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mie May 31. 2024

내 안의 진짜 단맛을 보여줄 날이 올까

참외 샐러드

참외는 산미없이 진한 풍미의 단맛이 특징인걸 새삼스레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는데 안의 씨 부분을 먹을 때가 바로 그 때이다. 작년에 유행했던 참외샐러드는 그 안의 숨겨져만 왔던 부분을 파내어 밖으로 드러내는 순간을 보여준다. 그저 숨겨만 왔던, 그러기에 다들 모르는 내 진짜 모습을 그제서야 보여주는 것이다.


이해받지 못할까봐 보여주지 못한 그 본모습의 강렬한 맛을 숨긴 나는 그저 무색무취의 특징없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남을 뿐이다. 그렇게 기억되면서 나 스스로조차도 내가 원래 어땠는지를 서서히 망각하게 된다. 마치 딜라몬드 교수가 말을 못하게 되면서 말을 하는 법자체를 까먹고 그저 염소가 된것처럼. 그리고 나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다.

작가의 이전글 황태국 - 약한 위장을 위한 공간은 집 뿐인걸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