사후 세계관이 엿보이고, 동양의 윤회설이 느껴지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주던 그 스웨덴 할머니는, 지금쯤 자신이 꿈꾸던 '낭기열라'나 '낭길리마'에서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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