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 Lee Jun 01. 2023

때가 되어 시작하는 어버이의 마음

Whenever it is... 괜찮아요.

초등학교 2학년, 3학년인 두 딸의 영어를 고민하시는 이웃작가님께서 소중한 질문을 주셨습니다.

동의를 구해 편집된 답글 공유해 봅니다. (질문 제목은 작가님, 질문 글은 저의 요약본입니다.)

<영어 조기 교육을 포기했지만 마음이 편치 않은 엄마>

영어 유치원을 보내보고 싶으셨지만 여의치 않았고, 영어를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꾸준함이 없다 보니, 큰 아웃풋이 없는 상황에서 딸들은 이미 초등학생.

영어에 대해서는 복잡한 심경: 대학교 때 바짝 하고 잠깐 어학연수 다녀온 것으로 대기업 직장 생활할 정도의 회화는 되는 정도. 뒤늦게라도 자기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생각하며 안일해지다가도, 다른 아이들 다 열심히 하는데 이렇게 그냥 두어도 되는 걸까 싶어  불안.

1. 영어를 배움에 있어서 동기가 시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2. 적극적으로 아이 영어 교육에 개입할 수 없다면 학원에 보내는 것이 답일까요?
3. 아이들은 영어에 호의적인데, 집에서 꾸준히 도와주지 못하는 것이 걸림돌입니다.


일단, (대한민국에서) 초등학교 영어 학습 방향과 가능성은 부모님과 아이들이 진로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수능을 최종 목표로 영어를 중요 과목으로 생각하는지, 혹은 영어 점수보다는 언어로 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지. 그러나 아쉽게도, 설령 후자에 초점을 맞추고 언어를 언어답게 편안한 마음으로 진행하시던 분들도,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잠시 그 철학을 내려놓으시고 현실에 집중하시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래서 초등영어가 더 갈피를 잡기가 힘든 것이 충분히 이해됩니다.


개인적으로, 영어를 배움에 있어 시작 시기가 크게 중요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영어 유치원은 더더구나 그리 크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어서 아쉬워하시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고민해 주시는 시간이 따님들께 더 소중한 선물이 될 듯합니다. ^^


정말 많은 케이스가, 일반적으로 늦었다고 여겨질 만한 시기에도 불구하고, 하겠으면 해 내는 것이 영어임을 보았습니다. (물론, 그에 따른 그들의 집중과 노력이 따랐겠지요) 9살 10살은... 가능성이 차고 넘치는 시기입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떻게 얼마나 영어에 에너지를 쏟게 되는가라고 봅니다.


일반적으로 말씀드리는 동기부여는, 영어가 말로 소통되는 재미가 영어의 시동을 걸기에 가장 좋다고 봅니다. 그래서 한 줄 영어에 대한 이야기를 브런치에서 하게 된 것이고요.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라면, 수준에 맞는 책 읽는 즐거움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겠네요.


동기와 관련해선, 따님들과 얘기를 나눠 보시면, 오히려 답이 쉬워질 수도 있답니다. 배움의 중심에 따님이 있고, 따님들 스스로가 정한 목표가 있다면 부모님이 조금만 도와주셔도, 학원을 수동적으로 다니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학원도 적절히 이용하실 수 있다면 부모님들께서 채워주실 수 없는 부분을 커버할 수 있으니, 목표가 먼저 정해지면 그에 맞게 찾아보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학원만이라면 온전한 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1. 부모님께서 영알못이 아니시라면 (영알못이어도 괜찮고요) 가정에서 영어를 언어로 시작해 보세요. 거창하지 않아도. 한 단어라도 좋아요. yummy부터 시작을 해보세요. I like it. 우리 충분히 할 수 있잖아요. '언제 써보기나 하겠어'라는 마음을 가지고 꾸역꾸역 책으로 배운 영어가, 이토록 오랫동안 우리들의 발목을 잡고 있네요.


2. 영어에 대한 생각, 말이 아닌, 문법으로 먼저 영어가 자리 잡아 많은 학생들이 고생하는 이야기... 그럼에도 시험 점수가 영향을 미치는 현실. 다 함께 꺼내놓고 말씀 나눠 주세요. 부모님이 딸들의 영어는 어떤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는 철학도 공유해 주시고. 딸들의 의견은 어떤가 들어도 보시고.


4. 영어는, 장기 중기 단기 목표와 그에 맞는 계획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꾸준히 하는 것은 정말... 우리 인류의 숙제겠지요. 잠시 끊어짐이 있어도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계획표에서 계획대로 하지 못한 날도, 달력에 체크해 보세요. 그냥 막연히 기억 속에 묻히는 것보다  시각적으로 도움을 주어, 다시 시작하는 것이 쉬워집니다.)


접근 방법도 쉬워졌고 주변에 선택의 폭도 넓어진듯한데, 이상하게 내 아이에게 주려고 하면 망설여지기도 하고, 혼란스럽기도 하지요. 때론, 아이들이 모든 것을 거부하기도 하고요. 그래도, 상황에 맞게 여러 가지 시도해 보시고, 그중에 내게 맞는 방법을 찾아 얼마나 꾸준히 성과가 날 때까지 믿고 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응원합니다.


저는 영어를 싫어했던 사람입니다. 런던에서 영어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인생을 살아 볼 줄은 정말 몰랐지요. 그러나, 그전까지 교육 시스템 속에서는 여전히 영어 바보였던 시절. 우리 아이들은 그러지 않았으면 하기에, 비록 소수의견이지만 이렇게 한 줄 영어를 하고 있습니다.


한 줄 영어는 아웃풋이 본질입니다. 아웃풋이 의미 있으면 인풋의 효과도 높아집니다. 선순환을 만들고, 몰입하는 과정 속에서... 점수와 상관없는 나만의 영어 자존감이 생기죠.


오랜 세월, 각개전투로 영어에 쏟아붓는 시간과 에너지에 비해... 변하지 않는 시스템 덕분에 정말 많은 분들이 영어 울렁증을 얘기합니다. 따님들이, 영어의 본질을 이해하고 언어를 언어답게 성장시킬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영어 조기 교육을 포기했지만 마음이 편치 않은 엄마>


이제는 편안해진 마음으로, 때가 되어 시작하는 영어로 가시면 됩니다. 지금 이 순간. 작가님과 따님들이 함께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시기가 왔기에 이런 대화가 오고 갈 수 있다고 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가정에서 진행되는 영어가 성공하기 힘든 가장 큰 이유는, 영어 자체가 아니랍니다.

일상에서 쉽게 매몰되는 성격이 강해서입니다. 양육자가 게을러서도 아니고, 부족해서도 절대 아니지요.

그냥 한 번 해볼까 하다가 며칠 잊히면 늘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 바로 홈메이드 영어의 어두운 세계죠.


이러한 이유로 양육자의 북극성과 시스템이 중요한 것입니다. 양육자의 편안한 마음과 건강함 그리고 딸들에 대한 믿음이 영어 이전에 필요한 것이고요. 그 다음에, 손홍민이 공에서 눈을 떼지 않듯이, 영어에서 마음을 떼지 않으시면 됩니다.




일주일간 다시 해보신다고 하니, 다음 포인트에 초점을 맞춰 보시면 어떨까 제안드려 봅니다. 한 번에 다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씩. 하나씩. 하나가 편안해지면, 다음의 하나를 추가하면서... 내게 편안한 시스템과 나의 홈메이드 영어 체력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가정에서 하는 영어가 성공하려면, 양육자도 아이들도 모두 즐겁게 받아들이고 쉽게 할 수 있어야 습관이 됩니다. 습관이 되고 나서 보이는 작은 성과의 즐거움이 쌓이면 그땐,  어려운 고비가 와도 넘길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봅니다.)


0. 북극성 정하기: 궁극적 목적을 어디에 둘 것인가.


0.1. 큰그림 그리고, 중단기 계획 스케치 해보기.


1. 유익하고 재미있는 영상 시청을 양육자와 같이 시작해 봅니다. (유튜브 그림책 읽어주는 사이트도 많고, 딸들의 관심사에 해당하는 것도 영어로 찾으면 있을 겁니다. 요즘 없는 게 없으니...)


2. 일상 속에서, 규칙적으로 혹은 짬짬이 바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갑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등교 준비를 한다. 혹은, 자기 전에는 두 권도 필요 없다 딱 한 권만. 한 권은 무조건 읽는다 라는 마음으로. 시스템을 만들 때까지는 이런 노력은 필요하더라고요. 이후에는 조금 융통성 있게. 그래 오늘은... 하고 넘어갈지라도.. 식사 준비 전 20분 정도는 영어 영상 시청하기 등등.)


3. 달력에,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도 기록을 매일 해보세요. 잊고 지나간 날들이 많아도 눈으로 보게 되면 다시 돌아오는 데 도움이 됩니다.


4. 딸들을 옆에서 지켜봐 주세요. 어느 포인트에서 재미있어하고, 어느 포인트에서 집중이 흐트러지는지... 그냥 보면서 딸들이 이런 면이 있었구나 새롭게 발견해 주세요. 다음 단계로 가는데 도움이 됩니다.


장미가 흐드러진 계절입니다.

곧 다가올 작가님과 따님들의 '영어가 즐거운' 계절을 응원합니다.


혹시 이전 글을 보셨을까요. 아직이시라면 링크 공유합니다.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outputenglish


입문용으로 좋은 영어 그림책들 유튜브로 모아 놓았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childandbook



 

작가의 이전글 맛들린 브런치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