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om Feb 11. 2020

나는 문제정의를 잘하고 있을까?

디자이너의 문제정의

디자이너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스타트업에 입사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디자이너가 가장 중요하게 시작해야 할 첫 스텝은 무엇일까? 유명한 방법론을 찾아야 할까? 여러 다양한 사례를 리서치를 해야 할까?


첫 스텝은 명확한 문제 정의!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문제에 대한 나의 구체화되지 않은 생각들을 정의해야 하고, 그 문제가 진짜 근본적인 문제인가에 대해서도 정의가 되어야 한다. 또한 해당 문제를 모두가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한 통찰도 필요하다. 문제정의가 잘못되었을 경우 엉뚱한 해결방법이 제안되기도 하고, 이해 관계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의 오류가 생겨 실제 작업으로 착수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요되기도 한다.



명확한 의사소통을 위해 HOW보다 WHY부터

우리는 해결방법을 이미 알고 있는 문제들을 더 잘 찾아낸다. 때로는 문제를 투명하게 인식하기도 전에 어떠한 해결방법을 먼저 떠올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해결방법을 먼저 이야기를 하게 되면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은 왜 저런 제안을 하는지에 대해 완벽하게 공감하지 못한다. 나의 당연한 생각 흐름을 다른 사람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문제에 대한 명확한 범위와 크기가 정의되지 않은 상황일 경우 더더욱 이해 관계자들은 해당 일을 가늠하고 공감하기는 어렵다. 문제 정의 자체를 다른 이해 관계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쪼개고 풀어서 설명하지 않으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쪼개고 풀어서 문제정의 하기

현재 내가 있는 팀에서는 지난 업무에서 느꼈던 문제를 5 Why기법으로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서 해결하는 방법으로 회고를 운영하고 있다. 문제 정의가 익숙하지 않고, 문제를 쪼개는 것에 어려움을 느낄 때 이 5 Why 기법을 이용한다면 근본 원인을 정의하는데 큰 도움이 될 거 같다.

5 Why 기법은 도요타 자동차 회사에서 운영했던 기법으로 어떤 일이든 5번의 "Why"를 묻고 근본적인 원인을 발견하는 기법이다.

 내가 왜 문제라고 느꼈는지에 대해, 문제를 최소 단위로 쪼개서 근본 원인을 명확하게 정의할 줄 알아야 나 자신조차도 문제를 확실히 인지하고 더 올바른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다. 내가 문제라고 느낀 그 문장 자체가 근본적으로 더 쪼개 질 수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보자.



정확한 문제정의를 하지 못한 디자이너의 최후

정확한 문제정의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 하지 못하고 스타트업에서 브랜딩을 제안했었다.

지금까지 브랜딩 없이 잘 지내고 있었던 조직은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였고 브랜딩이라는 작업 영역에 대해서도 각자 생각하는 바가 달랐다.

구성원들 입장에서는 단순 브랜딩을 추진한다고 커뮤니케이션하였을 때, 그 일을 그저 로고를 바꾸는 일로 떠올리기도 했으며, 아예 큰 레벨의 아이덴티티를 바꾸는 일로 생각하기도 했다.
브랜딩이라는 작업이 필요한 이유, 즉 문제정의를 명확하게 하지 않고 일의 추진을 제안하였을 때 소통이 서로 명확하게 되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설득에만 굉장한 많은 시간을 쏟게 되었고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었다.
하지만 긴 대화 끝에 문제 정의가 명확해질수록 일이 잘 쪼개지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가 명확하게 그려지면서 구성원들은 쉽게 납득할 수 있었다.

문제 : 디자이너로서 회사에 브랜딩이 필요하다고 느낌.

→ 왜? : 작업자로서 회사에 완벽히 스며들기 어려웠음.
     → 왜? : 작업자로서 회사가 추구하는 것이 모호하다고 느꼈음.
          → 왜? : 조직 내에서 작업자들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모두 달랐음.
               →왜? : 회사에서 공식적인 조직의 우선순위가 정해진 것이 없었기 때문.
                   →왜? :  핵심가치가 없기 때문

해결 방법: 그럼 핵심가치를 도출하고 작업 원칙을 만들자!


디자이너로서 여러 상황을 목격하고 단순히 브랜딩이 필요하다고 해결방안을 먼저 제시하는 것은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디자이너의 문제를 5 why을 이용해 근본적으로 살펴보고 다른 구성원들이 이해할 수 있는 크기로  브랜딩이라는 큰 프로젝트를 쪼개서 이야기를 시작했더니 모두들 거부하지 않기 시작했다.

한눈에 보이지 않는 일을 제시하였을 때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고 공감하게 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먼저 이야기하기보다는 문제정의를 명확히 해야 하며, 그 문제정의 또한 본질의 문제인지를 가늠하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