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뭔데 자꾸 감정을 승화시켜!!

by 일상의 봄
이미지 출처 : pixabay


2006.11.25 토요일 세션소감


세션 중에 감정이 올라오면

음악보다 그 감정에 집중하고

소리나 움직임으로 표현하기.



1.

H에게 삐딱하게 화가 났다.

"그래, 너 잘났다!!!!" 소리치고 싶었는데 못했다.


2.

옛날 일이 생각나고, 분노의 대상이 떠올라 아팠다.

화를 못 내서 아팠다.


그 사람을 온통 나쁜 사람이라고 하고 싶은데

감정이 여러 색깔로 뒤섞여 단순해지지 않았다.

화가 거꾸로 나에게 향하면서 짜증 나고, 슬퍼졌다.


3.

계속 힘들어서 아… 아… 신음소리만 내다가

호흡을 밖으로 뱉으니 조금 숨이 쉬어졌다.

.

.

그래, 춤추자.

춤을 췄다.


두 곡 정도 추고 나니 공허해졌다.

팔을 힘없이 휘저었다.


하기 싫어졌다.

껍데기만 움직이는 것 같았다.


짜증이 났다.

하기 싫은데 하고 있는 내가.


4.

틱틱거리는 발 움직임을 하다가

앉아서 발로 투덜거렸다.


누웠다.

발을 동동 구르고, 쾅쾅거리고 땡깡부리고

누운 채로 발로 벽을 쳤다.


5.

매트를 바닥에 치고 벽에도 치며 표출했다.

일어서서 바닥에 매트를 내팽겨쳤다. 밟기도 했다.

구겨진 매트를 구석에 던져봤다. 그래도 안 풀렸다.


주변에 쿠션이 있어서 그걸로 바닥을 치니

너무 푹신해서 시원하지 않았다.


머리를 벽에 쳤다. 팔꿈치도 벽에 쳤다.

머리도 아프고 팔도 아팠다.

아프니까 좀 시원해졌다.


매트를 가위로 잘라버리고 싶었는데

그건 안 될 것 같았다.


몸도 힘들고 감정도 가라앉아서 바닥에 누웠다.

바닥이 차서 다른 매트를 가져다 깔고 누웠다.


6.

누워 있는데 음악이 고요해지자

왼팔이, 오른팔을 쓰다듬고

다리도 어깨도 만져주었다.


그러다가 오른손이 왼손에게 화를 냈다.


“니가 뭔데

자꾸 위로하고 감정을 가꾸려고 해?

승화시키려는 것 같아서 짜증 나!!”


열받아서 다시 발로 틱틱거리다가

안내자의 “이만하자”는 말에 멈췄다.


왼손이 가만히

오른쪽 어깨에 올라가 앉았다.

조금 편안해졌다.


오늘의 춤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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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마음속의 외침이 그대로 터져 나와서

속이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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