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이후
아날로그를 추억하며 - 들어가며 – 브런치 이후
내가 브런치 작가로 데뷔했던 것은 2024년 6월이었다. 벌써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지난 1년 반 동안 나에게는 크고 작은 변화들이 있었다. 먼저 이 기간 중에 나는 환갑을 맞이했다. 지금 같은 시대에 환갑이 특별한 의미는 없지만, 나 역시 장유유서의 DNA 덕분에 어른이 된 듯한 생각이 들었다. 카톡 단체방에 있는 학교 친구와 직장 동료들의 사진을 보면, 어린아이 사진을 프로필에 걸어놓은 사람들이 이제 제법 많아졌다. 환갑이라는 나이는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변해가고 있음을 느끼게 만든다.
나는 2025년 일 년 내내 ‘회전근개 염증’으로 큰 고생을 했다. 오른쪽 팔을 앞으로 구부릴 수는 있었지만, 뒤로는 10센티도 움직일 수 없는 일종의 장애인이 되어버렸다. 잠을 자다가 오른쪽으로 돌아눕는 것은 불가능했다. 오래전 코미디언 심형래 씨가 펭귄 복장을 하고 TV에서 연기했던 장면이 그때 갑자기 생각났다. 펭귄은 걸음걸이가 남달라, 당시 심형래 씨의 펭귄 몸 개그에 한참 웃었다. 나는 팔을 뒤로 움직이지 못해, 상반신은 펭귄과 비슷한 신세가 되고 말았다. 한참을 고생하다가 결국 동네 정형외과에 찾아갔다. 아주 오래전 내가 스키를 타다가 갈비뼈에 작은 실금이 간 적이 있을 때, 이곳에서 몇 번 치료했고 아이들도 이용했던 곳이었다. 원장 선생님이 과거 내 기록들을 컴퓨터로 확인하고서 반갑게 맞아주었다.
의사는 ‘오른쪽 어깨 회전근개의 파열은 아니고 염증’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약 1년 정도는 통증이 계속 있을 것이니, 물리치료와 염증완화 약 복용을 계속해야 한다고 처방했다. 내가 조심스럽게 원인을 물어보니, 원장 선생님은 ‘노화’라고 간단히 답변했다. 이제 내 나이 겨우 60살인데, 노화라는 진단을 거부하고 싶었지만 달리 나를 이해시킬 방법은 없었다. 다행히 일 년 정도 지나자, 이전만큼은 아니어도 오른쪽 어깨를 돌릴 수 있게 되었다. 요즘은 가끔 침대에서 오른쪽으로 돌아눕는 시늉을 하면서, 힘든 병을 이겨냈다는 짜릿한 오만함을 느껴 보기도 한다. 아무리 내가 부정하고 싶어도 이제 내 몸은 노화가 진행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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