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었어?
어느덧 서른다섯이 되었다.
작년에 나라에서 한 살 줄여주고, 생일이 아직 지나지 않은것 까지 감안하면 서른 셋 이지만 굳이 그게 의미가 있나 싶어서 그냥 서른다섯이라고 한다.
34세까지는 30대 초반이라고 박박 우길 수 있었지만 이제는 완전 정 가운데다. 20대 후반에 보았던 서른 중반의 언니들은 엄청난 아우라가 있었다. 대부분이 과장직급이었고,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고, 커리어적으로도 탄탄대로를 걷는 것 처럼 보였다. 헌데 눈깜짝할새 언니들의 나이가 되어버렸다. 여전히 대리 나부랭이로, 좋아하는 가수들의 공연을 쫓아다니고, 밴드에 미쳐있으며, 어떻게 하면 더 신나게 놀까를 매일매일 고민한다. +) 싱글인채로.
서른다섯도 낯설어 죽겠는데 이보다 더 낯선 표현이 등장해버렸다. 낯설기보다 '공포'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바로 5년 뒤 마흔이라는 것이다. 정신이 아찔했다. 내 인생에 마흔이라는 숫자가 당도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였지만 그 이치가 이렇게 충격으로 다가올 줄은 몰랐다. 나에게 마흔의 이미지는 이러했다.
#중년 #아기엄마 #커리어우먼 #팀장
한편으로는, 이렇게 써놓고보니 나도 참 편견많은 사람이었구나 싶다. 마흔이라고 다 저러한 모습은 아닐텐데 말이다. (일단 나부터 말야.) 마흔이어도 마냥 철부지처럼 놀고싶을 것 같은데 왜 마흔의 언니들을 저러한 시선으로만 바라보았었을까.
모르겠다. 반성이고 뭐고 내가 마흔이라니. 믿을 수 없다. 하지만 아무리 믿을 수 없어도 시간은 흐른다. 올해도 벌써 4월이다.
이를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