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그램 매거진 『MEATing』_고기를 통해 만나다
안녕, Lina :
육그래머들이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환경에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경영지원팀 Lina에요. 조금은 예민한 성격 탓인지 모르겠는데 사실 먹는 행위 자체를 즐기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좋아하는 식당은 있어요. ‘오픈 양대창’이라는 집이에요. 양대창을 파는 곳인데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추억이 많아서예요. 이곳에 깃든 행복한 시간이 좋아서 계속 발길이 닿는 곳이에요.
가성비도 좋고 맛도 좋지만, 무엇보다 이곳을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해줬을 때 그 반응들. 야들야들 구워진 양대창 한 쌈 야무지게 싸서 입에 넣고 오물오물 거리며 엄지를 척 내미는 그 사람의 반응. 그리고 다 삼키지도 못한 채 저에게 정말 맛있다, 이렇게 좋은 곳 소개해줘서 고맙다 말하며 웃는 사람들의 반응이 스며든 곳이라서 16번째 방문 중이에요.
원래 이곳을 방문하면 먹는 법, 부위 등에 대해 설명 해주시는데 저한테는 ‘알겠거니’하고 안해주세요. 그정도로 많이 방문한 곳이에요.
밥을 먹으면서 행복한 건 먹는 행위 자체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사람의 삶 일부분을 공유받는 그 느낌을 좋아해요. 친구 중에 제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가 있는데요, 최근에 정말 힘들어했어요.
정말 치열하게 매 순간이 경쟁인 회사에 입사해서 다소 말도 안 되는 부당 지시를 직속 상사로 받고, 자기보다 직급 낮은 사람과 직설적으로 비교당하고, 또 무시당하는 일이 좀 있었어요. 그럴 땐 대신 화내고 대신 욕해주며 그 친구 마음을 어루만져주는데 사실, 그것밖에 하지 못하는 게 조금은 답답했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정말 멋있게 일을 해결했다고 말해주는 거예요.
그 회사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한 거예요. 그걸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을 친구의 노고가 눈 앞에 그려져 조끔 찡한 마음이 들긴 했는데 그걸 해냈다고 힘있게 말하는 친구를 보니 그저 대견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아무튼 그렇게 1위를 하고 직속 상사에게 면담을 신청했데요. 그리고 지금껏 부당함에 대해 토로했다는 거에요. 앞으로 조금은 조심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그 이야기를 듣는데 지금껏 힘들어했던 내 친구의 모습, 그리고 1등을 하기 위해 노력했을 모습, 그리고 다 이겨내고 방긋 웃으며 내게 말하는 모습. 그 모든 모습이 이 식당에 녹아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 식당에 발길을 끊을 수가 없어요.
매번 다른 사람들과 오지만 비슷한 따뜻한 감정들이 녹아 있고 사람들과 함께 웃고 떠든 추억이 남겨져 있는 곳. 그래서 저는 종종 스스로 생각해요. 나는 음식이 아닌 추억을 먹는 사람이 아닐까? 하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음식만큼이나 중요한 게 결국 곁에 있는 사람인 거 같아요. 서로 힘을 주고 진심을 나누는 사람이 곁에 있어 준다면 그만한 에너지의 원천이 또 뭐가 있겠어요.
우리 독자님들의 에너지 원천이 돼주는 사람은 누구인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